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의 골프룰 더하기 인문학] ‘예측할 수 없는 재앙은 없다’는 하인리히 법칙과 골프
[정경조의 골프룰 더하기 인문학] ‘예측할 수 없는 재앙은 없다’는 하인리히 법칙과 골프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22.03.0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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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연초부터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로 안타까운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산업재해와 관련된 흥미로운 법칙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하인리히의 삼각형 또는 버드의 삼각형이라고도 알려진 ‘사고 삼각형’(Accident Triangle)이라는 산업재해 예방이론이다. 이 이론은 1931년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에 의해 처음 제안되었으며 이후 버드(Frank E. Bird)에 의해 확장됐다.

미국 한 여행보험 회사 관리자였던 하인리히는 7만5000건의 산업재해 분석결과를 토대로 지난 1931년 ‘산업재해예방’(Industrial Accident Prevention)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 책 내용에 따르면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했다면 그전에 29번의 작은 재해가 발생했고, 그와 같은 원인으로 부상 당할 뻔한 사건이 그 이전에 300번 정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 확률로 환산하면 대형 참사:경미한 부상:무상해 사고는 1:29:300 이라는 법칙이다.

즉,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힌 것이어서 흥미롭다. 다시 말해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것으로 산업현장에서의 재해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개인적 위기나 실패와 관련된 법칙으로 확장되어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법칙을 골프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첫째, 대형 참사는 2타 이상 손해를 보는 사고다. 한 홀에서 2오버파, 즉 더블보기 이상을 기록하는 상황으로 일단 티샷이 OB구역으로 가면 더블보기 이상이다.

직전 샷 지점에서 1벌타 후 다시 샷을 해야 하니(규칙18.2) 거리 손해는 물론이고 이미 내상이 심해서 멘탈도 기술도 안 되니 더블파가 아닌 더블보기면 최상의 결과다.

다른 하나는 그린에서의 쓰리퍼트다. 대다수 아마추어들이 레귤러온을 못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파4홀 3온 2퍼트면 보기지만 3퍼트면 더블보기다.

운이 없는 날 벙커에 볼이 박혀서 그대로 플레이할 수 없는 경우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하고 원래 볼이 있는 지점과 홀을 연결한 벙커 밖 후방선 상 한 지점 1클럽 거리 이내에서 구제를 받는 경우(규칙19.3b)에는 2벌타를 받기 때문에 이것도 대형 참사 중 하나다.

두 번째, 하인리히 법칙 ‘경미한 부상 29’가 골프에서는 한 타를 손해 보는 경우다. 페널티구역(규칙17.1d)은 2019 규칙개정 이후 일반구역과 똑같이 취급하지만 구제를 받기 위해서는 1벌타를 받아야 하고, 페널티구역과 동일한 구제절차를 갖는 언플레이어블 볼(규칙19.2)과 벙커 안에서의 언플레이어블 볼(규칙19.3a)도 1벌타 후 스트로크와 거리구제 또는 후방선 구제(1클럽 이내), 측면구제(2클럽 이내)를 받을 수 있다.

끝으로 300번의 무상해 사고지만 대형 참사를 끊임없이 예견하는 징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것은 기술적 부분과 멘탈적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기술적 부분은 샷을 위한 셋업과정에서 잘못된 그립이나 스탠스 그리고 얼라인먼트와 에이밍이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타깃 방향으로 발, 무릎, 어깨 등이 올바르게 정렬되지 않고, 목표조준이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벗어나면 샷을 잘 하고도 결과가 만족스러울 수 없다. 자신의 샷에 대한 불만족은 자신의 실력에 대한 의심이나 불신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참사를 예견할 수 있는 대단히 좋은 징후가 될 수 있다.

무상해 사고 멘탈부분은 동반자와 자신에 대한 마음가짐이다. 말 또는 입을 의미하는 일본어 ‘구찌’의 심리학적 원리는 인지언어학을 창시한 UC버클리의 교수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가 인지적 무의식의 일부인 ‘프레임’에 대해 기술한 책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를 읽어보면 알 수 있다.

누군가에게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말라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인간은 코끼리를 생각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오른쪽은 OB야’, ‘지난번에 볼이 이 연못에 빠졌었지’, ‘오늘 퍼팅이 다 짧네’, ‘이 친구는 장타자야’ 등등의 말을 듣는 순간 그 개미지옥에 빠져드는 것이다.

못 들었다면 다행이지만 일단 들었다면 그 프레임을 나만의 긍정 프레임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코끼리는 내가 좋아하는 예쁜 코끼리를, 오른쪽이 OB면 왼쪽으로 멋지게 날아가는 내 볼을 생각하면 된다.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KGA 홍보운영위원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KGA 홍보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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