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정 칼럼(24)] 대한민국 베스트코스 선정에 대한 아쉬움
[최영정 칼럼(24)] 대한민국 베스트코스 선정에 대한 아쉬움
  • 민경준
  • 승인 2014.10.1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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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또 '베스트 코스 10' 또는 '10대 뉴코스' '10대 퍼블릭 코스' 등 멋대로의 이름 아래 일부 유명 재벌급 골프장 중 몇 개를 골라내어 랭킹을 매긴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 겨우 첫돌이 갓지난 골프장을 베스트코스로 뽑아 찬미하고, 회원제와 변별력도 없는 퍼블릭 베스트 코스를 뽑아 추켜 세우고 있다.
처음에는 주요 골프전문 월간지가 '10대 명문'을 선정했지만 언젠가 부터 어떠한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상당수 언론들이 이 대열에 동참했다.
하지만 베스트란 '최상의' '최고의' 뜻이므로 베스트 코스하면 1개정도, 많아야 2∼3개라야만 말이 된다. 베스트 코스가 10개 이상이면 그건 이미 베스트가 아니고 good이나 okay급이다.
물론 최상위권의 코스를 랭킹 순으로 표현한 베스트라지만 역시 베스트로 1∼2개만을 고르고 나머지 코스는 better 혹은 good이나 okay의 코스로 불러야 사리에 맞다.
그것도 우리는 전국 400개 코스에서 베스트 코스 10개를, 그것도 주로 수도권과 제주에서 선정하는데 어떻든 이 비율대로라면 2500개 코스의 일본은 60개 코스, 그리고 2만5000개 코스의 미국은 600개를 각각 베스트 코스로 선정할 수 있다는 넌센스가 성립한다.
미국의 양대 골프월간지 골프다이제스트와 골프매거진이 2년마다 선정 발표하는 미국내 '100대 그레이티스트(greatest)코스'나 Top 100대 코스'를 분석해 보면 이들이 우선 오래된, 즉 관록의 연륜이 묻어나는 코스를 뽑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100년 전에서 50년 사이에 태어난 코스들이 오랜 시간 풍상을 이겨낸 관록을 인정받아 '100대 코스'의 주류를 형성한다. 100대 코스중 60∼90년대에 생긴 코스는 고작 3할대에 불과하고 1950년 이전 탄생한 코스가 7할을 차지한다.
다시 말하자면 “올드코스여야 곧 베스트코스”라는 등식과도 통한다. 마스터즈로 유명한 오거스타 골프클럽의 고작 82년 역사쯤은 일천하다.
그럼에도 우리의 조급한 국민성은 툭하면 '세계 100대 골프코스를 목표'로 하고 있고, 각종 언론은 이를 부추기고 있으며, 대부분의 골프장들은 우물안에서 오직 화려하게 치장하기에만 여념이없는 듯 하다.
그럼에도 국내 골프전문지가 한국골프코스 중 `베스트 10'을 선정 발표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며, 결코 우리의 골프장을 폄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코스의 등위와 격을 정하는데 있어서 베스트 코스는 물론 베터코스 선정조차도 어렵고 또 위험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선정자가 공정한 기준아래 '좋은 코스'와 '좋아하는 코스'를 엄격히 구별하는 결백성과 식견을 지켜 선정한다면 그것도 재미있는 일이고 우리 나름 의미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한 골프매체의 미국 100대 코스 평가조사원의 자격조건을 들여다 보자.
▲핸디캡 7이하 ▲2개 이상의 골프클럽 멤버 ▲한해 123회 이상의 라운드 ▲매년 27개 이상의 다른 코스 플레이 ▲미국 100대 코스중 25개 이상 라운드 경험 등이다.
그런데 국내 베스트 코스 선정위원들의 수준은 어떠한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니 더이상 논하지 않겠다.
그나저나 베스트를 뽑으면 워스트도 뽑아야 하는 것 아닐까.
존 개리티라는 골프라이터는 제목 '미국의 최악의 골프코스’ 부제목 '기준미달 코스의 집대성’이란 단행본을 내 비상한 반향을 일으킨바 있다. 그 책을 보면 미국이란 세계 최상 골프국에서는 명성에 합당할 만큼 별의별 골프코스들이 참으로 많음을 느끼게 한다.
일테면 ▲이따금 총격전이 벌어지는 A코스 ▲불개미 떼가 페어웨이를 휘덮고 있는 B코스 ▲3번홀 그린 뒤쪽에서 매춘녀들이 돈을 벌고 있는 C코스 ▲15번홀의 그린이 연못 물위를 떠도는 이동식 섬인 D코스 ▲강력고압선이 플레이어들을 위협하는 E코스 등...
개리티는 이들 워스트 코스를 낱낱이 실명으로 밝혀 그 용맹스런 고발정신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에서는 골프산업신문이 나서서 한번쯤 워스트코스를 선정해 봄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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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기자 최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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