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상 칼럼] 영원히 잊지 못할 ‘아일랜드의 축복’
[김덕상 칼럼] 영원히 잊지 못할 ‘아일랜드의 축복’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18.03.0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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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 입문한 지 약 30년이 됐다. 생애 1700번의 라운드를 했고, 그 중 약 500번은 20여개 나라의 다양한 골프장을 경험했다. 그러다 보니 기억에 남는 골프장도 많고, 다시 가보고 싶은 추억의 코스도 상당수 그리움을 자극한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인연의 북아일랜드 스크라보(Scrabo) 골프클럽으로 추억 여행을 떠나본다.

단 한번도 골프장 잔디를 밟아보지 못했던 내가 생애 최초로 샷을 해 본 곳이 바로 이 골프장이다.

지난 1980년대 우리 기업들은 해외에 진출하기 시작했고, 당시 국제 보험중개업체 한국 지사장인 나는 해외 출장을 자주 다녔다.

어느날 나는 영국 본사와 벨파스트 임직원들과 함께 공장을 방문했다. 낮이 긴 6월이라 미팅을 마친 후 영국인 동료들이 가까운 골프장에서 9홀 플레이를 하자고 전격 결정했고, 골프를 전혀 모르는 나는 갤러리로 따라 걸어다녔다.

벨파스트 시내에서 약 10킬로 정도 떨어진 언덕에 작은 옛 성이 있고 그 주변에 아름답게 조성한 골프 클럽이었다.

제일 실력이 좋았던 데이비드는 그룹 골프 대회 챔피언이었고, 벨파스트 지사장인 피터는 골프광이었다. 파3홀에서 그들은 내게 샷을 한 번 해보라고 티도 꼽아주고 스윙도 가르쳐 주었다.

당시 증권사 런던 주재원 친구가 주말에 골프 연습장에서 샷하는 장면을 본적이 있고, 그가 시켜서 십여 차례 스윙해 본 적이 있었다. 그 덕분일까? 이 날 재미 삼아 친 샷이 온 그린 돼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고 골프신동이라는 칭찬에 홀려 나는 곧바로 골프에 입문하게 됐다.

출장에서 귀국하자마자 연습장에 등록하고 레슨을 받으며 본격적인 골프 인생을 시작했다. 그때 스크라보 골프장으로 안내했던 피터가 훗날 한국을 방문해 태광CC에서 함께 라운드를 했는데, 바로 그 날 나는 첫 번째 홀인원을 하기도 했다.

잊지 못할 추억의 스크라보 클럽은 1907년에 9홀로 조성되어, 1960년대에 18홀로 증설된 역사가 깊은 골프 클럽인데, 골프화도 신지 않았던 나를 갤러리로 허락해준 그들의 넉넉한 인심 때문에 지금도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역사가 100년이 넘고 시내에서 가까운 곳의 명문 골프장이지만, 그린피는 지금도 주말에 5만 원이면 족하고, 회원과 동반하면 3만원 선이다.

그래서인지 아일랜드 골프는 언제나 내 골프 추억을 풍성하게 해 준다. (*북아일랜드는 영국이고, 아일랜드는 별도의 독립 국가이지만, 아일랜드 섬에 같이 있어 그들은 한 국가 한 지방 국민처럼 여긴다)

아직도 플레이어 외에는 입장을 엄격히 금지하며, 그린피를 내야 일행들을 따라다니도록 허락하는 한국의 골프장과는 문턱의 높이나 문화적 차이가 크다.

나는 아일랜드에서 골프를 무척이나 즐겼다. 유럽 출장을 갈 때마다 가능하면 벨파스트와 더블린에서 주말에 머무르며 그 곳 골프장에서 10여 년 동안 20여 회 라운드를 했는데,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달려가고 싶은 골프장들이 아일랜드에 참 많다.

아이리쉬 오픈(Irish Open)이 열렸던 드루이즈 글렌(Druids Glen) 골프장에서 사왔던 로고볼로 두 번째 홀인원도 했으니 참 특별한 인연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이것을 ‘아일랜드의 축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곳에서 좋아하게 된 ‘Irish Blessing’이란 시와 노래의 한 대목이 늘 내 가슴에 남아있는데, 자식들에게 자주 들려주었고, 내가 골프장에서도 자주 음미하는 마음의 글이다.

May the wind be always at your back,

(바람은 언제나 너의 등 뒤에서 불고)

May the sun shine warm upon your face,

(태양은 너의 얼굴을 따뜻하게 비추며)

the rain fall soft upon your fields…

(비는 너의 들판에 촉촉이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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