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두 칼럼] 톰 파지오가 설계한 파인밸리 파3코스의 비하인드 스토리
[하종두 칼럼] 톰 파지오가 설계한 파인밸리 파3코스의 비하인드 스토리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21.08.0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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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파지오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 최고의 골프코스 설계가중 한사람이다. 미국이 아닌 곳에는 설계를 꺼려 하며, 부득이한 경우 인접 국가에서는 일정 기간 설계를 안 하는 조건을 걸어 설계비만 100억원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릴 적 프로골퍼였던 삼촌과 같이 설계일을 시작했으며 이후 만들어진 골프코스는 역사에 충분히 기록될만 하다. 그래서인지 설계가로서 미국 골프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렇게 대단한 설계가에게 파3 코스설계를 요청했던 골프클럽이 있었다. 삼촌이 회원이기도 했던 코스여서 어릴 적부터 수 없이 다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코스였다.

콧대 높은 세계적 설계가에게 기존 골프장에 부속된 파3 코스를 설계해 달라는 요청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터무니 없는 이야기처럼 여겨졌다.

이에 대해 톰 파지오의 답은 “NO”였다. 당연하다고 여겨질 대답이었지만 그 이유는 우리 생각과는 전혀 달랐다. 하찮은 파3 코스여서 거절한 것이 아니라, 위대한 코스의 명성에 오점이 될 것 같아 못한다는 것이었다.

미국을 대표하는 코스에 자신이 설계한 파3코스가 오점이 되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그 코스는 바로 파인밸리다. 클럽에서는 톰 파지오에게 다시 한번 정중히 요청했고, 그는 클럽 회원들의 허락을 받아 오면 설계하겠다 약속했다. 당연히 회원들은 환영했고 이후 톰 파지오의 설계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설계는 일반적인 코스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탄생했다. 파3코스를 요청했는데 기존 파인밸리 코스 중 9개 홀을 그대로 카피한 듯한 설계였다. 더군다나 코스에 티잉그라운드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티가 있는 홀은 파 3홀뿐이었고, 총 10개홀을 디자인했는데 9홀은 기존 코스 그대로, 1개 홀은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했다. 처음에는 많은 의견이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큰 성공을 이루었다.

앞서 설계가는 클럽측에 파3코스를 만들고 싶은 이유를 물었고, 클럽에서는 기존 코스에서 플레이 하기 전 충분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골퍼들의 요청이 있었다고 답했다.

세계 최고의 코스를 경험하기 위해서 연습이 필요한 고객에 대한 서비스 차원이었다. 내일 라운드가 있으면 오늘 연습을 하고, 어제 라운드를 했다면 전날의 부족했던 부분을 복기하는 연습시설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 코스와 똑 같이 만들어야 제대로 준비하고, 또 아쉬운 마음도 달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 설계가의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왜 티는 적용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는 2가지로 답했다.

티 샷은 일반 연습시설에서 할 수 있음에도 너무 큰 부지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티 없이 페어웨이만 있으면 좁은 땅에서도 충분한 연습시설을 만들 수 있다. 또 페어웨이의 다양한 위치에서 원하는 방법으로 내일을 준비하고 어제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라고 답했다.

이러한 비하인드 스토리로 인해 파인밸리는 전 세계 하나 밖에 없는 연습시설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또 한번 그 명성을 이어갈 수 있는 뉴스거리를 만들 수 있었다.

톰 파지오가 단순히 클럽의 요청에 따라 파3코스를 만들었다면 손쉽고 편안하게 일을 마무리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카피하는 공사는 새로은 코스를 만드는 것보다 수배 힘들기 때문이다.

지형에 맞춰 창조를 하는 것이 새로운 코스라면 카피하는 코스는 지형과 조경, 그리고 기반 시설까지 기존과 똑 같이 만들어야 하므로 공사하는 사람들은 수 없이 기존 코스를 찾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설계가는 일반 골퍼들이 생각하는 틀에서 벗어나 항상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골프코스를 설계하는 능력은 물론 미래를 생각하고 운영을 염두에 둬야 하며 감성적이어야 한다. 물리적인 시공만으로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감동을 주기는 힘들다.

설계를 업으로 하는 필자는 생각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디자인 제안을 과감하게 한 톰 파지오의 역발상을 닮아 가려 노력중이다.

JDG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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