[장석원 박사의 병주고 약주고 17] 병의 삼각형(disease triangle)이란?
[장석원 박사의 병주고 약주고 17] 병의 삼각형(disease triangle)이란?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17.01.2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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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 3요소를 이해하고 관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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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잔디 녹병균과 이슬. 이슬은 습기를 좋아하는 병원균에게 매우 유리한 증식 조건을 제공한다.


엉뚱한 상상이라 할 수 있겠지만 가장 빠른 시간 안에 감기에 걸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가 추천하는 방법은 우선 몸을 최대한 피곤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 일단 변변치 않은 음식을 먹으며 며칠 밤낮을 뜬 눈으로 보내자. 그런 다음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으로 간다.

만약 환절기라면 그곳은 대단히 건조하고 감기 환자로 가득하리라. 아마도 집으로 오는길에 독자들 중 열에 아홉은 몸 안에서 감기 바이러스가 빠르게 증식하고 있음을 감지할 것이다.

그럼 반대로 생각해 보자.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할까?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기본이다. 적당한 스트레스로 긴장감을 유지한 채 잘 먹고 숙면을 취하면 된다. 감기 걸린 사람과 가급적 만나지 않거나 만나더라도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나누며 물건을 공유하지 않는다.

식물의 병도 사람의 그것과 같은 원리다. 병의 삼각형(disease triangle)은 식물병의 원리를 설명하는 가장 기초적 이론이다. 식물 전염병은 병의 삼각형을 구성하는 3요소인 감수성 기주식물, 병원성 미생물, 병 발생에 적합한 환경조건이 모두 충족될 때만 발생한다는 것이다.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 삼각형을 상상해 보라. 병의 삼각형에서 3요소는 삼각형의 한 면을 가리킨다. 어떤 학자는 세 개로 구성된 원(circle)의 교집합을 통해 표현하기도 한다. 교집합 부분이 병의 총량으로 설명되는 식이다.

삼각형이나 원이나 표현만 다를 뿐 원리는 같다. 삼각형 면적의 크기는 발병량(disease severity)을 가리킨다. 병이 심해질수록 발병량과 삼각형의 크기는 커지는 식이다.

예를 들면 기주식물은 감수성이 높을수록, 병원체는 병원성이 강할수록, 환경은 병원균에 유리하고 식물에 불리할수록 해당 면의 길이가 길어져 삼각형은 더욱 커지게 된다.

어느 한 변이든 길어지게 되면 삼각형의 크기가 크게 되어 병 발생량은 늘어나게 된다.

전세계에서 잔디에 등록된 병은 수십 종에 이르고, 대부분은 균류(곰팡이)다. 우리나라에서 보고된 병원균은 10여 종에 달한다. 모두 월동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병원균 중 몇 종은 어느 지역이든 모든 잔디밭에 존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어쩌면 잔디밭에서 병은 매일, 매 월, 매 계절 발생해야 옳을지 모른다. 더구나 한지형 잔디는 여름, 난지형 잔디는 봄과 가을에 약하다고 알려져 있으니, 각각 여름과 봄·가을에 중병이 걸려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왜 그럴까?

병의 3요소를 생각하면 궁금증은 쉽게 풀린다. 어느 한 요소라도 병 발생에 방해가 된다면 우리는 잔디밭에서 병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청년들이 병을 이겨낸 것도 좀 더 건강하기 때문이다.

잔디관리자들은 병의 3요소를 강조하지 않더라도 은연중에 삼각형의 크기를 줄이려고 실천하고 있다.

관리자들은 여름이면 퍼팅 그린 잔디가 광합성을 보다 활발히 해서 병에 강할 수 있도록 예고를 높게 유지한다.

봄과 가을에는 곰팡이의 활동을 늦출 수 있게 아침 이슬을 제거하기도 한다. 위의 행위들은 병의 원인을 설명하는 `병의 삼각형'을 병 방제에 응용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지혜라고 보면 된다.

사실 `병의 삼각형'은 병 방제를 실천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잔디관리자는 병을 방제할 때 병의 3요소 중 하나만 없게 만들면 된다.

그것이 힘들다면 잔디가 병을 이길 수 있도록 건강하게 관리하거나, 병원균이 병을 일으키지 못할 정도로 낮은 밀도로 유지되도록 만들거나, 병원균이 활동하지 못할 정도의 환경을 유지하면 된다. 2017년 퍼팅 그린, 당신은 어떻게 병 삼각형의 크기를 줄일 것인가?

한국골프대학 골프코스매니지먼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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