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리노베이션은 일반적으로 공사 규모가 커 일부 또는 전체 시설 폐쇄가 뒤따르는 프로젝트다. 경기운영이 자주 중단되고, 골프장 전체가 수개월동안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

더 나은 코스나 시설을 위한 리노베이션이지만 영업이 중단되는 것은 골프장으로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장기 리노베이션은 큰 예산이 들어가는 일이기에 가능하면 현재 영업을 유지하면서 진행시키고 싶을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영업 중단과 예산 낭비 없이 4년에 걸친 리노베이션을 멋지게 성공시킨 사례가 있다. GCI가 그 노하우를 상세히 공개했다.

자체 리노베이션과 그 이점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체스터에 위치한 콩코드CC는 지난 4월 리노베이션을 마쳤다. 2개 홀이 완전히 새로워졌고, 3개 홀은 오리지널 코스설계자인 윌리엄 플린의 설계철학을 대폭 반영했다.

이 작업은 2017년 승인된 리노베이션 마스터플랜의 마지막 단계였다. 주목할 점은 이 골프장 슈퍼인텐던트이자 시설관리자인 그렉 디안토니오와 그의 팀이 거의 모든 작업을 자체 수행했다는 점이다.

디안토니오는 “우리는 회원 평가와 골프시즌 중단 없이 프로젝트가 수행된다는 확신을 갖고 마스터플랜을 내놨다”며 “따라서 4월1일까지 모든 작업을 완료해야 했으며, 3 회계연도에 걸쳐 예산을 분배하고 시즌 동안 수익이 줄지 않아야 했다”고 말했다.

리노베이션 작업은 2017년부터 시작됐다. 프로젝트의 처음 3분의2는 완전히 새로운 홀인 14·15번 홀 건설이었다. 마지막 단계에선 16번홀에 거대한 벙커가 추가되고, 17·18번홀의 많은 나무가 제거되고 21개의 페어웨이벙커로 대체됐다.

디안토니오는 코스관리팀 18명의 정규직 직원과 함께 했으며, 이들은 잔디 조성, 벙커사 투입, 관개시스템 점검, 나무 제거 등 거의 모든 리노베이션 작업을 수행했다.

프로젝트 과정에서 약 2000그루 나무가 제거됐는데, 그중 코스관리팀이 90% 이상을 수행했다. 나머지는 전문인력이 필요할 정도로 큰 나무이거나, 그린이나 부지 경계를 침입하는 나무였다.

디안토니오는 사실상 모든 리노베이션 작업을 자체 수행하는 것이 대부분의 미국 골프장에서 트렌드가 되고 있다 생각한다. 그는 “중간 수준 프라이빗 골프장에선 분명히 그렇다”며 “자체 리노베이션은 골프장이 더 많은 부채를 떠안거나 시즌에 문을 닫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회원 경험과 코스 경기성을 향상시키고, 기술 변화에 따른 코스관리 유지와 문제없이 예산에 맞게 기술에 적응하도록 코스를 바꿀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골프장 오너 입장에서 자체 리노베이션의 가장 큰 매력은 비용 절감이다. 콩코드CC는 이번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 40만달러(약 4억4500만원)를 들였는데, 외부 계약이었다면 65만달러(약 7억2400만원)가 필요했을 것이다.

또 리노베이션을 통해 코스관리팀이 일상 작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과 기술을 익히는 것도 장점이다. 디안토니오에 따르면 예지, 시약, 트리밍 등 단조로운 일상 작업만 반복하면 결국 팀원들은 지치고 코스관리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리노베이션은 해보지 못한 일에 대한 흥미로운 작업이 되면서 개선된 코스와 시설을 보고 보람을 느끼는 팀원들을 보게 된다. 또 팀원들이 전문 지식, 경험, 기술 기반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되었으며, 재능 있는 인력을 채용·유지하는데도 유리하다.

