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두 칼럼] 호주 한적한 골프클럽 의사 회원에 대한 추억
[하종두 칼럼] 호주 한적한 골프클럽 의사 회원에 대한 추억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22.05.1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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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20여년전 호주에서 골프클럽 총지배인을 지냈던 필자의 경험은 한국과 해외 골프산업 이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골프 문화의 차이가 클럽 운영과 관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는 골프 문화를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골퍼들이 생각하는 클럽 활용과 클럽 운영자들이 생각하는 골프 서비스는 각 나라별로 특징이 있다. 단순히 코스 형태와 클럽하우스 차이가 아니라 골프가 얼마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 그 차이에 따라 골프문화의 결도 다르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총지배인으로 있었던 호주 골프장 이름은 스프링스 골프클럽이다.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70km 떨어진 한적한 시골마을에 있다. 10여분만 나가면 지상낙원처럼 보이는 해변이 끝 없이 펼쳐져 있고, 또 여기서 수십 킬로미터를 운전하고 가면 호주에서 와인 산지로 가장 유명한 헌터벨리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문화 시설이 없었던 곳은 아니다. 호주에서도 가장 살기 좋다는 평이 있던 지역이라 쇼핑센터와 운동 시설이 인근에 다양하게 있었다. 특히 코스 옆이 국립공원이었고 인근 승마 코스는 국립공원을 마치 산책하듯이 돌아다닐 수 있어 인기가 좋았다.

해변에는 보트를 정박할 수 있는 집들이 많았다. 많은 공원과 의료 시설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 근교에는 많은 은퇴자 마을이 개발 되었다. 어떠한 시설들은 골프클럽을 갖추고 있는 곳도 많았다. 그 은퇴자들 중 상당수 골퍼들이 스프링스 골프클럽의 회원으로 가입해 필자와 다양한 추억을 쌓았던 것은 다시 한번 가질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회원이 있다. 골프클럽 주변에는 병원이 많아 그만큼 의사 회원이 상다수를 차지했다. 의사들은 거의 매일 우리 골프클럽 찾았다.

그들은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데, 클럽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쉽게 의사 회원인지 그렇지 않은지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의사회원들은 우선 아무리 더워도 긴팔 상의만 입는다. 더울 때에는 40도를 훌쩍 넘어서는 시드니 날씨지만, 그 때도 반드시 긴 팔 소매의 옷과 자외선 차단이 잘 되는 썬 글라스, 그리고 창이 긴 카우보이 모자를 쓰는 것이 그들의 특징이다.

하지만 하의는 바람이 잘 통하는 반바지를 입었다. 반바지 차림에 긴 소매, 그리고 큰 창을 가진 모자와 썬 글라스는 의사회원들의 기본적인 복장이다. 그리고 그들은 전동카트를 타지 않는다. 반드시 걸어서 18홀을 소화한다.

한번은 의사 회원에게 왜 꼭 그렇게 입고 골프를 하는지, 운동 중 덥지 않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회원의 대답은 피부암과 안암이 걱정되어 그러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은 암환자 중 가장 많은 암이 간암이나 위암이지만, 백인들 에게는 피부암이 가장 많다는 것이다.

특히 햇빛이 강한 호주에서는 검붉은 듯한 반점이 생기면 바로 피부암을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호주에 사는 동안 수 많은 TV 공익광고에서 안암을 경고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건강을 그 누구보다 잘아는 의사회원들은 같은 이유로 항상 같은 복장으로 다녔던 것이다.

그런 의사들이 총지배인인 필자에게 아주 신중하게 한국인 골퍼들의 특징에 대해서 물어본 기억이 있다. 한국 골퍼들은 특징이 있다는 것이다.

골프장에 올 때 자신 들처럼 긴 팔 옷을 입지는 않지만, 토시를 하고 썬 글라스도 잘 끼고, 썬 크림을 마치 팩처럼 두껍게 바른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건강을 생각하면서 왜 담배를 피는 건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은 태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이나 흡연도 하지 말아야 하는데 겉모양새만 보호하고 정작 몸에 해로운 담배를 즐기는 것을 보면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골프장에 갈 때, 두꺼운 썬 크림을 바르고 담배를 피는 골퍼들을 보면 그 때 생각에 헛웃음을 짓게 된다.

 

하종두 JDGA 대표
하종두 JDG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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