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 달은 종잡을 수 없는 기상변화로 인해 코스관리에 있어 예상치 못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곤 했다.

기온은 큰 일교차와 저온현상으로 인해 평균기온은 전년 대비 1.5~2℃ 가량 낮았고 비도 자주 내림에 따라 한국잔디 생육 및 라지패취 관리에 어려움이 다소 있었다. 또 서늘하고 습한 기후의 영향으로 5월 하순경 중부지방 골프장에서 옐로우패취가 발생하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6월은 평년보다 다소 덥고 강우량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6월 온도가 급상승하면 한지형잔디는 과생장으로 인해 조직이 연약해지고 여기에 장마기간 동안 토양 내 산소부족, 즉 토양환원에 의해 잔디는 피해를 받는다.

대부분 골프장에서 장마 전 통기작업을 실시하는데 이번 호에서는 장마 전 통기작업의 필요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토양산소는 잔디뿌리의 호흡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인데 통기, 즉 토양과 대기의 공기순환이 적절치 못하면 잔디는 피해를 받는다.

호흡이란 단순히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과정이 아니라, 잔디가 광합성작용을 통해 저장한 양분(당)을 호흡을 통해 에너지(ATP)를 생산하는 과정이다.

토양 내 산소가 충분하면 잔디는 유기호흡을 통해 포도당 1개를 분해해 36개의 ATP를 생산하나, 답압 또는 과습에 의해 산소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무기호흡을 통해 2개의 ATP만을 생산하므로 에너지 생산효율은 1/18에 불과하다.

식물체 내 세포가 대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ATP가 필요한데, 이를 얻기 위해 포도당이 과도하게 소모되면 마침내 양분이 고갈돼 잔디생육이 불량해진다. 또 토양산소는 미생물의 호흡에도 필요한데 통기성이 나빠지면 유용 미생물의 번식이 감소하고 병균이 증식해 잔디뿌리가 병균의 침해를 받기 쉬워진다.

답압이 심하거나 배수불량한 토양에 장마철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토양은 일시적으로 모든 공극이 물로 채워져 공기가 없어지며 잔디는 산소부족에 의한 습해(excess moisture injury)를 입는다.

습해를 받으면 에너지원이 고갈되고 잔디체내에는 양분대사 과정에서 에탄올이 축적돼 세포가 괴사되며, 잔디잎은 황화현상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 이러한 문제는 토양 내 대취가 많을 때 더 나빠지게 된다.

토양산소는 잔디뿌리와 미생물 호흡에 함께 사용된다. 미생물은 에너지를 얻기 위해 토양 유기물을 분해하는데 이때 산소가 필요하다. 그런데 토양산소가 부족한 상태 즉 토양환원상태에서는 잔디와 경쟁을 하게 되며, 더욱 더 부족하게 되면 미생물은 토양 양분에 결합된 산소를 이용한다.

토양환원이 되면 질산성질소(NO3-)는 탈질작용에 의해 질소가 공중으로 날아가 비료 손실이 발생되고, 철과 망간은 용해도가 증가해 잔디에 잘 흡수되는 형태로 변하지만 토양환원이 심할 경우 간혹 독성에 의한 피해가 나타난다.

한편 토양온도가 높아지면 토양 내 유기물의 분해가 증가돼 토양환원이 심해지는데, 이때 황(S)은 유해한 황화수소(H2S)로 변하여 뿌리발육을 저해한다.

간혹 배수 불량한 토양에서 토양색이 회색을 띤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철과 망간의 환원에 의한 것이며 유기물이 많은 상태에서 더 심해지면 황화수소, 메탄 등에 의해 검은색인 블랙레이어를 띠고 악취가 난다.

일반적으로 여름을 대비한 통기작업은 토양의 통기성 및 배수성, 통기 후 회복력 등을 고려해 무공타인을 이용한 통기작업을 선호하는데 답압이 심하거나 대취축적이 심할 경우는 가는 타인을 이용하더라도 코어링을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에이엘그린 잔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