그는 “팀원들은 코스설계가, 셰이퍼 등과 함께 일하면서 다른 코스에서 못해본 경험을 얻는다. 이는 팀원들이 다음 커리어를 위한 이직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설계·쉐이핑은 전문가에게

이 같은 자체 리노베이션 성공은 외부 협력자들에게도 큰 공이 있다. 내이글은 플린의 신봉자이며 그가 설계한 여러 코스에서 일했기 때문에 플린이 사용한 설계 특징을 잘 이해하고 있다. 디안토니오는 경기성, 농경학적 관점, 경기자로서 회원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두 사람은 각자 시각에서 비전과 아이디어를 모아 복원이나 리노베이션 뿐만 아니라 전체 코스에 있어 그것이 어떻게 표현되는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셈이다.

내이글은 재정이 풍족한 골프장은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위해 시즌동안 문을 닫을 수 있겠지만, 대다수는 콩코드와 같은 모델을 따를 것이라 생각한다. 그는 “자체 리노베이션은 앞으로의 추세라 생각한다. 코스관리자들이 점점 더 그렇게 하고 있으며,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생각한다”며 “설계·셰이핑 등 협력자들이 작업 일부를 잘 수행해주면 코스관리자가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이글은 회원들이 리노베이션이 진행되는 동안 코스관리자가 추가적인 책임을 지게 된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그는 “회원은 항상 코스관리자가 코스관리를 위해 가장 먼저 존재하는 사람임을 기억해야 한다”며 “디안토니오의 경우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코스관리도 겸했기 때문에 대단한 일을 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내이글은 코스설계에 대한 디안토니오의 관심과 호기심이 프로젝트 성공의 핵심이라 꼽았다. 그는 “디안토니오는 정말 좋은 눈을 갖고 있다. 골프와 코스설계를 좋아하고 코스관리자라는 직업을 사랑하며, 일을 잘하고 역사를 사랑한다. 코스설계가로서 이보다 더 좋은 파트너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이글에 따르면 디안토니오는 내이글에게 질문하는 것을 꺼리지 않았고, 코스설계가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좋은 방향으로 견제했다. 이는 두 사람의 관계도 좋게 만들었다.

또 디안토니오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사람에게 최선을 다할 것을 원했으며, 자신과 코스설계가, 팀원 등 모두를 최대한 활용했다.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콩코드의 회원들에게 가장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각자의 관점에서 리노베이션 노하우

위에서 언급했듯이 점점 더 많은 코스관리자가 비용 절감을 위해 자체적으로 리노베이션을 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한 디안토니오와 내이글이 전한 노하우를 다음과 같다.

▲코스관리자(그린키퍼) 그렉 디안토니오

-자체 수행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들과 아웃소싱할 것들을 파악한다. 이를 위해 코스관리자 수준과 팀원의 기술 및 전문지식이 끝나는 지점을 파악해야 하며, 항상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코스설계가와 협업은 필수다. 코스관리자는 설계가 아닌 농경학을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설계 측면을 보완할 사람이 꼭 필요하다.

-경기성이나 회원 경험을 희생해선 안된다. 가능하면 겨울이나 대회 준비 중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좋다. 경기성과 경험을 항상 1순위로 생각하는 회원은 공사 중인 코스에서 라운드를 원치 않을 것이다.

▲코스설계가 짐 내이글

-조기 준비가 중요하다. 공사에 들어가기 전 모든 수목 작업 및 관개시스템 재배치 등을 해결해야 한다. 대부분의 골프장은 비시즌 동안 인력을 줄이기 때문에 그전에 할 수 있는 작업은 해두는 것이 좋다.

-커뮤니케이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코스관리자가 회원, 경영진과의 소통에 매우 적극적이면 계약업체가 유연하게 작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다음 시즌이 시작될 때 기대할 수 있는 내용을 회원에게 전달한다. 비현실적 개장일을 잡는 것에 갇히면 안되며, 공사지역이 적절하게 회복될 수 있게 골프장 측에 약간의 여유를 줄 수 있는지 확인한다.

-가능한 한 많은 코스관리팀을 참여시킨다. 자체 리노베이션은 그들이 더 큰 경험과 지식을 쌓아 성장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다.

-코스설계가가 가진 리노베이션 완성품에 대한 비전을 완전히 이해해야 한다. 비전을 코스관리팀에 적절하게 전달하는 것은 코스설계가의 책임이지만, 코스관리자와 그의 팀은 필요할 때 질문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