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의 역사 기록·보존은 정체성이자 경쟁력
클럽의 역사 기록·보존은 정체성이자 경쟁력
  • 이주현
  • 승인 2017.03.15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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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의 역사 보존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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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을 개최하지 않아서 할 얘기가 없다고 느끼지 말아야 한다. 골프장의 역사는 남의 얘기가 아니라 오랫동안 회원자격을 유지하면서 자신이 얻은 경험과 정체성에 대한 것이다. 이는 잃어버리면 사거나 교체할 수 없다. 가장 강한 골프장은 명확한 정체성을 통해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곳이며, 경쟁하는 사이에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갖지 못하기도 한다. 이것이 골프장의 역사가 중요한 이유다. 골프장의 정체성이란 골프장의 문화와 말해줄 수 있는 모든 역사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골프장이나 고유의 역사와 전통을 내세우고 자랑하고 싶을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골프장의 역사를 말해주는 기록이나 물건을 수집해 정리하는 일이다.

이 과정을 단순히 오래된 문서나 물건을 모아 전시하는 것으로 생각해선 안된다. 역사를 수집하고 기록, 보관하는 작업은 골프장이 가진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것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 클럽리조트 전문매체 C&RB는 골프장의 역사 속 이야기들을 풀어 영구적인 자료로 만드는데 있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정리했다.


'전시' 이전에 수집·기록이 더 중요

그동안 많은 골프장에서 역사자료는 큰 무더기로 창고에 던져지거나 관리자 사무실에서 고이 보관돼 왔다.

아니면 `보관용'이라고 쓰인 상자에 담겨져 아무도 찾을 수 없는 장소에 놓여 있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젠 골프장들 사이에서 역사적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적절하게 보존, 공개하기 위한 진지한 접근과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골프장 관리자 및 이사회 차원에서 “골프장을 위해 골프장 역사 보존 작업을 하라” “오늘 당장 자료를 수집하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 등의 제목으로 골프장 역사 보존 작업에 대한 많은 발표가 있었다.

때로는 이러한 발표들이 골프장의 주요 기념행사에 개최를 위해, 또는 클럽하우스 리뉴얼 시 인테리어에 도움이 될 역사적 사진이나 물건을 발굴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되기도 했다.

이 경우 발굴된 사진이나 트로피 등은 새롭게 꾸며진 클럽하우스 출입구나 복도, 만찬장 등에 배치돼 회원들에게 보고 즐길 거리가 되고 있다.

골프장이 공식적·지속적으로 역사 보존 작업을 하게 되는 동기가 무엇이든 간에, 중요한 것은 작업 과정에서 많은 노력(특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골프큐레이터Inc 앤디 머치 대표는 “역사는 매우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역사 보존 프로그램으로 혜택을 얻지 못한 골프장을 아직 보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류스대학에서 박물관 갤러리 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USGA 박물관 책임자이기도 하다.

메리언CC, 발투스롤CC, 올림픽CC, 오클랜드힐스CC 등 미국 내 명문 골프장의 역사 보존 작업에 도움을 줬다.

머치는 역사 보존 작업을 하는 것은 단순히 트로피 케이스를 만드는 것을 넘어 많은 내용이 포함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어느 골프장이나 `우리는 전시할 것이 필요하다'고 얘기를 꺼낸다. 그러나 역사 보존 프로그램은 전시하기 전 해야 하는 모든 작업에 관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머치는 클라이언트에게 프로그램 작업 범위에 대해 우선 네 가지 단계를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준비 ▲기록 ▲보존 ▲디자인이며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단계가 ▲전시다.

그는 “역사를 기록하고 보관하는 작업은 하룻밤 새 되는 게 아니다. 골프장의 역사를 보여주고 말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찾아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일부 골프장들은 역사가 깊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전체 역사를 설명하는데 도움이 되는 수천 개의 자료를 갖고 있을 수도 있다. 전시를 하기도 전에 이러한 작업으로만 한해가 소요되는 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골프장 이미지·운영 전반에 이익

그러나 작업 기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역사 보존 프로그램이 골프장에 풍부하고 지속적인 이익을 주는지 알 수 있는 사례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메리언GC다. 이 골프장 클럽하우스 중심부에 위치한 기록보관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골프장 및 골프의 역사를 보존하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서는 골프장이 보유한 자산 현황을 비롯해 회원, 직원, 역사가, 대중에게도 영구적으로 가치 있는 자료들을 만나볼 수 있다.

몇 대에 걸쳐 메리언의 회원인 존 케이퍼스는 몇 년 전부터 골프장 역사 보존 프로그램의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메리온의 프로그램은 업계에서 유명해 케이퍼스는 골프장 역사 보존 작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싶어 하는 골프장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고 있을 정도다.

그의 강의는 역사자료의 발굴, 수집, 정리, 보존에 관한 유용한 팁으로 가득 차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것은 골프장에 대한 기록을 만들고 유지하는 포괄적인 접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잠재적인 혜택이다.


회원들의 '우리는 최고'라는 자부심

회원들로 하여금 `우리는 최고에 가깝다'라는 자부심이 생기게 하고 또 이를 유지시켜줄 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장기 복원 및 마스터플랜을 위한 건축 발전 보고서

-골프장 기능 강화를 위한 디자인 및 장식 아이디어

-파티 등 새로운 행사에 대한 영감과 지원

-새 회원 모집 및 오리엔테이션

-골프장의 전통, 문화, 정신, 역사적 관점에 대한 직원 교육 및 고취

-역사적 보존 노력, 세금 및 공제 등에 대한 정당한 법적 방어

-골프장 운영 내역에 대한 단일 소스 액세스 포인트(회비 인상 등 운영 상 중요 안건에 대해 회원들에게 정보 제공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음)

-골프장의 중요 역할 강화 및 지역사회 기여

메리언GC처럼 풍부한 골프 역사와 다수의 메이저 대회 개최 경험이 없는 골프장에서도 체계적인 계획과 조사를 통해 역사를 담아내면 예상치 못한 지속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머치는 필라델피아 지역의 오래된 골프장인 헌팅던밸리CC의 사례를 든다. 이 골프장은 인기 높은 명문은 아니지만 오랜 회원 2명이 골프장의 역사자료를 수집해 이를 전시하는 특별공간을 만들었다.


'남'이 아닌 '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야

이 공간은 클럽하우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이 됐고 이제 모든 이들이 골프장 역사 보존을 지지하고 있다.

또 역사 기록을 준비하고 전시하는데 든 비용의 10배 이상의 가치를 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 USGA 역사가이자 역사컨설팅 사업을 하고 있는 데이비드 노모일은 어떤 수준의 골프장이든 성공적인 역사 보존 프로그램을 위한 회원들의 열렬한 반응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US오픈을 개최하지 않아서 할 얘기가 없다고 느끼지 말아야 한다. 골프장의 역사는 남의 얘기가 아니라 오랫동안 회원자격을 유지하면서 자신이 얻은 경험과 정체성에 대한 것이다. 이는 잃어버리면 사거나 교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모일은 “정보화 시대에 한 가지 사실은 모두가 더 똑똑한 소비자가 됐다는 것”이라며 “골프장은 식당과 같은 영역에서 사람들이 일과 가정을 벗어나 시간과 돈을 소비하는 경험이나 문화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강한 골프장은 명확한 정체성을 통해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곳이며, 경쟁하는 사이에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갖지 못하기도 한다”며 “이것이 골프장의 역사가 중요한 이유다. 골프장의 정체성이란 골프장의 문화와 말해줄 수 있는 모든 역사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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