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두 칼럼] '핸디캡퍼'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하종두 칼럼] '핸디캡퍼'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20.04.2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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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클럽에서 핸디캡퍼(handicapper)는 매우 의미있고 중요한 존재다. 그의 주 임무는 대회에 참석하는 회원들 스코어를 수집해 핸디캡을 계산하고 관리해주는 일이다.

최근에는 핸디캡 관리 업무가 전산화 되어 골퍼들 핸디캡은 대부분 컴퓨터 프로그램이 관리한다. 하지만 명문 클럽에서는 아직 핸디캡퍼가 존재하고 있으며 보다 감성적인 선진 골프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글에서는 필자가 경험한 호주 골프클럽의 핸디캡퍼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의 역할을 설명하고자 한다. 그들의 선진화된 클럽 운영을 이해 한다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호주에는 약 1600개 이상의 골프코스가 있다. 이중 80% 내외는 정부 소유다. 나머지는 일반 사업자들이 주택 개발을 위한 코스 조성과 리조트 개발을 위한 코스 정도로 구분된다.

운영은 클럽이 고용한 총지배인이 책임 지는데 정부 소유 코스가 많아 회원 중심 운영이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연회원제로 운영되고 그린피가 저렴해 전반적 골프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은편이다.

회원교류는 자체적으로 운영되는데 정기적으로 회원 대표격인 회원 캡틴이 선출되고 이들은 회원을 대표해 클럽 운영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매주 열리는 대회와 주요 행사 등을 계획하고 프로샵을 책임질 프로 고용도 결정한다.

캡틴의 중요한 일 중 하나는 같이 일할 사람을 선정하는 일이다. 이중 한 명이 핸디캡퍼다. 핸디캡퍼는 골프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고 룰을 정확하게 이해하면서 오랫동안 해당 클럽의 회원중에서 선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호주에서 골프클럽은 동네마다 하나씩 있고, 주민들 대부분은 클럽하우스를 마치 사랑방처럼 사용한다. 회원들은 정기적 골프 모임을 가지는데 모임의 형태는 대회를 기본으로 한다.

오래되거나 명문 코스 일수록 회원간 대회가 많다. 대회 종류로는 회원대회, 외부 초청대회, 남성대회, 여성대회, 주니어 대회 등 그 형태도 다양하다. 매주 7회 이상 열리는 곳도 있다.

대회는 해당 클럽의 프로가 주관 하는데 아무리 작은 대회라도 호주골프협회(Golf Australia)에 신고하고 정식 대회형식을 갖춘다. 대회 결과는 당연히 협회에 신고 된다.

대회를 마치고 수집된 스코어 카드는 핸디캡퍼가 정리한다. 대회 참가 골퍼들의 핸디캡을 정산하고 평균 스코어까지 기재한 후 호주골프협회에 전송한다. 예전에는 편지 또는 팩스를 이용했는데 요즘에는 모든 것이 전산화 되어 있다. 인터넷 또는 POS로 전송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적용되어 최근에는 핸디캡퍼를 보유하지 않고 클럽을 운영하는 곳도 많아 졌다.

전송된 수 많은 골프대회 결과는 각 골퍼들의 고유번호와 함께 영구 보관된다. ‘골프링크 넘버(Golflink Number)’라는 고유 번호는 각 지역과 클럽의 고유 번호, 그리고 회원번호로 구성된 협회 등록번호다. 마치 우리나라 주민등록번호와 같이 여겨진다. 이 번호는 호주골프협회 등록된 클럽에 가입하면 주어지는 개인 고유 숫자다.

이 번호를 가지고 호주골프협회 웹사이트에서 내 핸디캡 역사를 검색해 보면 처음 참가한 대회에서부터 최근의 대회까지 다 기록되어 있다. 그 세밀함에 놀랄 수 밖에 없다. 수십 년간의 개인 골프 역사를 협회에서 기록해주는 것이다.

골프링크 넘버를 교부 받기 위해서는 협회에 등록된 회원제 클럽에 우선 가입해 클럽소속 회원이 되어야 한다. 클럽은 정기적으로 관리 비용을 협회에 지급하는데, 그 비용이 그렇게 높지 않다.

필자가 근무했던 2006년도에는 연간 27호주달러(약 2만3000원)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골프링크 넘버가 있는 회원들은 전국 어느 클럽에 가서라도 대회에 참가할 수 있으며, 협회에 등록된 자신의 고유 핸디캡이 적용된다.

핸디캡 관리 서비스를 경험한 골퍼들의 대회 참석률은 매우 높다. 골퍼 1인당 연간 라운드 수가 한국골퍼들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것도 이러한 선진화 된 서비스가 일조하지 않았을까 짐작하고 있다.

골프클럽이 높은 매출액과 수익률을 만든다고 해서 선진화된 클럽 운영이라 할 수 없다. 선진 클럽운영이란 클럽 정의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선진화된 클럽 일 것이다.

호주골프협회가 시행하는 핸디캡 관리 서비스 목적은 골퍼들이 보다 자주 클럽을 찾도록해 진정한 골프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나의 골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협회의 관리 서비스가 진정한 선진골프서비스가 아닐가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의 협회들은 한국골프산업을 이렇게 지켜올 수 있도록 지탱해주는 400만 골퍼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JDG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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