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골프장 캐디는 누구이며 우리는 그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특별기고] 골프장 캐디는 누구이며 우리는 그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22.01.1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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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피 인상 ▲캐디 등급제 ▲캐디 소득신고 등이 골프장 업계의 핫이슈로 등장했다. 나름의 대책들이 쏟아지고 있으나 이를 올바르게 그 맥을 짚을 필요가 있어 ‘캐디백서’ 차원에서 이를 진단해 보고자 한다.

1. 캐디의 역사적 의미부터 이해를

600년 세계 골프 발전사에서 캐디의 존재 가치는 가히 ‘골프 산업의 원조’라는 표현이 딱 맞을 것이며 이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많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제1세대 프로는 거의 대부분(벤호건까지) 캐디 출신.

-설계비를 받았던 최초 코스 설계자도 캐디 출신(브리티시오픈 4승 톰 모리스와 윌리파크 등)

-골프 종주국 지위가 스코틀랜드에서 미국으로 옮겨지게 만든 인물이 있다. 그는 미국 골프 시장에서 대흥행 주인공이 된 미국의 캐디 출신인 위멧이다. 그는 난공불락의 영국 프로인 해리바든과 데드레이를 연장전까지 가서 꺾은 것이 폭발적 골프 흥행의 역사가 되었다. 마치 박세리의 US여자오픈 우승이 한국골프 발전의 기폭제가 됐던 것처럼 말이다.

이같이 화려한 캐디의 지난 역사를 일반 골퍼들이 올바로 안다면, 지금의 캐디를 바라보는 시선도 교정 될 것이며, 자기중심 골퍼들의 시각도 조금 더 크게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골퍼들, 아니 고객인 소비자들 능력으로 우리 골프계가 안고 있는 제반 문제를 과거의 캐디가 했던 위대한 역할처럼 모든 문제의 해결사로서 주인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골퍼들의 수준이 높아지면 캐디에 대해서도 ‘통속적인 돈 중심의 갑질 사고’는 없어질 것이고, 스포츠를 즐기는 애호가이자, 스포츠를 살려내는 보이지 않는 능력자로서 존재감을 과시하게 될 것이다.

2. 정부는 캐디 노동 정책에 대한 시각 바꿔야

정부도 캐디에 대한 경직된 노동 정책에서 벗어나 다음의 몇 가지로 분류해 보다 폭넓게 분석하여 올바른 처방을 내려야 한다.

▲소위 사회적약자(?)의 직업 내지는 자유직업에 대해 근로소득자화 하려고 하는 바, 이는 되레 일자리가 줄어드는 노동 정책이 되므로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현재 프로야구 선수나 트레이너는 연봉이 엄청나게 많아도 근로소득자가 아니고, 자유직업소득자로 처리하고 있다.(프로 선수들은 10개월 간 계약 관계이고, 2개월은 개인 사업이 가능한 제도임. 따라서 2개월 휴장이 가능한 캐디와 비슷함)

마찬가지로 근로자로 인정받기를 거부하는 캐디에게 굳이 과세가 필요하다면 캐디도 같은 방식인 자유직업 소득자로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선호하고 고객이 인정하는 직업이 될 때까지는 지금의 특수고용 방식이 최선의 고용증대책이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만약 지금도 지원자가 부족한 캐디를 근로자화 하면 일자리가 더 급속도로 줄어들 것이다. 이것이 정부가 바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캐디피(물가)와 세금은 수요공급 공방전의 결과에 따라 결정되어야 합리적인 것이다. 즉, 아파트처럼 캐디 공급 대책에 답이 있다는 것이다.

▲대학교 취업률 통계에 특수고용직도 포함시켜야 한다. 교육부의 대학교 취업률에는 특고직은 통계에 들어가지 않으니 대학에서는 굳이 캐디 일자리에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이를 시정해야 한다.

