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원 교수의 병주고 약주고 25] 전문가에게 병 진단을 의뢰하는 방법
[장석원 교수의 병주고 약주고 25] 전문가에게 병 진단을 의뢰하는 방법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22.02.1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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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전문가가 의뢰한 병원균 감염 크리핑 벤트그래스 식물체.
현장 전문가가 의뢰한 병원균 감염 크리핑 벤트그래스 식물체.

 

우리나라 골프장에서 잔디 병은 봄부터 가을까지 지역을 막론하고 어느 곳에서든 발생한다. 잔디 병 진단은 비정상(非正常) 증상의 원인을 밝히는 과정이다. 원인은 식물 자체가 될 수 있고 병원균이나 환경도 될 수 있다.

잔디관리자의 세심한 관찰력과 경험이 필요하다. 필요할 경우 전문가나 과학 기술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진단 전문가와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하기로 한다.

우리가 아팠을 때 병원에 가면 반드시 거치는 절차가 있다. 의사와 잠깐이라도 대화를 한다. 문진(問津)은 의사가 환자로부터 증상에 관한 정보를 얻는 과정이다. 의사는 환자와 문진이나 증상 관찰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얻었을 때 비로소 처방전을 발급한다. 의사는 환자로부터 얻은 정보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하면 혈액 채취와 같은 진단 절차나 정밀검사를 추가로 권유한다.

잔디 병도 마찬가지다. 현장에서 잔디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잔디관리자들은 지식과 경험을 통해서 진단한다. 그 증상 원인이 생물학적이든 비생물학적이든 진단이후에는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게 된다. 병원균이 유발한 병이라면 환경을 개선하거나 살균제를 살포한다. 부적당한 환경에 의한 증상이라면 환경을 개선한다.

잔디관리자들의 지식과 경험이 많더라도 그 진단이 늘 정확할 수는 없다. 갑자기 문제되는 돌발 병해도 많고, 몇 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병도 있다. 잔디는 다른 식물과 달리 매우 낮은 높이로 유지되기 때문에 그 종류에 관계없이 유사 증상이 빈번하다. 그래서 전문가조차 진단이 어려운 상황도 발생한다.

의사가 문진을 통해 환자의 문제 원인을 찾지 못할 때 정밀검사를 진행한다. 잔디관리자도 그 분야 전문가 힘을 빌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잔디 병 진단은 의사의 진단과정과 매우 닮았다. 하지만 잔디는 사람처럼 말을 하지 못한다. 대신에 잔디는 증상으로 설명한다. 그래서 잔디관리자는 전문가에게 좋은 시료를 보내야 한다. 여기서 좋은 시료란? 그 병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시료를 말한다. 시료가 신선해야 한다. 병의 초기와 후기 증상을 모두 갖고 있으면 최상이다.

이때 현장에서 찍은 병징, 주변 환경 사진을 첨부하는 것은 필수. 말 못하는 환자를 대신해 잔디관리자가 유선으로 전문가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정확한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전문가에게 시료를 보낼 때 진단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필수적이다. 잔디 종류나 품종과 같은 식물 이력, 토양 갱신 여부, 농약이나 비료 살포와 같은 관리 이력, 지난 1주일간의 기상 정보 등은 매우 유용하다.

전년도 어느 지점에서의 병 발생 기록이 있다면 누락해서는 안된다. 기록은 코스관리팀에서 별도 양식을 만들어 활용하면 정보 누락을 방지하고 위기가 왔을 때 빠르게 활용할 수 있다.

식물체 조사를 통해서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지 않을 경우에는 보다 정밀 분석이 필요할 수 있다. 잔디 자체의 생리적인 원인, 세균이나 바이러스 또는 토양 이상에 따른 문제는 아무리 전문가라 하더라도 보통은 육안이나 광학현미경 관찰로 해결할 수 없다.

식물체나 토양의 물리화학적 분석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때로는 분자생물학적 또는 혈청학적 분석 등과 같은 보다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종합검진인 셈이다. 2022년 골프장 잔디 건강을 위한 현장과 각 분야 전문가들의 매끄러운 협업을 기대해 본다.

 

장석원;농학박사. 한국골프대학교 교수(골프코스조경과). (사)한국잔디학회 부회장 및 학술위원장. 저서: 잔디학(공저). 네이버 블로그(알쓸 잔디 이야기)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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