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에벨 '하늘이 내리고 사람이 공들인 꿈꾸는 골프 무릉도원'
라비에벨 '하늘이 내리고 사람이 공들인 꿈꾸는 골프 무릉도원'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20.08.2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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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에벨 골프&리조트 올드코스
강원도 춘천의 라비에벨 골프앤리조트 올드코스는 한국을 대표하는 18홀 대중 골프장으로써 특히 한옥 클럽하우스가 압권이다.
강원도 춘천의 라비에벨 골프앤리조트 올드코스는 한국을 대표하는 18홀 대중 골프장으로써 특히 한옥 클럽하우스가 압권이다.

 

요산요수의 터에 자리한 라비에벨 올드코스

라비에벨(La Vie est Belle)은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뜻의 프랑스 말이라 합니다.

이 코스에서 라운드 하다 보면 인생이 아름다운지는 알 수 없을 지라도 ‘골프는 아름다워’라는 생각은 저절로 듭니다. 어쩌면 ‘골프장은 아름다워’라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지요.

춘천시 남쪽, 산수 좋은 곳에 자리한 이 코스는 원래 ‘산요수(山樂水)’라는 이름의 회원제 클럽으로 개발되었습니다. 2012년 코오롱 그룹에서 인수해 퍼블릭 코스로 전환하고, 2015년 4월 지금의 이름으로 정식 개장했습니다.

현재는 올드코스(18홀)와 듄스코스(18홀) 등 총 36홀로 운영중이며, 이번 글에서는 올드코스에만 집중해 보고자 합니다.

라비에벨 올드코스는 전 세계 골프장 정보를 제공하는 영국의 톱100골프코스(top100golfcourses.com)가 선정한 2017년 한국 골프장 랭킹 24위, 2018년 11위로 뛰어 올라 주목 받은 코스입니다. 월간 골프다이제스트 ‘2019~2020 대한민국 50대 코스’ 평가에서는 25위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곳은 처음 지었던 이름 그대로 ‘산 좋고 물 맑은’ 곳입니다. 춘천과 홍천을 잇는 길목, 강원도의 높은 산들이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뒤로는 수리봉(645m), 앞으로는 금학산(654m) 자락이 날개로 알을 품듯 부드럽게 감싸 안고 있는 자리입니다.

‘무릉도원의 꿈’ - 한옥 클럽하우스

이 골프장에 이르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한옥으로 지은 클럽하우스입니다.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지요. 한옥 모양은 살리면서 내부 구조와 시설은 서양식으로 해 놓았습니다. 사찰 대웅전, 궁궐 누대와 회랑, 서원 누각···이러한 한옥 외형의 여러 모티브를 가져와 접객 서비스용 대형 건물에 맞도록 변용하여 지으면서도 영화 세트 속 한옥처럼 오밀조밀한 디테일을 살려냈습니다.

그리고 대형 통유리 창을 달아서 클럽하우스 본연의 탁 트인 조망을 확보하되 한옥의 운치는 살렸습니다. 조용히 안거하는 선비의 한옥이 아니라, 사람이 와서 즐기는 모임터로서의 한옥을 현대 건축으로 재해석하여 지은 건물이라고 봅니다.

그늘집과 코스 한가운데 있는 한옥 정자 등도 주변 경관에 어울리도록 공이 많이 들어간 건축물들입니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한옥 건축을 이렇듯 완성도 있게 밀어붙인 코스 개발자의 꿈과 뚝심이 느껴집니다.

전반 홀이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에는, 스타트 하우스에서 코스풍경을 바라보기 권합니다. 한옥의 칸 구조를 살리면서 통유리로 창을 내어, 명승지 한옥 누각에서 바라보는 산수 풍광 같은 느낌도 듭니다.

짜릿한 난도와 샷밸류의 양잔디코스

이 코스에는 양잔디가 깔려 있습니다. 후덕하고 완만한 능선의 산에는 주로 참나무를 비롯한 활엽수들이 자생하고 있고, 팽나무, 단풍나무 등 조경수들이 코스 곳곳에 넉넉히 심어져 있습니다.

활엽수림에 조성된 양잔디 코스는 봄, 여름 꽃 필 때 아름답고 특히 가을 단풍 들면 더 고운 풍경이 됩니다. 이곳에서 라운드 할 때 경관에 취하다 보면 스코어를 망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골프코스 풍광이 장중하고 화려합니다.

