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코스 잔디지역에서 생명을 가진 것은 잔디만은 아니다. 잔디를 받치고 있는 토양 안에는 식물 건강에 필수적인 수조 마리의 유기체가 있다.

우리는 이를 토양 미생물이라 부르고 이들을 이용해 잔디를 푸르게 유지하고 성장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토양 미생물의 다양한 종류와 코스관리에서 미생물 특성 등을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작물학과 잔디학 교수인 리차드 쿠퍼가 GCM을 통해 정리했다.

 

코스관리자라면 토양 관리가 잔디 품질과 경기성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최적 토양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갱신작업이나 배수 개선, 토양 개량 등을 수행한다.

그러나 잔디만이 이러한 작업의 영향을 받는 유기체는 아니다. 토양에는 미생물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450g 정도의 토양에는 9300억마리의 유기체가 포함될 수 있으며, 켄터키블루그래스가 조성된 토양과 대취 1g에는 2억8000만마리 박테리아, 600~900만마리 방선균, 최대 280만마리의 진균이 살 수 있다.

이 중 몇몇 미생물이 병을 일으키고 나머지도 함께 나쁜 평판을 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유기체들은 건강한 잔디 성장에 중요한 많은 기능을 갖고 있으며 적절한 관리를 통해 촉진될 수 있다.

잔디 토양에서 유기체는 부피 기준으로는 토양의 1% 미만을 구성하지만 잔디 건강 유지는 그들 없이 불가능하다.

한 예로 미생물이 죽으면 영양 공급원 역할을 하는데 죽은 미생물 45kg에서 450g의 질소, 900g의 인, 680g의 칼륨이 나온다.

토양 미생물 개체군은 주로 박테리아, 방선균, 진균, 조류, 원생동물 등으로 구성되며 지렁이, 선충류, 곤충과 같은 더 큰 유기체는 잔디-토양 시스템의 주요 거주자다.

박테리아

토양 미생물 중 가장 많고 다른 유기체를 합친 것보다 많을 때도 있다. 비옥한 토양 1g에 1~2억마리의 박테리아가 있으며, 토양에서 발견되는 박테리아 종류만 200가지 이상이다.

잔디 토양에서 박테리아는 셀룰로오스 및 기타 구조 화합물을 분해해 대취를 줄이는데 중요하며, 질화균(nitrobacteria)은 식물이 사용할 수 있게 암모늄을 질산염으로 전환하는 질산화작용에 중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 토양 유기물과 완효성·속효성 비료에서 질소를 이용할 수 있다. 질화균이 없다면 코스관리자가 선택할 수 있는 비료가 거의 없을 것이다.

잔디에 적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 방제제로 사용할 수 있는 박테리아는 Bacillus papillae, Bacillus thuringiensis, Beauveria 종 등이 있다. 또 박테리아는 유독성 블랙레이어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선균

박테리아 다음으로 풍부한 미생물로 따뜻한 기후에서 토양 1g당 10만에서 1억마리까지 있다. 발달상에서 더 원시적인 박테리아와 더 발달된 진균 사이에 위치하고, pH가 5미만일 때는 거의 활동하지 않으며 pH 6.5~8.0사이에서 가장 활동적이다.

방선균은 비교적 느리게 성장하는 유기체로 박테리아보다 토양 프로세스에 더 적게 관여하지만, 리그닌과 같은 유기물과 대취의 저항성 성분을 부패시키는데 중요하다.

식물재료를 부식질로 줄이는데 도움이 되며, 퇴비와 예지물에 널리 퍼져 있다. 방선균의 가장 흔한 속은 스트렙토마이세스(Streptomyces)로 토양 군집의 70~90%를 차지할 수 있다. 스트렙토마이세스는 새로 경작한 토양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퀴퀴한 냄새를 생성한다.

진균

흔히 곰팡이로 불리는 진균류는 잔디 토양의 또 다른 중요 미생물 거주자다. 잔디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대부분의 진균은 잔디 토양에 유익하다.

각 유기체가 성장과 번식을 위해 균사체를 생성하기 때문에 진균의 개체수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공기가 잘 통하는 대부분의 농업 토양에서 광범위하게 균사체를 생성하며, 산성 환경에서 가장 우세하지만 다양한 토양 환경에 잘 적응하기 때문에 박테리아와 방선균이 거의 번식하지 않는 pH 4미만에서도 대부분의 진균은 잘 자란다.

불리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특별한 구조를 만들어냈고 때문에 설부병균이 여름에, 피티움균이 겨울에 생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식물과 달리 스스로 영양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유기물질에서 영양분을 얻고, 따라서 진균의 주요 기능은 복잡한 유기물질 분해를 돕는다.

또 진균은 토양 입자를 물리적으로 결합시켜 토양 응집과 구조를 향상시키고, 특정 진균류는 선충이나 원생동물의 포식자가 되기도 한다.

조류

잔디를 너무 짧게 깎거나 잎이 너무 가늘어지면 조류가 번성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남조류와 녹조류로 나뉘는 광합성 유기체로 빛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로 토양 표면이나 그 인근에 존재한다.

잔디에 조류가 번성하면 물의 이동을 제한하고 표면 수분 보유량을 증가시키는 표면층 또는 껍질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잔디 성장을 억제하고 경기표면을 나쁘게 한다. 또 잔디와 영양분 경쟁으로 블랙레이어가 발달할 수 있다.

원생동물

토양에서 가장 단순한 형태의 동물로 토양 무척추동물 중 가장 풍부하다. 원시적인 단세포 유기체이며 일반적으로 토양 상부 15cm 이내에서 발견되는 아메바, 기생충 같은 것이다.

토양 1g당 1만~10만마리 정도 존재하며, 유기물과 다른 미생물을 먹는다. 일부 아메바나 섬모충은 하루에 여러번 분열할 수 있으며, 분열 개체 1마리당 수천 개의 박테리아를 섭취할 수 있다.

거시생물

토양 생물학적 활동을 평가할 때 미생물은 토양 신진대사의 60~80%를 차지하며 많은 필수 프로세스에 중요하다. 그러나 토양에는 미생물 외에도 지렁이, 곤충, 진드기, 선충과 같은 거시생물이 포함돼 있다.

비옥한 토양은 약 4000㎡당 1억마리의 거시생물이 존재할 수 있다. 대부분 토양에서 지렁이는 가장 중요한 거시생물로, 토양 비옥도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렁이가 활동하는 토양은 그렇지 않은 토양보다 미생물과 영양소, pH, 양이온치환용량 등이 높고 토양구조, 통기, 배수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골프장에선 표면으로 올라온 분변토가 문제가 되고, 지렁이를 먹이로 삼는 멧돼지를 유도해 해충으로 분류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