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제는 요즘 작물보호제에서 많이 보이는 유형이다. 한 제품에 하나 이상의 유효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주로 살균제에서 많이 출시되고 있다.

서로 다른 계통의 성분으로 병을 예방·치료할 수 있어 저항성 관리가 용이하고, 폭넓은 방제 스펙트럼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대표적인 장점이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많지 않았던 합제가 코스관리에서도 많이 선택받게 된 것은 위와 같이 명확한 이점과 혜택을 가져다줬기 때문일 것이다. 퍼듀대학교 식물병리학 명예교수인 릭 라틴 박사가 GCM을 통해 합제의 이점과 활용 방안을 정리했다.

현재 골프코스 관리에서 합제를 사용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며, 사실 복수의 약제를 결합한다는 개념이 새로운 것도 아니다.

합제가 나오기 오래전부터 골프 코스 관리자는 다양한 제품을 탱크에서 혼합해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물보호제 제조사는 더 나은 병 방제를 위한 코스관리자의 이러한 노력을 확실히 인지하고, 복수의 유효성분을 사전에 혼합한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렇게 등장한 합제는 최적화된 제형과 탱크 혼합 없이 단일 제품으로 살포할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더 많은 병원체에 닿을 수 있어

방제에 있어 단일 제형으로 살균제를 결합하는 장점 중 하나는 치료 활동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다. 즉 한 번의 살포로 더 많은 타깃 병원체에 도달할 수 있다.

모든 유효성분에 대한 활성 스펙트럼은 제조사가 실험실 및 온실에서 먼저 테스트한 다음 필드 테스트와 궁극적으로 상업용 사이트(골프코스)에서 테스트하게 된다. 개발된 제품이 농촌진흥청이나 EPA와 같은 기관에 등록되면 대상 질병이 제품 라벨에 표시된다.

어떤 성분은 3개 병원균에 효과를 나타내는 반면 다른 성분은 26개 병원균에 사용할 수 있다 표시되기도 한다.

살균제 활성은 살포비율과 타깃 병원균에 따라 달라진다. 작용기작을 기반으로 한 계통 내 성분은 유사한 범위의 병원균에 대해 활성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같은 계통 내에서도 유효성분에 따라 효과 차이가 관찰되기도 한다.

방제효과·유효기간 증가

합제의 또 다른 이점은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직관적으로 봐도 2가지 유효성분이 개별보다는 타깃 병원체를 죽일 가능성이 더 높다.

여기서 비슷한 활성 스펙트럼을 가진 두 유효성분의 사용이 과잉 살포이며, 따라서 비효율적이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답은 잔디 프로필에서 살균제 농도 감소와 보호 예상 기간을 이해하는데 있다.

일단 잔디에 살균제를 살포하면 여러 가지 물리적, 생물학적 힘이 작용해 유효성분을 제거하거나 분해하려 한다.

표면 수분과 예지는 살포된 살균제의 일부만 제거하며, 대부분은 토양, 대취, 잎표면에 자연 서식하는 미생물 집단에 의해 분해된다.

미생물은 살균제 성분을 빠르게 공격하고 그들의 영양과 성장에 유용한 성분으로 분해하려 한다. 또 식물 표면에 침투하는 전신이행성 살균제도 안전하진 않다. 식물은 외부물질을 변형하고 해독하는 효소를 파견해 조직 내 살균제에 반응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잔디환경에서 살균제 농도가 단기간(많은 경우 7일 이내)에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여기서 합제의 이점이 나타난다. 병원균 세포가 2가지 이상의 유효성분에 노출되면, 각각의 농도 감소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아져 병원체 성장을 멈추고 감염을 차단하며 잔디가 회복할 수 있게 한다.

핵심은 각 성분의 농도가 치사 수준이 아닐 때에도 복수의 유효성분은 병원균 개체수를 더 많이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개체수를 줄이는 것이 성분 잔류 활동을 연장하는 핵심이다.

저항성 관리는 합제의 큰 혜택

합제가 방제 효과를 높이는 간접적인 이점에는 저항성 관리가 있다. 저항성 증가는 선택압(selection pressure, 환경에 맞춰 생존하기 위해 변화하는 유전적 압박)과 변이 2가지 요소에 의해 주도된다.

살균제를 조합하면 각 유효성분에 대한 노출을 제한할 수 있다. 따라서 개별 살균제에 대한 저항성을 가진 병원체 균주의 선택압을 줄일 수 있다.

또 FRAC 코드를 이용해 동일 계통의 살균제 연속 살포를 피하면 저항성 균주에 대한 선택압을 감소시킬 수 있다.

특히 달라스팟이나 탄저병과 같이 저항성 발현 위험이 높은 병에 대해 효과적인 로테이션 내에서 합제 사용은 실행 가능한 저항성 관리 전술을 제공한다. 또 살균제 농도가 감소해도 증가된 효과로 저항성에 대한 변이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오랫동안 간과돼 왔으나 곰팡이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변이가 된다는 여러 증거가 있다. 치사성 농도는 살균제 불감증에 대한 변이를 포함해 모든 종류의 변이를 유발하는 스트레스 수준을 구성할 수 있다.

합제나 살균제 조합에 의해 치사성 농도에 노출된 세포 사이에서 치사율이 즐가하면 변이 빈도도 감소할 수 있다.

이처럼 합제는 약제 활성 범위를 넓히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효과가 증가하면 병원균 개체수가 감소해 방제 기간도 길어진다. 또 개별 살균제나 특정 계통에 대한 내성 위험을 줄이고 생존 병원체의 스트레스로 인한 변이도 줄일 수 있다.

합제 역시 단일 약제 처리와 같이 처음부터 치사량 이하의 농도로 사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이는 여러 연구로 증명됐듯이 병원체 밀도를 높이고 저항성 발현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