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대중화 기여했다지만 지나친 오락 성격 일반 시청자 잘못된 편견 우려
골프 대중화 기여했다지만 지나친 오락 성격 일반 시청자 잘못된 편견 우려
  • 민경준
  • 승인 2022.01.24 10: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TV 골프예능 프로그램 이대로 좋은가

막말 조롱에 스윙 방해까지 골프에티켓 매너 실종
남여골퍼 성고정관념·과도한 PPL 등 시청자 불편
2021년 방송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 중 골프 예능은 40%에 달했다(이미지=각 방송사 캡처).
2021년 방송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 중 골프 예능은 40%에 달했다(이미지=각 방송사 캡처).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주목받은 스포츠 중 단연 돋보이는 종목은 ‘골프’다. 방역지침 등으로 실내에 많은 인원이 모일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자 소수가 즐길 수 있는 스크린골프와 넓은 야외에서 이뤄지는 골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처럼 골프가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자 유행에 민감한 방송가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골프 관련 프로그램을 내놨다.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모니터위원회는 지상파·종합편성채널에서 방송된 골프예능 중 TV조선 <골프왕>, JTBC <세리머니클럽>, MBN <그랜파:파일럿>, SBS <편먹고 공치리:시즌1>을 통해 골프예능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스포츠예능 중 ‘골프예능’ 40%

2021년 방송 스포츠예능은 총 20편. 이며 이중 골프예능은 40%(8편)에 달했다.

그밖에 스포츠예능은 축구 3편(15%), 야구 2편(10%)이고, 농구·태권도·레이싱·등산 예능도 각 1편씩 방송됐다.

하지만 많은 스포츠 중 특정 스포츠만 과하게 방송에 등장하는 것은 적절하진 않다.

최근 골프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가 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골프는 대다수에게 낯선 존재. 그래서인지 골프예능에는 골프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을 위한 용어 설명이 자주 등장했다.

<골프왕> <세리머니클럽> <그랜파:파일럿>은 자료화면을 이용해 경기 도중 등장하는 생소한 골프 용어를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했다. 반면 <편먹고 공치리:시즌1>은 용어를 설명하는 데 따로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남성 중심 골프예능

비즈니스 스포츠였던 골프가 이젠 성별과 관계없이 전 연령에 주목받게 됐다.

골프예능에 등장하는 출연자도 골프 대중화 추세처럼 연령, 성별과 관계없이 다양한지 살펴봤다.

골프예능 출연자 총 139명중 남성은 105명, 여성은 34명에 그쳤다. 골프가 성별 등에 구애받지 않고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임에도 골프예능 출연자 성비가 8:2라는 것은 편향적 섭외를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다양한 세대와 연령에서 골프가 주목받으며 나온 골프예능임에도 ‘골프는 나이든 남성 중심의 스포츠’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골프예능의 여성 프로 활용법

골프예능의 또 다른 특징은 여성 프로선수가 진행자로 출연한다는 점이다. 분석 대상 4개 프로그램 중 3개 방송에서 여성 프로선수가 진행자로 등장.

프로선수가 출연하지 않는 MBN <그랜파:파일럿>을 제외하면 SBS <편먹고 공치리:시즌1> 유현주 프로, JTBC <세리머니클럽> 박세리 프로, TV조선 <골프왕> 김미현 프로까지 모두 여성 프로선수가 진행하고 있다. 대다수 출연자는 남성이었지만, 진행자는 여성이다.

프로선수를 방송하는 방법에서도 성별 차가 있다. 예를 들면 남성 프로선수는 골프 중계에 등장하며 전문성을 드러냈지만, 여성 프로선수는 중계 시작과 끝에 피부를 관리하는 모습이 부각됐다.

골프 중계라는 동일한 목적으로 섭외한 인재지만 여성 프로는 성 고정관념에 갇힌 모습으로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골프예능 비매너 이대로 괜찮나

대부분 스포츠엔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지만, 스포츠 목적은 경쟁을 통해 승리를 쟁취하는 것만이 아니다.

공정한 규칙에 따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예의와 협동심, 나아가 패배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배우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골프는 매너와 에티켓을 그 어느 스포츠 종목 보다도 더욱 더 중요시하고 있다.

