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골프는 스포츠인가? 게임인가?
[특별기고] 골프는 스포츠인가? 게임인가?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19.05.1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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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A 규칙서, '골프는 게임 아니고 스포츠'라고 번역한 이유
전세계 골프 협회는 R&A·USGA 영문판 골프 규칙을 전문 그대로 번역해 원본과 동일한 판형, 배열 및 체재로 만들도록 엄격히 규제된다.
전세계 골프 협회는 R&A·USGA 영문판 골프 규칙을 전문 그대로 번역해 원본과 동일한 판형, 배열 및 체재로 만들도록 엄격히 규제된다.

지금까지는 그냥 ‘골프규칙(Rules of Golf)’이던 이름이 이번에는 영·미 두 나라 골프협회의 로고를 머리에 얹혀 ‘R&A·USGA 골프규칙’으로 갑절이나 길어졌다.

대한골프협회(KGA)가 올 초 펴낸 한글 번역판 골프규칙서 표지에도 큰 활자로 ‘R&A·USGA 골프규칙’이라고 인쇄되었으며, 우리 ‘KGA’ 로고는 표지 우측 하단에 작게 찍혀 있어 눈에 통 보이지 않는다.

우리 협회를 비롯한 각국 협회가 영·미 골프협회 골프규칙을 판권료로 지불하고 차용하는 것은 관행이다.

규칙서 원본은 ‘The Game of Golf’

골프 강대국 답게 영·미 두나라 협회는 세계 골프계에 군림 관장하고 있으며, 골프경전인 골프규칙을 제정 해석하는 막강한 ‘골프 법왕청’의 자리이고 각국 협회는 근 70년에 걸쳐 그들의 산하 지부 신분을 감수해 오늘에 이른다.

각국 골프협회는 R&A·USGA 영문판 골프 규칙을 전문 그대로 번역해 원본과 동일한 판형, 배열 및 체재로 만들도록 엄격히 규제된다.

물론 우리 KGA도 예외없이 완전 판박이 한글판 규칙서를 제작, 배포 했는데 단 한가지만은 예외로 다르게 다뤄 주목된다.

그 것은 ‘게임(GAME)’이란 용어 번역에서이다.

‘골프는 스포츠가 아니고 기량이다(Golf is a game of skill, not a sport)’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맞장구라도 치듯 이번 R&A·USGA 규칙은 줄곧 ‘Golf is a game(골프는 게임)’을 기조로 했다.

전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골프는 육체적인 탁월함을 필요로하는 게임이 아니고 신체적 기민성을 요구하지 않는데다 이것이 노인과 과체중 사람들도 쉽게 할 수있는 이유 때문이다. 일테면 당구, 볼링, 다트 또는 다른 기술 게임과 비슷하다는 의미다.

이밖에 ‘The Game of Golf(골프라는 게임)’에 ‘game of honour(영예로운 게임)’의 표기 등으로 ‘골프는 게임이고 게임하면 골프’라는 듯 무려 21회나 반복해 강조한다.

그들은 골프를 한번도 ‘스포츠’로 비유하고 빗대거나 비유하지 않았다.

규칙 제1조의 큰 제목부터 바로 ‘The Game, Player Conduct and the Rules’이라고 치고 나간다.

KGA가 ‘골프의 정신’이라고 번역한 1조2항 원문도 ‘게임의 정신(the spirit of the game)’이다.

KGA, 게임을 골프와 스포츠로 번역

그런데 KGA는 골프는 골프 또는 스포츠, 즉 체육활동이란 듯이 이번 규칙서에서 ‘게임’이란 두글자를 일절 쓰지 않고 있다.

‘Game’이란 말을 ‘골프’ 아니면 ‘스포츠’로 모두 바꿔치기 번역하고 만다.

마치 골프는 스포츠이어야 마땅하며 결코 게임으로 비유될 수 없다는 신념이라도 거세게 타오른 듯 보일 만큼이다.

골프가 게임이냐, 스포츠이냐를 새삼 여기서 논의할 바는 아니다. 허나 게임이라면 어찌 되고 스프츠라면 어찌 달라지느냐, 그들은 게임이라는데 KGA는 왜 스포츠인가 등 궁금함은 물론이다.

우리는 골프를 스포츠말고 게임이라고 개념할 때 골프 위상이라도 격하(?) 되는 듯 여기는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아도 골프가 마냥 사치성 오락이나 향응 행위인듯 왜곡되어 공직자 금기 제1호로 까지 낙인 찍혀 있는 마당에 어찌 KGA가 감히 ‘골프는 게임’이라고 직역할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다.

스포츠라고 말해야 하는 묘한 처지

그동안 골프를 스포츠라고 굳게 내세워도 개별소비세(특별소비세)를 비롯 각종 중과세는 여전하고 인구 감소 고비용 장시간 소요 등으로 대중화가 더딘 판국에 유희, 먹잇감 놓고 겨루기 등 매치(match)의 뜻을 지닌 게임하면 도박의 뜻도 되고 무엇보다 Game과 Gamble과는 같은 뿌리라는 이유 등이다.

그래서 그들의 골프는 게임이어도 우리의 골프는 어디까지나 스포츠이어야 하고 스포츠일수 밖에 없다는 묘한 처지를 이해하게 된다.

한일 양국의 골퍼에게는 아직도 소비세가 부과된다. 그것은 골프장 사업 등을 ‘게임산업’의 하나로 간주해서일 것이다.

과세 당국은 골퍼들이 능히 담세능력을 지닌 부유계층이라는 시각을 바꾸지 않고 있는 것이다.

R&A·USGA 규칙서는 ‘게임의 정신’ 항목에서 누누이 골퍼의 성실한 플레이, 엄격한 규칙 준수, 정직성 등을 유별나게 강조한다.

우리네 놀이골프가 아니고 높은 수준의 프로대회의 흥행이나 골프게임의 원만한 성립을 위한 다짐인 것이다.

이번 규칙 개정으로 스피드업을 위해 엄격한 게임의 정도가 크게 완화되었는데 우리네 놀이골프에 혜택이 더 가게 됨은 다행한 일인듯 하다.

그래서 그들은 ‘골프가 게임’이라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골프가 스포츠’라고 우긴다?

이웃 일본골프협회(JGA) 규칙서는 원문의 ‘게임’을 그대로 게임이라고 받아 옮겼으니 말이다.

최영정 골프칼럼니스트

최영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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