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의 골프룰 더하기 인문학] 골퍼 개인 기본권과 협회의 이해가 대립된다면?
[정경조의 골프룰 더하기 인문학] 골퍼 개인 기본권과 협회의 이해가 대립된다면?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22.10.3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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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가 홈페이지에 ‘비공인 해외투어 참가 관련 안내’(09.16.)라는 제목으로 최근 개최된 LPGA 주관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협회의 공인을 받지 못한 대회로 분류되어 LPGA투어 시드권자가 아닌 경우, 출전할 수 없음을 공지해 논란이 되고 있다.

협회는 이를 어기면 상벌분과위원회 ‘제3장 징계’ 규정(2021.01.26. 제1차 이사회 의결사항)에 근거해 최대 10개 대회까지 출장정지와 병행하여 범칙금(10만원~최대 1억원)이 부과될 수 있음을 알렸다.

우리나라 헌법 제15조에서는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하여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자기가 원하는 바에 따라 어떤 직업이라도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하며, 직업을 결정하는 자유뿐만 아니라 그 직업에 종사하는 자유, 즉 영업의 자유(직업의 수행이나 경영의 자유)도 그 안에 포함된다. 직업선택의 자유는 언론, 출판, 집회, 종교의 자유와 함께 국민의 자유권적 기본권으로서 직업선택의 자유가 갖는 법적 성격은 경제적 활동에 대한 자유권이다.

그렇다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보다는 KH그룹 IHQ 칸배 여자오픈, 그리고 본 대회에 참여하는 다수의 회원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KLPGA 주장은 일정한 정책을 실시하기 위한 목적에서 제한하는 경우로 봐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가 따져봐야 할 것은 협회가 투어 기간 중 소속 선수들의 해외 경기참가를 연간 3회로 제한하는 것이 다수회원들의 이익을 위한 정책인가이다.

협회측은 “KLPGA투어 대회가 더 활성화되어 수많은 스타 선수들이 탄생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신설된 규정”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 선수들, 특히 대부분의 상위권 선수들 목표는 국내 투어를 뛰면서도 미국이나 일본 여자프로골프투어를 뛸 수 있는 시드권을 획득하는 것이다.

국내 여자프로선수들이 LPGA Q스쿨을 거치지 않고 미국 투어에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국내에서 열리는 LPGA 대회 우승이다. 현재 세계 랭킹 1위인 고진영 선수도 2017 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으로 2018시즌 LPGA투어에 진출할 수 있었다.

LPGA는 2003년 나인브릿지 클래식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해마다 대회를 열었고,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BMW 챔피언십으로 이어졌다. 국내에서 열리는 LPGA 대회에는 KLPGA 상위 12명과 초청 선수 몇몇이 참가하다가 2019년부터는 30명으로 늘어났다.

2019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는 LPGA 선수 50명과 KLPGA 선수 30명이 참가했고, 코로나 영향으로 2년 만에 열린 2021년 대회 때에는 LPGA 출신 50명과 KLPGA 출신 30명 그리고 대회 초청선수 4명 등 84명이 출전했다. 이렇게 많은 협회 소속 선수들이 참가해 미국 투어 진출 기회를 잡을 수도 있는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국내 투어를 활성화시키고 스타 선수를 발굴하는 방법일까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KLPGA가 지금처럼 세계최강의 자리에 올라 인기를 누리게 된 것은 LPGA투어 25승으로 한국 선수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박세리 선수의 1998년 US오픈 우승 때문이다. 그 후 박인비, 신지애, 박성현, 장하나, 고진영으로 이어지는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이 국내 여자프로골프의 활성화로 이어졌던것이다.

LPGA투어 중계권자인 JTBC골프와 KLPGA투어 중계권자인 SBS골프와의 갈등이 결국 LPGA와 KLPGA가 같은 기간 각 각의 대회를 열게 했다는 뒷얘기는 차치하고라도 KLPGA가 소속 선수들의 BMW 챔피언십 출전을 막은 것은 국내 프로골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KLPGA의 자국 투어 보호를 위한 결정과 선수 개인의 기본권이 충돌한다면 그 규정은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차라리 일정 수 이상 국내 대회 출전 기준을 충족하면 해외 대회 참가 횟수를 제한하지 않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대회장으로 발길을 돌릴 것인가는 협회나 선수가 아닌 갤러리, 즉 골퍼들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폐쇄적인 운영으로 논란이 계속된다면 결국 골퍼들의 외면을 받게 되는, 소속 선수들의 이익을 외면하는 그들만의 협회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KGA 홍보운영위원.
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KGA 홍보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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