하지만 골프예능에서는 승부에 집착한 나머지 스포츠 매너에 어긋나거나 상대방 감정을 상하게 하는 말과 행동을 다수 찾아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출연자들은 샷을 하는 곳 근처에서 서성이거나 떠는 방식으로 스윙을 방해하거나 골프 경기에 지장을 주는 장면, 동반자에게 지나치게 말이 많고 여기저기에서 타박을 하는 모습, 상대방의 멘털을 흔들리게 할 수 있는 막말 등 부지기수로 많았다.

이처럼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조롱에 가까운 표현들은 재미를 떠나 보는 이도 민망해질 만큼 시청하기 불편했다.

따라서 무례한 장면을 지속해 방송한 제작진 의도 역시 과도하게 재미를 추구한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과도한 간접광고 시청자 피로감

골프예능엔 다양한 골프장의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장면이 매회 등장했다. 모든 골프예능은 헬리캠을 적극 활용해 높은 곳에서 골프장 전경이나 코스를 촬영하고, 골프장 홍보나 다름없는 방송을 이어갔는데 이런 경향은 특히 <세리머니클럽>에서 자주 목격됐다.

골프예능 마지막에 등장하는 협찬 고지를 통해 방송에 등장한 골프장은 쉽게 알아낼 수 있는데, 협찬 골프장 역시 특정 예능에 방송된 점을 내세우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골프장뿐만 아니라 골프예능에는 매회 수많은 PPL이 등장했다. <세리머니클럽> 6화에서는 자동차 회사 로고가 반복 노출됐다.

이밖에 거리측정기, 특정 음료, 골프웨어, 건강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이 노골적으로 방송에 등장했다.

다만 방송법은 간접광고를 허용하지만 “특정 상품, 서비스, 기업, 영업장소 또는 이와 관련된 명칭·상표·로고·슬로건·디자인 등을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특장점을 구체적으로 소개해서 광고효과를 주는 표현을 금지”하고 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7조(간접광고)에 따르면, 간접광고 상품 등 또는 간접광고 상품명 등을 과도하게 부각하고 반복 노출하며 구체적으로 소개해 시청 흐름을 방해하면 안 된다.

그러나 골프예능은 방송심의규정을 무시하듯 과도한 PPL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제품 광고는 반복적이며 과하게 강조됐고, 골프 홍보방송과 다름없다. 이같은 무분별한 간접광고 노출은 시청자에게 불편함과 피로감을 남기며, 골프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골프의 대중화는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때 가능하다. 하지만 여전히 골프는 대다수 국민에게는 값비싼 스포츠이며 골프 비용 역시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골프예능에 협찬한 골프장·골프용품의 홍보비는 결국 해당 업체의 마케팅 비용으로 전가될 것이다. 이처럼 늘어난 골프 비용은 결국 골프를 즐기는 골퍼들이 지불하게 될 것이다.

늘어난 골프 비용과 급증한 골프예능을 분리시켜 보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협찬을 등에 업고 늘어나는 골프예능이 오히려 골프 대중화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진 않을까.

‘시즌2’ 골프예능에 바란다

대중에게 다소 낯선 스포츠였던 골프를 예능 프로그램과 접목해 친숙도를 높인 방송사의 시도는 고무적이다.

이를 방증하듯 TV조선 <골프왕>은 5.5%, SBS <편먹고 공치리:시즌1>은 4.2%의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그러나 남성 중심 출연자 섭외와 과도한 PPL, 골프를 처음 접하는 시청자를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한 방송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상대방을 향한 도 넘은 비방과 과도한 승부욕을 재미 요소로 소비하는 방식도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다.

이번에 모니터한 골프예능 중 3편은 시즌1을 끝내고 시즌2를 방영중이다. 골프예능이 대중에게 골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건강한 웃음을 전달하기 위해선 앞서 지적한 문제가 개선돼야 할 것이다.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로 184 (엘지분당에클라트) 1차 1208호
  • 대표전화 : 031-706-7070
  • 팩스 : 031-706-707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현
  • 법인명 : (주)한국골프산업신문
  • 제호 : 골프산업신문
  • 등록번호 : 경기 다 50371
  • 등록일 : 2013-05-15
  • 발행일 : 2013-09-09
  • 발행인·편집인 : 이계윤
  • 골프산업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골프산업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lfin707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