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코스 설계도 흥미롭지만 리노베이션만의 매력 따로 있어
새 코스 설계도 흥미롭지만 리노베이션만의 매력 따로 있어
  • 이주현
  • 승인 2020.08.1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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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설계 vs 리노베이션' 설계가의 선택은?
골프코스 설계가들은 대부분 리노베이션보단 신규 설계를 선호하겠지만, 리노베이션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과 보람이 있다고 말하는 설계가들도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골프코스 설계가들은 대부분 리노베이션보단 신규 설계를 선호하겠지만, 리노베이션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과 보람이 있다고 말하는 설계가들도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골프코스 설계가는 새로운 코스를 만드는 것과 기존 코스를 리노베이션하는 것 중 무엇을 더 좋아할까? 답은 뻔할 것 같지만 무조건 어느 한쪽으로 몰표가 가진 않는다. 오히려 리노베이션에서만 느낄 수 있는 보람도 있다고 말하는 설계가도 있다. 링스매거진은 어느 쪽에 대한 투표가 아닌, 두 가지 유형의 프로젝트에 대한 여러 설계가들의 솔직한 생각과 소감을 정리하고 있다.

코스설계가에게 신규 코스 설계와 기존 코스 리노베이션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 묻는다면 대부분 신규 설계를 선호한다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는 대답하기 전 잠시 머뭇거리며 “사실 경우에 따라 다르다”고 말한다.

아마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새 코스를 시작하기 전 설계가는 부지 품질, 예산 규모, 개발자와 함께 일하기 쉬운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복원이나 리노베이션의 경우 예산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부지 품질이나 오너 성향 대신 설계가는 종종 클래식 레이아웃을 수정해야 할 책임을 감당해야 하며, 회원들로부터 거의 확실하게 나올 반대 의견을 견딜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톰 도악은 미국 LA 벨에어CC와 호주 빅토리아 내셔널GC 오션코스 등 몇 가지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나, 기존 코스를 개선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 될 수 있고 현재 그의 커리어에선 새 코스를 만드는데 더 관심을 두고 있을 것이다.

그는 골프클럽아틀라스와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이 해놓은 토목공사와 부자연스러운 셰이핑을 모두 제거하는 것은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며 “신성하다고 여겨지는 여러 코스에 대해 컨설팅하고 있으나 나만의 아이디어로 코스를 창조하는 것만큼 흥미롭진 않다”고 말했다.

마이크 드브리스는 호평 받은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 코스를 만드는 것을 선호한다.

그는 “리노베이션을 즐기지만 좋지 못한 부지에서 일할 수도 있으나, 오히려 나를 창조적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줄 수 있게 힘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빌 버진은 자신이 만든 6개의 오리지널 코스가 있으나, 자신의 코스를 만드는 것만큼 다른 사람의 코스를 리노베이션하는 것을 흥미로워하는 보기 드문 설계가 중 하나다. 그는 “나는 오래된 코스를 연구하고 그들의 역사를 파헤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2005년 채터누가GC(사진)가 1920년대 도널드 로스가 설계한 코스를 개편하는 것을 의뢰해 왔을 때 버진은 역사적인 코스를 리노베이션하는 첫 번째 기회를 얻었다.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내 커리어는 그만한 프로젝트를 맡을 만큼 대단치 않았다. 그러나 채터누가 회원 중 일부는 내가 몇 년 전에 리노베이션한 앨라배마의 도선CC의 회원이기도 했다”며 “골프장 측이 도널드 로스 설계의 정확한 복원이 아니라 ‘도널드 로스 코스 같은 느낌’을 원했기 때문에 좋았다”고 말했다.

이후 세스 레이너가 설계한 미네소타밸리CC와 윌리엄 랭포드가 설계한 치카소CC 등을 포함한 몇 개의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완료한 버진은 채터누가에서 한 작업이 정말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말한다.

그는 “거의 고고학적 복원을 원하는 곳도 있다. 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사회, 예산, 코스관리 관행, 장비, 코스관리자 등에 대한 변화를 감안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며 “채터누가는 우리에게 약간의 유연성을 줬다. 우리는 로스를 존경하지만 너무 융통성 없게 하고 싶진 않았다”고 말했다.

채터누가 프로젝트는 빠르게 진행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회원 승인이 떨어졌다. 버진은 “그렇다고 하룻밤 사이 일어난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리노베이션 움직임이 시작된 15년 전보다 요즘이 리노베이션의 이점을 회원들에게 납득시키기가 더 쉽다. 어떤 사람들은 인식을 바꾸는데 몇 년이 걸리기도 했다. 대규모 리노베이션이 새 코스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코스설계 영웅들의 작품에 손을 대야하는 것 외에도, 수십 년간 골프장에 연회비를 내면서 코스에 점점 매료돼 변화에 점점 더 적대적이 되가는 회원들을 다뤄야 한다.

21세기로 접어들고 있을 때 드브리스는 캘리포니아주 페어팩스에 위치한 알리스터 맥킨지의 메도우CC를 리노베이션 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어떤 이들은 메도우를 오거스타내셔널이나 사이프러스포인트만큼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 수도 있으나, 오리지널 설계가 헤아릴 수 없는 가치를 지닌 회원이나 맥킨지 신봉자들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드브리스는 “우리는 전반적인 느낌을 측정하기 위해 5번홀(일명 에덴홀) 그린에 대한 시범 프로젝트부터 천천히 시작했다”며 “맥킨지가 만든 퍼팅표면은 9500피트(약 880㎡)에서 5000피트(약 460㎡)로 줄어있었고, 원래 영역을 복원한 뒤 약간의 반발이 있었으나 회원 80%가 찬성했다. 그래서 벙커 리빌딩, 관개시스템 교체, 소실된 페어웨이 폭 복원 등을 적극 권했다”고 말했다.

드브리스는 4번홀 나무를 제거해 회원들에게 타말파이스산의 경치를 돌려줬으며, 비슷한 이유로 숨겨져 있던 7번홀 뒤 협곡도 드러나게 했다.

30대 초반에 맥킨지의 미국 내 첫 설계 코스를 리노베이션하면서 불안감을 느낄 때도 있었으나, 결과는 훌륭했고 회원들도 좋아했다.

드브리스는 “골퍼들과 회원들이 새 코스에 놀라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멋진 일이며, 그렇게 되면 리노베이션은 매우 특별한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기쁨을 새로운 코스 설계 기회와 바꿀 수 있을까? 물론 그건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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