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억 빼돌린 골프장 직원 ‘헐’
85억 빼돌린 골프장 직원 ‘헐’
  • 이계윤
  • 승인 2019.01.08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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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도박 탕진···남은 돈은 8500원뿐”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액땜 치고는 너무도 많은 돈이 들어갔다.

전남 나주경찰서는 지난 12월27일 골프장 운영금 85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로 회계담당 직원 박모씨(27)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는 전남 나주지역에 있는 H골프장 회계담당자로 일하면서 지난 4월부터 8개월 동안 법인통장의 회사자금을 개인 은행계좌로 빼내는 수법으로 모두 117차례에 걸쳐 85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사흘에 한번꼴로 1300만 원에서 2억원 가량씩 회사 공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골프장 측은 애초 피해금액이 115억원이라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확인 결과 박씨는 자신의 계좌에 입금해 온 115억원 가운데 30억원을 회사통장에 다시 입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빠진 박씨는 자신의 통장에 든 횡령자금을 해외 스포츠 경기 배팅 사이트 여러 곳에 투자했고, 돈을 잃을 때마다 횡령규모를 늘려왔다.

골프장 관계자는 12월23일 거래처와 결제할 일이 있어 담당자인 박씨를 찾았는데 보이지 않아 다른 직원에게 이체를 지시했으며, 이 직원이 돈을 이체하려다가 회사 운영자금이 모두 사라졌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는 이날에도 5000만원을 빼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 집 주변의 CCTV 등을 확보해 추적했으며 잠적 사흘만에 광주 서구 한 공중전화 박스에서 박씨를 붙잡았다.

박씨는 지난 2017년 9월 골프장 채용 공고를 통해 입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 당시 박씨의 계좌엔 단 8500원이 남아 있었다”면서 “법인통장의 보안카드와 비밀번호 등을 관리해온 박씨가 손쉽게 운영자금을 빼냈는데도 감시수단은 마련돼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씨 계좌 거래내역을 분석해 횡령한 돈의 정확한 사용처와 공범이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확인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