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해결책 없어 확산방지와 빠른 잔디교체가 최선
명확한 해결책 없어 확산방지와 빠른 잔디교체가 최선
  • 이주현
  • 승인 2021.03.0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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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압유 누출 피해와 대책

누출유 뜨겁지 않아도 독성으로 피해
물·세제 세척은 피해 더 키울수 있어
유압유 누출 피해를 막기 위해 전동식 코스장비를 생각해 볼 수 있으나 널리 보급되려면 아직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고, 그렇다고 수동식 장비를 쓰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이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유압유 누출 피해를 막기 위해 전동식 코스장비를 생각해 볼 수 있으나 널리 보급되려면 아직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고, 그렇다고 수동식 장비를 쓰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이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코스장비 유압유 누출 피해는 그린키퍼에게 악몽 같은 일이다. 계절이나 날씨와는 관계없이 우발적으로 발생하는데다가 병해충마다 특정 방제약이 있는 것과는 달리 정형화된 해결책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동원하는 현장도 있고, 어떤 원리로 해결되는지 모른 채 구전으로 전해지는 방법을 적용하는 곳도 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활동하고 있는 농경학자 윌리엄 베른트가 GCM을 통해 코스관리 현장의 유압유 누출 피해에 대한 여러 얘기들을 검증했다.

무엇이 피해를 입히는가?

코스장비 유압유는 잔디에 누출되면 당장 잔디를 보식해야 할 정도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준다.

그런데 어떤 원리로 피해가 생기는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피해를 수습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이며, 검증된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유압유 누출 피해에 대한 현장 보고서를 살펴보면 오일 자체가 아닌 오일 온도가 잔디에 손상을 준다는 내용이 많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한 연구에 따르면 석유 유압유와 식물성 유압유를 4가지 온도(50·60·70·80도)로 가열한 다음 잔디에 적용한 결과, 모든 오일 온도에서 30일 이상 100% 괴사가 지속됐다. 즉 오일 온도가 잔디 괴사 정도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이다.

또 다른 실험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2개 처리군 중 하나는 석유 유압유를 실험장소 외부온도인 35도에 맞추고, 다른 하나는 오일을 80도로 가열해 각각 3ml를 그린에 도포한 결과 7일만에 괴사된 잔디 비율에 차이가 없었다.

두 곳 모두 잔디가 100% 괴사돼 오일 온도는 잔디 피해 정도와 관련 없었다. 다시 말해 유압유가 뜨거워서 잔디가 죽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독성이 있었음을 말해준다.

같은 실험에서 열에 의한 잔디 손상의 실체도 확인해 볼 수 있다. 80도로 가열된 유압유가 잔디에 처리되자 처음 접촉한 지점에서 오일이 잔디를 태워 24시간만에 100% 괴사를 일으켰다.

즉 뜨거운 오일은 접촉 지점의 잔디 100% 괴사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는 가동 중인 코스장비에서 유압유 누출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다.

그러나 최초 접촉 후 오일은 24시간 동안 전 방향으로 확산돼 추가적인 오염이 나타났고, 7일만에 괴사했다. 오일이 확산되면서 온도가 낮아져도 잔디를 죽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압유의 독성에 대한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판명되지 않고 있다. 오일은 대취, 매트, 토양 등을 통해 최초 접촉면 주변으로 확산돼 일반적인 온도에서도 잔디를 죽였으며, 식물성 유압유를 처리했을 때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주목할 점은 물을 70도나 80도로 가열하고 잔디에 처리했을 때도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유압유와 다른 것은 접촉 지점에선 100% 괴사했으나 손상이 확산되진 않았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유압유는 온도와 관련 없이 잔디에 독성이 있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다.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가?

코스관리 민간요법에서 주방세제는 조류에서 오일 누출까지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인기 치료법이다. 또 국내 코스관리 일부 현장에선 계면활성제가 보급되기 전 주방세제를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사실 유압유 누출 피해를 완화하는데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방법은 없다. 주방세제와 같이 특정한 한 가지 방법이 모든 상황에 적합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린키퍼들이 저마다 현장에서 사용한 각 방법의 성공 또는 실패는 대부분 검증되지 않은 일회성이며, 다수 연구에도 지금까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찾진 못하고 있다.

-물: 누출된 유압유를 물로 세척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 연구에 따르면 이 방법은 합성 유압유 누출은 완화할 수 있으나, 석유 또는 식물성 유압유 피해에는 소용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기름은 물보다 밀도가 낮아 물에 뜨게 된다. 따라서 누출된 유압유를 물로 씻어 내면 더 넓은 지역이 오염돼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

-세제: 물과 세제를 이용한 방법 역시 연구된 바 있으나, 80도로 가열된 식물성 유압유가 누출된 직후 액체세제를 바르고 물로 10분간 씻어낸 결과 피해가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제가 기름을 분산시켜 씻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이었으나, 집중 세척으로 분산된 오일의 이동은 아마 토양 내부로 더 깊이 들어가 오염물질이 되거나 더 멀리 옮겨져 피해영역을 넓히고 말 것이다.

-식물성 및 합성 오일: 한때 석유 유압유의 장기적 악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생분해성 식물성 오일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됐으나, 앞서 언급된 연구 등 여러 실험 결과 식물성 역시 석유 유압유만큼 잔디에 독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성 유압유는 누출에 의한 잔디 손상을 어느 정도 줄일 순 있으나, 폴리알킬렌글리콜(polyalkylene-glycol) 기반의 유압유는 80도로 가열해 그린에 누출됐을 때 잔디를 심각하게 손상시킨다는 연구가 있다.

합성 유압유는 식물성이나 석유 오일에 비해 손상 정도는 현저하게 낮았고 회복도 빨랐으나, 눈에 띄게 오래 지속되는 손상이 관찰되기도 했다. 연구에서 80도로 가열한 합성 유압유 3ml를 잔디에 누출한 결과 17일만에 19.35㎠의 손상 면적을 보였으며, 38일 경과 후 12.25㎠로 줄었다. 그러나 45일 후에도 손상은 여전히 관찰됐다.

-잔디 교체: 누출 유압유를 치료할 수 있는 명확한 방법이 아직 없는 한, 이런저런 민간요법을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잔디를 교체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다수 그린키퍼들이 유압유에 노출된 잔디를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고, 오일이 확산될 수 있어 최대한 빨리 잔디를 잘라내고 보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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