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형잔디가 봄철 그린업 시기에 춘고병으로 인해 휴면중인 잔디가 부분적으로 깨어나지 않고 죽은 상태로 발견되는 증상을 지난 기고에서 설명한 바 있다.

봄에 잔디 지상부 그린업이 시작된 이후 춘고병의 증상과 유사한 형태로 잔디가 다시 고사하는 현상이 발견될 수 있다. 발견 시기가 유사해 춘고병과 혼동될 수 있으나 이러한 현상은 봄철 뿌리고사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봄철뿌리고사(spring root dieback)는 병이 아니며 환경적요인(기온, 지온 및 습도)에 의한 생리적 장애다. 뿌리는 수분과 양분을 흡수하며, 잔디를 지면에 고정해 인장력을 갖게 한다.

그러나 신초 생장을 감당할 뿌리가 부족하게 되면 잔디가 매우 취약하게 된다. 대부분 잔디는 다년생이지만 개별 잔디 뿌리시스템은 일년생(한지형잔디 뿌리활력 취약시기 7~9월)인 것처럼 행동을 하며, 난지형잔디는 봄철뿌리고사가 발생할 때(3~5월) 일년생 뿌리시스템의 특징을 보인다.

▲난지형 잔디의 반응: 다년생 C₄ 난지형 잔디의 뿌리는 지상부가 겨울 휴면기간 동안에 생육을 정지하고 탈색된 상태로 유지되는 기간에도 일부 흡수기능을 감당한다.

토양 온도가 18℃에 다다랐을 때, 일반적으로 측면 줄기 영역에 분열조직으로부터 새로운 녹색 신초가 생장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 토양 온도가 지나치게 빨리 올라간 후 불안정한 기상조건을 보이면 봄철뿌리고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신초 생장(그린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때 줄기와 뿌리에 저장된 탄수화물이 급속하게 소모된다. 새 잎이 충분한 광합성에 의해 탄수화물을 합성해 새로운 뿌리를 생성할 양분을 제공하지 못하거나, 뿌리 생육에 부적합한 토양과 관리 환경에 처할 때는 봄철뿌리고사가 발생할 수 있다.

모든 뿌리는 죽으며, 잔디의 관부와 측면 줄기에 있는 분열조직으로부터 새로운 뿌리로 교체 된다. 뿌리 재성장은 봄철뿌리고사가 시작된 후 2~3주 동안에는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봄철뿌리고사 후에 빈번한 깎기, 과다한 질소시비 또는 신초의 버티칼을 심하게 하는 것과 같은 경종적 방법은 뿌리시스템의 교체를 매우 늦게 할 것이다.

봄철뿌리고사가 발생하면 건조에 따른 신초 손실 기회를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빈번하고 시기적절한 관수를 해야 한다. 잔디의 뿌리 생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환경요인은 부적절한 토성, 토양온도, 토양산도, 토양답압, 토양침수, 토양통기, 토양염류, 소수성, 음지 등이다.

뿌리 발근에 영향을 주는 경종적 요인으로는 지나치게 낮은 깎기높이, 과다한 질소, 부족한 가리 및 철 수준, 과다 관수, 대취, 발아전제초제, 해충, 선충, 그리고 병 등이다.

▲봄철 잔디 재배를 위한 전략: 빠르게 잎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깎기의 적절한 빈도가 중요하며, 뿌리의 성장을 위한 적절한 탄수화물의 비축을 위해 지나치지 않으나 꾸준한 질소공급이 필요하다.

또 철(iron)의 살포가 난지형잔디의 봄철 그린업 기간 동안에 유익하다. 봄 성장기간 동안에 가리 수준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난지형 및 한지형 잔디 모두 뿌리의 성장과 측면 줄기의 발달 기간에 중요하다.

 

참고문헌

DiPaola J.M. and Beard, J.B. 1980. Spring root dieback of warm-season turfgrasses. USGA GSR, July/August. Beard, J.B. 2001. Turfgrass root basics. TURFAX 9(3):4-7. Beard, J.B. 2002. Spring turfgrass culture strategies. TURFAX 10(2):7-8.

 

김동섭 종신물산 기술정보실장/농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