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코스 관리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 중 하나가 ‘예방적 관리’다. 이 말이 가장 많이 쓰이는 작물보호제의 예방 시약부터 시비, 갱신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예방적 조치는 진리에 가깝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코스관리자와 전문가들에 의해 수십 년 동안 검증된 이 진리가 아직 많은 골프장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원인을 찾아보면 코스관리자의 잘못보다는 대부분 비용 문제에서 비롯된 경영진의 안일한 판단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 골프장 오너 및 경영자는 코스관리 전문가가 아니며, 예방적 관리를 하려는 코스관리자에게 ‘멀쩡한 잔디에 왜 돈을 들여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작업을 막는다. 물론 이런 골프장 상당수가 나중에 병이나 잡초가 감당 못할 수준으로 퍼져 더 큰 비용을 들여 방제나 잔디 보식을 하게 된다.

게다가 최근 기후변화가 더 심해지면서 예방적 관리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GCI 최근호에 실린 다수 전문가들이 말하는 예방적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되새겨보자.

지난 10년, 특히 몇 년 사이 우리는 잔디 예방적 관리로 미리 상태를 좋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뒤이어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이 나왔고, 코스관리자가 이를 활용해 매 시즌 로드맵으로 사용하는 많은 현장별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물론 이러한 예방적 관리에는 비용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비용을 결정해주는 더 ‘윗선’이 있고, 그들은 이를 받아들여주지 않고 오히려 예산을 줄이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윗사람들의 판단에 의해 코스관리자의 사전관리 프로그램을 포기하거나 변경해야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이며, 그 결정이 잔디 건강과 코스 운영에 얼마나 해로울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작물보호제 전문기업 헤럴즈(Harrell’s)의 제프 앳킨슨 박사는 “상태가 좋지 않은 잔디는 많은 생물적·비생물적 스트레스에 더 취약하다”며 “이를 사전에 해결하는 프로그램은 생육기 내내 잔디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효과적 전략이며, 사전 관리가 부족할 때 잔디에 가해지는 피해는 더 커지고 회복도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한해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 때 토양 컨디션, 물, 현재 잔디 건강, 병해충 위험도 등과 같은 현장 환경을 고려하면 총 비용은 사후대처식 관리보다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스관리·스포츠잔디 관리자재 전문 PBI-고든(PBI-Gordon)의 살균제 제품 매니저 짐 굿리치는 “농경학적 관점에서 트래픽이 많은 기간 동안 건강한 잔디를 조성하는데 도움 되는 관리자원의 투입을 줄이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다”며 “비생물적 스트레스 증가에 따라 스트레스 영향을 줄이는 잔디 저항력은 줄어든다. 결국 잔디는 각종 병해충 피해에 노출되고, 회복할 수 없게 되며, 코스 컨디션이 크게 저하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골프장 운영에 피해를 입힌다. 그는 “이러한 모든 과정의 결과로 상당한 수익 손실이 발생하며 이를 회복하는 것은 잔디를 회복시키는 것만큼 어렵다”고 강조했다.

코스관리자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많은 작물보호제 업체들이 예방적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발굴해 제공하고 있다.

일례로 신젠타는 코스관리자 및 잔디관리자를 돕기 위해 50개 이상의 현장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신젠타 사우스이스트 기술서비스 매니저인 레인 트레드웨이 박사는 “많은 사례에 대해 병, 해충, 잡초 방제를 위한 매우 포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 여기에는 필요한 경우 다른 업체 제품도 포함된다”며 “우리는 대학 및 제품 컨설턴트와 함께 수행하는 연구를 기반으로 최상의 농경학적 솔루션을 만든다”고 말했다.

트레이드웨이는 예방적 관리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몇 가지 일반적인 잔디병을 예로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썸머패치나 춘고병(봄마름병)과 같은 병은 뿌리 감염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병 발생과 지상부에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리기 때문에, 반드시 예방적 방제가 필요하다. 잔디가 건강해 보였는데 어느 날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최근 코스관리의 문제 중 하나인 살균제 내성도 사후 치료 시약과 관련돼 있다고 한다. 그는 “살균제 내성 관리 측면에서 사후 치료 시약은 가장 좋지 못한 방법 중 하나”라며 “병균의 개체수가 늘어나도록 둔다면 그 개체군에 내성 변동이 존재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즉 예방 시약은 균 개체군 확장을 억제해 저항성 관리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앳킨슨은 시비 프로그램도 병 예방에 도움이 됨을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탄저병은 적절한 현장별 시비 프로그램에 의해 크게 줄어들 수 있으며, 이는 여러 연구에서 입증된바 있다. 반대로 적절한 시비가 되지 않으면 탄저병 위험은 급격히 증가한다.

이를 종합해보면 예방적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 때 모든 농경학적 관리를 포함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시약 및 시비 프로그램은 물론 예고, 롤링 빈도, 통기, 버티컬모잉, 톱드레싱과 같은 경종적 관리도 포함된다.

앳킨슨은 “농경학 프로그램의 모든 측면은 생육기에 피할 수 없는 생물 및 비생물적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잔디를 만들기 위해 짜여야 한다”며 “이들이 모두 예방적 관리를 위해 맞춰질 때 더 적은 농약이 필요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농약 관련 비용이 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