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에겐 최악의 선물···설계가들에겐 전략적 요소
골퍼들에겐 최악의 선물···설계가들에겐 전략적 요소
  • 이주현
  • 승인 2023.02.17 0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OB는 골프코스에서 어떤 의미인가? (상)
OB는 골퍼에게 최악의 선고이나, 코스설계가들은 전략적 요소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OB는 골퍼에게 최악의 선고이나, 코스설계가들은 전략적 요소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아웃 오브 바운즈’ 즉 OB는 골프 플레이중 듣는 가장 최악의 말이다. OB와 비교해 볼 때 폰드, 덤불, 딥러프에 볼을 잃는 것은 애들 장난이다. 경계를 벗어났음을 알리는 하얀 말뚝은 골퍼가 가장 싫어하는 적이다.

그러나 코스설계가들에겐 전략적 요소로 오랫동안 활용될 만큼 매력적인 것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코스의 어떤 홀들은 OB로 인해 명성을 얻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날 여러 문제로 인해 OB를 활용하기 어려워진 것도 사실이다.

코스설계에 있어 OB의 의미와 유명한 홀들을 살펴보고, 오늘날 코스설계가들의 OB에 대한 생각을 GCA가 모아 정리했다.

사실 OB가 다른 해저드보다 더 나쁘다는 근본적인 이유는 없다. 실제로 OB 라인에 떨어진 위치에 따라 적어도 볼을 회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일반적으로 페널티에어리어(워터해저드)에선 불가능하며 헤비러프나 덤불 같은 곳에서도 자주 발생한다.

문제는 볼 찾기가 아니라 벌타와 악명 높은 스트로크와 거리(stroke and distance, 직전 스트로크 지점으로 되돌아가서 플레이)다.

스트로크와 거리는 사실상 2벌타다. 1벌타를 받고 시작한 곳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다른 해저드와 얽히면 보통 볼이 떨어진 위치에 상당히 가깝게 드롭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 번의 페널티 샷은 짜증나지만, 샷은 샷이다. 적당한 스킬이나 상대방의 실수가 있으면 된다. 1타를 잃는 것은 짜증나는 일이나 치명적인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투 스트로크는 다르다. 경기에서 OB는 거의 확실하게 홀을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1754년 세인트앤드루스 규칙에서 로스트 볼에 대한 벌칙으로 스트로크와 거리가 처음 등장했다. 그러나 그 규칙은 2세기 동안 여러 번 바뀌었고, 1952년에 R&A는 코스를 벗어난 샷에 대한 페널티로 스트로크와 거리를 결정했다. 그러나 오래된 코스가 조성될 때 OB에 대한 페널티가 오늘날만큼 가혹하지 않았다는 점에 유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전에는 OB를 전략적 해저드로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진 않았으나 알려지지 않은 것까진 아니었다. 골프에서 가장 유명한 홀 중 일부는 OB 라인을 포함하고, 일부 골퍼는 전략적 딜레마에 빠지기도 한다.

세인트앤드루스의 로드홀(17번홀)을 생각해보면 명확하다. 오래된 철도 창고와 예전 역장의 정원(현재 올드코스호텔의 일부)을 넘어 블라인드 드라이브샷을 해야 하고, 길 위에 자리 잡고 깊은 폿벙커로 보호되는 잔인하게 어려운 그린으로 유명하다.

골퍼가 충분히 용감하거나 운이 좋아서 드라이브샷을 페어웨이 오른쪽의 OB 벽 가까이에 놓을 수 있다면, 특히 벙커에 의해 단단히 방어되고 있는 백핀으로 어프로치하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드라이브샷이 블라인드이기 때문에 이를 시도하려면 용감하고 무모한 플레이가 필요하다. 그러나 행운은 용감한 자를 편애한다고 한다.

로열리버풀은 OB로 유명한 코스다. 전통적인 오프닝 홀(현재 3번째로 플레이됨)은 연습장을 둘러싸고 있는 잔디벽 위로 드라이브하는 것이 특징이며, 잔디벽에 가까운 선호되는 전략적 라인이다.

9번홀(전통적으론 7번홀)은 오늘날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 파3지만, 예전에는 그린의 왼쪽 엣지까지 OB였다. 로열홀로 알려진 이전 17번홀(현재 1번홀)은 해리 콜트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로, 원래는 스탠리로드 바로 맞은편에 그린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관중을 주위로 모으는 것이 불가능했기에, 그린은 디오픈 개최를 위해 옮겨져야만 했다.

마찬가지로 카누스티골프링스에서 ‘호건의 골목’으로 유명한 6번홀(파5)은 1953년 이곳에서 우승한 벤 호건이 했던 것처럼 대담한 플레이어와, OB 라인과 중앙 벙커 왼쪽에 가까운 왼쪽 지점에 드라이브샷이 착지해야 명확한 이점을 제공한다.

워킹GC의 유명한 4번홀은 철로 형태의 코스 경계는 홀의 오른쪽과 그린으로 향하는 직선적이고 개방된 라인을 정의하며, 존 로우와 스튜어트 페이튼이 만든 중앙 벙커는 골퍼에게 어디로 플레이할지에 대한 명확한 선택권을 준다(오늘날 더 나아진 드라이브 비거리를 가진 골퍼에겐 영향력이 약간 줄었지만).

이 코스의 컨설팅을 맡고 있는 코스설계가 팀 롭은 “워킹의 4번홀은 오랫동안 전략적 골프설계의 탄생으로 여겨져 왔다”며 “그린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영리하게 기울어져 중앙 벙커 오른쪽에서 플레이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골퍼는 그린에 쉽게 어프로치할 수 있는 보상을 받는다. 전략적 코스설계의 역사에서 이 중요한 홀은 매우 지능적이지만 단순한 전략적 도전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윈리포레스트GC의 길 위로 해리 콜트는 코스 경계에 가까운 왼쪽으로부터 어프로치를 선호하도록 1번홀을 설계했고, 그 위에는 클럽 설립자인 알렉산더 데이비가 직접 지은 집이 있었다.

그린을 보호하는 벙커의 정렬은 콜트가 울타리에 가깝게 어프로치하는 것이 최선의 라인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안타깝게도 클럽은 볼이 소유지에서 벗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벙커를 만들고 왼쪽 러프를 키워 콜트의 전략적 선택을 없애야 했다.

이는 요즘 시대에 OB의 전략적 활용에 대한 문제를 보여준다. 골퍼들이 OB와 꼬이는 상황에 대한 페널티를 감수할 준비가 돼 있어도(실제론 대부분 그렇지 않지만) 골프장은 그렇게 하도록 요구할 여유가 없다.

볼이 경계선을 넘어 날아가서 이웃이나 행인을 치는 위험과 그 결과로 비용이 많이 드는 법적 조치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지지하기엔 너무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로 184 (엘지분당에클라트) 1차 1208호
  • 대표전화 : 031-706-7070
  • 팩스 : 031-706-707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현
  • 법인명 : (주)한국골프산업신문
  • 제호 : 골프산업신문
  • 등록번호 : 경기 다 50371
  • 등록일 : 2013-05-15
  • 발행일 : 2013-09-09
  • 발행인·편집인 : 이계윤
  • 골프산업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골프산업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lfin707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