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의 골프룰 더하기 인문학] 지자요수(知者樂水) 인자요산(仁者樂山)이면 골퍼는?
[정경조의 골프룰 더하기 인문학] 지자요수(知者樂水) 인자요산(仁者樂山)이면 골퍼는?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22.08.0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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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지자요수(知者樂水) 인자요산(仁者樂山)이라는 말은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는 뜻이다.

흘러가는 물은 지형과 주변 환경에 따라 흐르고,산은 변함없는 모습 그대로 묵묵히 제자리를 지킨다. 여기서 지자(知者)는 사물의 이해득실을 냉철하게 판단하며,물처럼 시간과 공간에 따라 유연한 입장을 취하는 사람이다.

반면 인자(仁者)는 이상적이고, 산처럼 항상 그 자리에서 모든 것들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용서하며, 만물과 더불어 동고동락하는 성인(聖人) 같은 덕성을 지닌 사람을 말한다.

2022년 7월 제150회 디 오픈 챔피언십이 열렸던 세인트앤드루스(St. Andrews) 골프장은 바다와 인접해 있는 링크스코스다. 이름에 성인을 의미하는 ‘세인트(Saint)’를 쓰고 있는데, 세인트 앤드루스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사람인 안드레(Andrew)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골프장은 물을 좋아하는 지자의 냉철한 현실 판단력과 성인의 덕성을 지닌 인자의 평정심을 모두 갖춰야만 정복할 수 있는 코스다.

이 두 가지 특성을 조화시킨 캐머런 스미스(호주)가 역사에 남을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제150회 디 오픈 우승컵(클라레저그)의 주인공이 됐다.

골프 역사 초기 스코틀랜드 해안가에서 발달된 골프코스는 링크스(Links)다. 링크스는 해안가 모래 언덕을 의미한다. 이 지역은 일반적으로 농사를 짓기에는 부적합하지만 다양한 풀이 잘 자랄 수 있는 모래 토양이 특징이다. 모래 토양은 배수가 매우 잘 되어 지면을 견고하게 유지하므로 골프 코스에 이상적이다. 그래서 단단한 잔디밭 표면은 볼이 훨씬 더 멀리 굴러간다.

링크스 코스에서는 일반적으로 미국식의 크고 넓은 벙커와 달리 좁고 깊은 항아리 벙커(pot bunker)가 특징이다. 나무가 거의 없고 해안가에 있기 때문에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진정한 링크스코스는 대부분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및 영국에서 찾을 수 있는데,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 프레스트윅, 로열 트룬, 노스베릭, 라힌치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링크스와는 다른 유형의 파크랜드(Parkland) 코스를 더 많이 볼 수 있다. 파크랜드 코스는 내륙에 조성되는데, 나무가 많아 마치 공원에서 골프를 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런 유형 코스는 벙커, 연못, 러프등이 잘 손질되어 있는데 그만큼 유지관리 노력과 비용이 많이 든다. 그 대표적 코스가 바로 미국의 오거스타 내셔널이다.

링크스와 파크랜드를 결합한 형태는 히스랜드(Heathland) 코스라고 한다. 관목이 무성한 황야지대에 조성되며, 지형 기복이 심하고 모래 토양도 링크스와 유사하다. 영국 최고의 히스랜드 코스는 써닝데일GC와 워킹GC다.

또 놀라울 정도로 모래가 많아 골프를 즐기기에 적합한 호주의 샌드벨트 지역 같은 곳은 샌드벨트(Sandbelt) 코스라고 한다. 이 유형은 기복이 심한 그린과 단단한 그라운드가 특징으로 로열 멜버른GC등을 꼽을 수 있다.

지형 특징과는 무관하게 골프 대회 개최를 주목적으로 설계된 코스를 ‘스타디움/챔피언십(Stadium/Championship)’ 코스라고 한다. 그런데 일반 골프장들이 ‘챔피언십 코스’라고 말하는 것은 전장이 비교적 긴 18홀 코스라는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 단순 홍보용이다.

TPC(Tournament Players Club)라고 하는 것은 PGA투어 경기를 위해 갤러리 동선과 중계방송 등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코스다. PGA투어가 매년 The Players Championship을 개최하는 TPC소우그래스가 가장 유명한 스타디움 코스다.

공자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평범한 이치를 ‘지자요수 인자요산’이라 말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인자가 지자를 이긴다는 말이지만,요수(樂水)와 요산(樂山)을 두루 포용하는 도(道), 즉 인(仁)의 사상인 사랑을 강조했다.

어떤 코스에서 플레이를 하든 골퍼는 볼이 놓인 상황에 맞는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는 냉철한 지자, 그리고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결과를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인자의 덕목을 겸비해야 좋은 골퍼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골프와 동반자를 사랑할 줄 알아야만 진정한 고수가 될 수 있다. 요수요산하며 골프를 즐기지 못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좇는 요리(樂利) 골퍼는 아무도 찾지 않는 요망(妖妄)한 골퍼가 될 뿐이다.

 

 

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KGA 홍보운영위원
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KGA 홍보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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