▲외국인 고용 금지 항목에 캐디는 제외시켜야 한다. 만약 캐디공급 대책을 세우지 않거나, 세운다 해도 여전히 캐디 부족이 계속되면 외국인 캐디도 허용해 캐디피 인상을 줄여야 할 것이다.

3. 캐디피 인상에 대한 판단 실수를 막아야

그린피 인상은 물론 최근 이슈가 됐던 요소수값 폭등, 채소값 인상 등등, 이 세상 모든 물가는 수요공급에 의한 시장 기능에 따라 결정된다.

시장을 무시한 어떠한 정책도 그것은 백약이 무효다. 이 불변의 법칙을 무시하는 ‘통제만능주의자’나 ‘단순 시비주의자’ 같은 인물들이 골프 정책을 어지럽히고 있어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러한 결과는 결국 캐디직업을 기피하게 되고 이는 다시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면서 캐디피 인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러한 캐디피 인상 원인을 제공한 인물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캐디 인격을 무시해 왔던 골프장 오너 CEO와 각 부서 임직원들이 첫 번째 원인자다. 그러므로 이들이 누구보다 가장 먼저 캐디의 프라이드를 살려내야 하는 것이다.

과거에 캐디 인격은 거의 없다시피 한 시절의 문제는 순전히 고객보다 골프장 측에서 훨씬 더 많은 원인을 제공했다. 지금 이 순간도 완전히 그 잔재가 사라졌다고 할 수 없으므로 골프장 경영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두번째 원인자는 캐디를 남녀노소로 구분하고 따지면서 특정 캐디를 거부하는 고객들이다.

그 옛날 골퍼들은 기혼 여성 캐디를 거부하고 미혼자만 찾았었다. 그 다음은 남성 캐디를 거부하고, 그 다음은 시니어 캐디를 거부하는 골퍼들 때문에 캐디 부족현상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들 골퍼들이 캐디 부족 현상의 원인 제공자이면서 남의 일처럼 생각하고 그나마 부족한 캐디 중에서 계속 고르기를 반복 한다면 누가 그들을 지성이라 할 수 있을까? 고객들 자신이 캐디 부족현상을 만들어 놓고 왜 엉뚱한 캐디를 탓하는지 분명한 답을 해야 할 것이다.

그 옛날 일본에서는 여성 캐디 평균 연령이 이미 50세였고, 미국도 이미 오래전부터 명문 골프장 중심으로 거의 할아버지 캐디가 대세였는데 유독 한국에서는 지금도 그 물정을 모르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4. 인위적 캐디 등급제는 답이 될 수 없어

캐디가 모자라니 시장기능에 따라 불가피하게 남녀노소 제한이 풀리면서 아주 다양한 캐디가 수시로 취업을 한다. 그러니 캐디의 질이 떨어진다고 여기저기에서 불평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 문제 또한 바른 진단이 필요하다. 캐디 등급제가 필요하다는 등 주장만 하지 어느 누구도 그것은 “내 책임이다”라고 말하지 않고, 모두 남 탓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캐디 등급제 대신에 불량 서비스에 대한 ‘캐디피 리콜제’ 시행과 동시에, 일 잘하는 캐디에게는 선진국처럼 ‘팁제도’를 활성화 하면 캐디 서비스 수준은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최근 거론되고 있는 캐디 등급제는 실현이 어렵다. 캐디 서비스 수준은 고객이 현장에서 그날 그날 판단하는 것 이상 정확한 것은 없다.

5. 캐디는 이미 갑이 되어 있는 시대

캐디가 모자란다는 것은 수요공급에 미스매치가 되는 것인 바, 과거에는 모두가 여성 캐디였다. 그러나 남성 캐디를 채용하는 그 시점부터 골프장 업계에서는 캐디가 갑이 되기 시작했다. 캐디 갑질은 그것을 기화로 하여 고객을 볼모로 삼고 스트라이크를 일으키는 것이다.

