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에서 라이족토니아병은 가장 흔하면서 골칫거리다. 갈색퍼짐병을 일으키는 병원균 학명은 Rhizoctonia solani. Rhizoctonia(라이족토니아)는 뿌리(root)를 의미하는 그리스(Greek) 단어 ‘riza’가 어원이다.

학명(scientific name) 중 속명(genus name)을 나타내는 Rhizoctonia가 ‘뿌리를 죽이는’을 의미할 정도로 라이족토니아병은 잔디를 포함한 많은 식물과 작물에 뿌리 병을 일으킨다. 편식을 모르는 기주범위가 아주 넓은 병원균이다.

갈색퍼짐병은 들진디밭에서 만성병이다. 그 정도로 쉽지 않은 병이다. 병원균의 기주는 한국잔디류, 버뮤다그래스, 세인트 어거스틴그래스, 시쇼어 파스팔름 등과 같은 난지형 잔디이다.

한지형잔디에는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주로 식물의 지제부 이하를 공격한다. 물과 양분의 통로인 도관이 파괴되어 식물체가 죽게 된다. 들잔디밭에서는 가장 경계해야 할 병이다.

큰 병반 때문에 영명으로도 라지패치(large patch). 병반의 크기는 직경 약 0.6 m에서부터 6.0 m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보통 병반 직경은 1.8~2.4 m 정도.

병원균이 잔디에 병을 일으킬 수 있는 온도는 15~30℃이다. 하지만 감염에 가장 이상적 기상 조건은 상대습도가 90% 이상 높고 25~28℃ 전후의 공기 중 온도. 지온이 10~15℃가 되면 병원균 밀도가 높아지고 잔디를 감염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봄과 가을에 발생이 심하다. 늦봄에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거나 잔디의 회복이 빨라지면 병반은 빠르게 사라진다.

이 곰팡이는 잔디밭에서 균사 상태로 증식하고 병을 일으킨다. 병원균은 토양, 대취층, 병든 잔디 식물체, 살아있는 포복경이나 지하경 등에서 균사나 균핵으로 월동한다. 그래서 잔디의 주요 감염부위도 대취층에 묻혀있는 지제부 줄기이다.

갈색퍼짐병은 발생초기에 병반 가장자리가 황색 또는 밝은 오렌지색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병원균은 주로 지제부 줄기나 지제부 아래 관부를 침입하고 감염된 줄기는 수침상으로 물러서 죽기 때문에 쉽게 뽑힌다. 작은 힘으로도 줄기가 뽑히거나 끊어지는 것은 갈색퍼짐병 진단에 좋은 방법이다. 지제부 파괴는 양분과 물의 흐름을 차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줄기가 죽으니 당연히 잎이 마르고 식물체 전체가 죽는다.

시간이 경과하면 엽신의 아랫 부분에 갈색의 균사매트가 형성되기도 하면서 적갈색 내지는 암갈색의 병징이 보인다. 병원균이 지제부나 포복경을 감염하여 죽이기 때문에 다른 잎 발생 병보다 회복하는데 시일이 걸린다.

갈색퍼짐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병원균 서식 환경인 대취층을 잘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갱신작업을 통해 대취를 제거하면 병원균의 밀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병원균은 곰팡이이기 때문에 습도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식물체가 약해지지 않도록 질소시비와 관수시기를 조절하고 철저한 배수관리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육종된 들잔디 주요 품종의 저항성 차이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갈색퍼짐병 방제약제는 작물보호제지침서에 다수 등록되어 있다. 병원균은 주로 대취층에 서식하며 잔디의 지제부를 통하여 침입하므로 약제 살포시 약량은 매우 중요하다. 살포량이 부족하면 균체에 농약이 접촉되지 않고 침투량이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갈색퍼짐병은 토양병이므로 매년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에는 예방 처리하는 것이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