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잔디종자 대란 국내 골프장도 공급 비상
미국발 잔디종자 대란 국내 골프장도 공급 비상
  • 이주현
  • 승인 2021.10.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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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산량 급감 가격 급등·국내 업계도 종자 수급 난항
내년에도 정상화 불투명···코스관리계획 수정 필요할 듯
미국발 잔디종자 대란으로 대부분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국내 골프장용 잔디종자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미국발 잔디종자 대란으로 대부분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국내 골프장용 잔디종자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미국발 잔디종자 대란으로 국내 골프장의 잔디종자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국내 골프장에 사용되는 잔디종자는 대부분 미국서 수입하고 있어, 미국 상황에 따라 국내 종자 시장도 크게 영향 받는 구조다. 미국의 잔디종자 공급이 여러 악재가 겹쳐 ‘대기근’ 수준의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국내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

징조는 올 초부터 있었다. 미국 내 잔디종자 재고와 시장 상황을 살피던 업계는 작년부터 골프장용 잔디종자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 전망했고, 가을 종자 수확시기가 오자 올 생산량 감소가 체감되면서 ‘종자 대기근’이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잔디종자 부족은 ▲핵심 재배지 생산량 급감 ▲가정 수요 폭증 ▲종자업체 M&A로 인한 재고 전환 및 소진 ▲현지 인력난으로 생산 차질 등이다.

미국 오리건주는 윌래메트밸리(Willamette Valley)를 중심으로 전 세계 잔디종자 75%를 생산하고 있다. 이곳이 라이그래스, 페스큐, 벤트그래스, 켄터키블루그래스 등 한지형잔디 재배 메카가 된 것은 기후가 이상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산불로 시작된 기후 격변으로 쥐떼 피해, 올 2월 냉해, 봄가을에 걸친 극심한 가뭄과 더위가 이어졌다. 여기에 코로나로 인해 종자를 재배하고 수확, 생산 인력 수급도 힘들어져 올 수확량이 급감한 것이다. 현지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잔디종자 수확량은 예년의 절반이나 그 이하다.

예상치 못한 수요 폭증과 재고 소진도 원인이다. 미국은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탓에 주택 앞마당 잔디에 사용할 종자 수요가 급증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일부 종자업체의 M&A로부터 시작된 공급 채널 전환으로 골프장용 납품 예정이던 종자 재고가 가정용으로 모조리 소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같은 상황으로 현재 미국 내 잔디종자는 절대적인 공급부족 상태이며, 이로 인해 종자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생산량이 가장 감소한 라이그래스는 평소 가격의 50~100% 정도 올랐고, 페스큐도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했다. 벤트그래스, 켄터키블루그래스도 30~50% 정도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잔디종자 공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다수 잔디종자 공급업체에 따르면 현재 국내 잔디종자 시장도 수입량 감소와 가격 상승이 현실화된 상황이며, 당장 올 가을과 내년 봄 공급할 잔디종자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골프장이 원하는 품종과 수량을 맞춰서 납품하기 힘든 상황이고, 내년 봄 수입량도 평소 절반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초종별 차이는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30~50% 정도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추석 전후로 재고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라이그래스는 9월 이전 재고가 다 소진됐고, 일부 켄터키블루그래스, 벤트그래스도 재고가 바닥난 상황”이라며 “미국 현지 거래처를 중심으로 재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현 상황이 가까운 시일 내 해결되기 힘들다는 것. 업계는 이 사태가 진정되려면 지금부터 최소 1년 이상 걸린다고 보고 있다. 날씨와 환경에 의해 수확량이 좌우되는 잔디는 최소 내년 종자 생산량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돼야 숨통이 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022년 가을까진 종자 공급 부족은 불가피하다. 내년 종자 생산량이 회복되고, 코로나 시국도 어느 정도 진정된다는 가정 하에 골프장 잔디종자 공급 정상화는 2023년이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내년 생산도 차질을 빚는다면 국내외 코스관리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금은 골프장이 종자값이 올랐다고 해서 가격 협상을 할 게 아니라 필요하다면 하나라도 재고를 확보해둬야 한다”며 “아울러 사태 장기화도 염두에 두고 대체 품종을 고려하거나 종자 투입을 줄이는 방향으로 관리계획을 수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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