한편 최근 설립을 추진중인 캐디협회 등도 대안은 아니다. 왜냐하면 힘이 약한 을의 이익을 얻기 위해 을이 단체를 만드는데 갑이 되어버린 사람이 이익 단체를 만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갑이 되어버린 캐디에 대한 대책은 다음과 같다.

▲노 캐디, 캐디 선택제가 첫 번째 대책이다.

영암 사우스링스와 루나엑스의 노캐디제는 혁신 경영자들만이 구사하는 모범사례다. 이들 두 골프장은 대한민국 골프장이 모두 망해도 마지막에 살아남는 골프장이 되겠다는 배수진이므로 가히 혁신경영가로 불릴만 하다.

‘노캐디’나 ‘캐디 선택제’는 캐디가 갑이 되어 있는 것을 되돌리는 대책이 될 것이며, 더 중요한 것은 어느 조직이든 갑과 을이 구분되는 느낌을 주는 회사는 3류 회사다.

상하 같은 ‘갑을관계’에서 상호라는 ‘역할관계’로 바뀌어야 제대로 경영을 하고 있다고 말을 할 수가 있다.

▲두 번째는 로봇캐디 도입에 있다.

골퍼 입장에선 노캐디에 대한 애로는 ‘클럽 전달 문제와 거리를 알려주는 것’인 바, 바로 그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로봇캐디가 그것도 국내 업체가 세계 최초 개발을 해서 보급 되고 있음은 여간 다행스럽다. 등판능력도 15도까지 가능하다니 향후 코스 설계시에도 반영 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는 캐디를 초 전문직으로 인정하고 그들을 골프장 경영자로 키워야 한다.

이 부분은 GMI가 ‘GM사관학교’를 만들어 골프장 직원 중 전문지식 수준이 가장 높은 캐디와 잔디 출신을 대상으로 총지배인(GM)으로 양성하고 있는 것이 고작이다.

▲네 번째는 고객 입장에서는 ‘캐디, 그들은 누구인가?’를 올바로 알게 하여, 되레 고객들이 업계의 문제를 대승적으로 선도 계도하는 그룹으로 나서야 한다.

이러한 계도는 세계적인 추세 등의 정보를 갖고 있는 양 골프장협회 등에서 고객을 그 방향으로 적극 유도하면서 해결해야 할 것이다.

6. ‘캐디에 관한 명언’ 잘 숙지하고 실천해야

캐디 수급에서 해결이 잘 안 되면 캐디피 인상은 불가피하고, 골프장 사업자는 캐디피로 인한 고객 감소가 있으면 캐디 선택제나 노 캐디제로 보완하여 수요 공급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 당연한 결론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이나 어떠한 인력수급 상황 하에서도 또다른 측면에서의 당연한 결론이 따로 하나가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캐디는 3홀 안에 고객을 KO(만족)시키지 못하면 캐디도 아니다”라는 것과 “고객은 어떤 캐디이든 3홀 안에 캐디를 KO(만족)시키지 못하면 골퍼 자격도 없다”라는 명언이다.

지금까지의 분석을 다시 한 번 더 요약하면, 캐디 자질 문제는 골프장 CEO 책임일 뿐, 어느 누구에게도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되고, 한편 골퍼도 어떤 캐디에게나 어떤 누구에게도 탓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마치 등산가가 어떤 산이든 정복을 하듯 오로지 정복하는 것만이 본인 책임임을 알 때 비로소 골퍼의 자격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 그 이상 최선의 길은 없을 것이다.

즉 캐디도, 고객도, 골프장 사업자도 모두가 완벽한 프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남 탓만 하는 아마추어는 입이 열 개가 있어도 조용히만 있어준다면 우리 골프 산업은 급속도로 발전할 것이다.

바라건대 룰과 에티켓을 슬로건으로 삼고 있는 우리 골프장 업계만이라도 ‘내로남불’은 완벽하게 사라지기를 새해 첫날 기원해 본다.

 

 

안용태 대한골프전문인협회 이사장
안용태 대한골프전문인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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