산중 코스의 묘미를 맛보게 하는 홀 전개의 드라마도 흥미진진합니다. 각 홀마다의 완성도가 높고 매 홀이 전개되는 순서와 구성이 짜릿합니다.

아웃코스 1, 2, 3번홀은 깊은 산중에 어떻게 이런 평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싶게 탁 트여 있습니다. 드넓은 평지 파5 홀로 시작해서 리듬을 타고 난도를 높여가다가 4번 홀 왼쪽 큰 호수와 맞은 편 산의 능선이 함께 물결 치는 파3 홀로 특히 아름답습니다.

5번 오르막 파5홀은 쉬운 듯하지만 한 샷 한 샷 전략적으로 쳐야 하고 이어지는 6, 7, 8, 9번 전체적 난도와 샷밸류가 높은 편이라 하겠습니다.

15번 파5 홀 왼편에 펼쳐진 층층계단 다랭이 논은, 멀리서 보면 논이고 가까이 가서 보면 꽃밭인데 가을엔 코스모스가 만발해 있었습니다.

한옥 클럽하우스에 다랭이 논의 조합이 한국인 정서에 울림을 줍니다. 15번 홀을 시작으로 16번 파4, 17번 파3 홀이 이 다랭이 논을 에워싸고 돕니다. 아름다움에 현혹되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다만 이 경계에는 다랭이 논의 원형을 보존하기 위한 오비 말뚝이 박혀 있어 볼이 보여도 들어갈 수 없습니다.

잘 관리된 ‘명문 회원제 수준’ 퍼블릭

이 코스에는 벙커가 126개나 있습니다. 그 모양은 얄궂은 것에서부터 널찍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티샷이 벙커에 빠지면 곤란한 곳이 적지 않으며 그린 주변 벙커도 골퍼를 유혹하고 실수를 유인할 만한 자리에 있습니다. 그린 주변의 경사와 모양은 한 쪽은 편안하고 한 쪽은 징벌적인 편입니다. 그린 근처 에이프런의 잔디는 밀도가 높고 단단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켄터키블루그래스 페어웨이는 잘 관리되어 있습니다. 러프는 ‘귀신풀’ 페스큐를 길러 놓은 곳이 많으므로 들어가지 말아야 합니다. 퍼블릭 코스로 많은 손님을 받으면서도 잔디의 관리 상태가 좋습니다.

그린도 밀도가 높고 잘 관리됩니다. 그린스피드를 스팀프미터 측정 기준 3.0미터로 관리한다는데 2.8미터 스피드 정도만 유지돼도 퍼블릭 코스로서는 적당하다 하겠습니다.

그린과 페어웨이 잔디 상태는 날씨 영향을 크게 받으므로 (어느 골프장이든) 항상 좋을 것이라 장담할 수 없는 것이지만 이 골프장의 관리 수준은 칭찬받을 만합니다.

코오롱 우정힐스가 관리 운영

우정힐스는 우리나라 최고 명문 코스 중 하나이니 그 경험과 눈높이로 관리되는 이곳의 코스 상태가 우수한 것이겠습니다.

서울에서 거리가 가깝지 않은 곳인데도, 이 골프장 라운드를 예약하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인기가 워낙 좋다는 군요. 풍광 좋은 곳의 훌륭한 코스인 까닭도 있고, 대기업의 운영진이 관리하다 보니 마케팅과 서비스가 안정된 이유도 있겠습니다. 시설을 이용하다 보면 뭔가 ‘잘되는 집의 여유’ 같은 것이 흐르는 느낌입니다.

지금도 골퍼들에게 인기 높은 곳이지만, 이 골프장은 더 이름난 명소가 될 만합니다.

골프장 안에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 풍부하고 정겹습니다. 클럽하우스를 비롯한 건축물의 정서적 매력은 물론이고 한 홀 한 홀이 갖고 있는 이야기, 코스 전체 흐름이 갖는 서사적 연결성 등이 독특합니다.

영국과 미국 등 세계적 유명 골프장들이 코스 자체만으로 이름 높아진 것은 아니지요. 세월 속에서 그 코스에 새겨진 사연과 사건들이 이야기로 결합되면서 명문의 ‘아우라’가 짙어지는 것이지요.

그런 코스들을 흉내 내서 만드는 것으로는 세계에서 가치를 알아주는 골프장이 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골프장이 가진 창조적인 잠재력을 일깨워,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명문 코스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글=류석무 '한국의 골프장 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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