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관리자가 사용할 제품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당연히 현재 코스잔디에 가장 이로움을 주는 것이겠으나, 좀더 세밀한 검증 기준이 필요하다. 기존 작물보호제는 오랫동안 노하우가 쌓였을지라도 토양개량제나 생물촉진제와 같이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제품들은 넉넉하지 못한 자료나 공급업체의 설명에 의존하게 되기도 한다.

코스관리를 위한 다양한 제품이 있지만, 좋은 제품을 고르기 위해 공통적으로 물어야 할 것들이 있다. 조지아대학 작물·토양학 교수인 로버트 캐로우 박사는 GCM을 통해 토양개량제를 중심으로 잔디 제품을 평가할 때 답해야 할 8가지 질문을 정리했다.

❶ 현 상황에 꼭 필요한 제품인가?

코스관리자는 잔디 생육을 방해하는 주요 문제 인식에 능숙해야 하며, 이를 해결할 관리관행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토양의 미세한 질감 또는 거친 질감 등 특정 토양의 물리적 문제는 관리관행 선택 전 결정돼야 한다. 따라서 특정 상황에서 특정 제품이 필요한지 여부는 제품이 잠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적절하게 식별하는데 달려있다.

때로는 토양-잔디 시스템이 이미 풍부한 물질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투입된 토양개량제가 잠재적으로 유용한 화합물을 추가한다. 이때 제품 사용에 대한 필요성이나 기대되는 이점은 없다고 봐야 한다.

즉 영양분이나 부식산, 토양미생물, 식물호르몬 등이 이미 충분한 상태에서 제품 투입으로 이들 물질이 추가로 생산된다 해도 이것이 식물을 더 이롭게 한다고 보긴 어렵다는 것. 따라서 투입될 제품은 토양이나 잔디에 발생한 문제 원인이 무엇의 부족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게 결정돼야 한다.

❷ 독립적 테스트 결과가 있는가?

각 제품은 저마다 내세우는 유효한 효과가 있으나, 모든 제품에서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할 순 없다.

때문에 살균제, 살충제, 제초제나 일부 비료, 종자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제품은 제조사·공급사의 주장, 사용 후기, 개인평가, 대학 또는 상업실험실 독립 테스트 등 다른 소스에 의존해야 한다.

현재 업계에서 독립적 평가 없이 많은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는 코스관리자가 제품 구매 전 테스트 결과 비요청, 제조·공급사들의 제품 평가 투자 미비, 테스트 결과에 대한 신뢰도 하락 등이 겹쳐진 결과로 보인다.

결국 모든 제품에 대해 법적으로 효과에 관한 근거를 강제하지 않는 한, 구매자가 근거를 요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여기서 또 다시 고려해야 할 점은 제조·공급사가 제시하는 자료는 그들의 자체 테스트거나 제3자에 자금을 대 이뤄진 것이다. 이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장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구매자(코스관리자)는 테스트 결과의 부분 데이터가 아닌 전체 보고서 내용과 테스트를 수행한 기관(또는 연구자)을 요구하는 것이 현명하다.

❸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코스관리자는 효율성이 매우 높은 제품을 선호한다. 이러한 제품에는 살균제, 제초제, 속효성 비료 등이 있다.

많은 제품이 ‘병 억제’ ‘대취 감소’ ‘뿌리 강화’ 등의 말로 효과를 설명한다. 이는 언뜻 보면 효과가 큰 것 같지만 실제론 작을 수 있다. 따라서 코스관리자는 ‘얼마나 효과가 큰가?’라고 물어야 한다.

예를 들어 대취를 줄일 수 있는 물질에 대한 연구에서 처리 2년 후 4% 감소했다는 결과를 봤다. 이 제품이 ‘대취 감소’라는 표현을 쓸 순 있으나, 구매자가 생각하는 대취 감소가 4%일까?

또 다양한 유기체에 의한 병 억제 연구에선 일부 10~30%의 병 활동 감소가 관찰됐으나, 이는 적절한 방제 수준(일반적인 작물보호제는 90% 이상의 방제가를 가짐)과는 거리가 멀다.

사실상 토양에 적용되는 거의 모든 물질은 토양 특성 또는 잔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효과 여부가 아니라 효과 크기와 긍정·부정적인지 물어야 한다. 토양개량제에서 ‘토양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와 같은 설명은 많은 제품에서 볼 수 있으나, 극적이고 중요한 효과를 갖는 제품은 훨씬 적었다.

❹ 일관된 결과를 제공하는가?

코스관리자는 종종 일관된 결과를 제공한다고 주장하는 제품을 사용하지만, 모든 제품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앞선 유기체에 의한 병 억제 연구에서 병 방제 효과는 불규칙했으며, 한 물질에서 방제, 효과 없음, 특정 질병 강화 등 다른 결과가 발생했다. 이는 처리 시기부터 토양 환경(온도, 수분, pH, 산소농도, 영양 공급원, 경쟁 유기체 등)까지 다양한 요인에 영향 받기 때문이다.

즉 일부 제품에서 주장하는 효과는 특정 이상적인 조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론적 효과를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이상적이거나 통제된 상황에서 효과가 좋은 제품이 실제 현장 조건에선 훨씬 덜 일관적일 수 있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 토양 구조를 향상시키고 답압을 줄인다고 알려진 조류 기반 토양개량제가 트래픽이 많은 코스 현장에선 유익한 효과를 보이지 못했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❺ 효과 기간은 어떤가?

제품의 효과가 나타나는 기간은 단순히 길고 짧음을 보지 않고 제품이 주장하는 내용대로 유효하게 유지되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 역시 다양한 변수에 의해 바뀔 수 있다. 제품이 주장하는 기간은 이상적 환경에서 최대치일 것이며, 투입된 다른 물질에 의해 제품 유효성분이 죽거나, 토양·대취 환경의 악영향에 의해 빠르게 감소할 수 있다.

❻ 더 나은 대안이 있는가?

코스관리자는 잔디 생육을 방해하는 문제를 정확히 식별할 수 있고, 문제 해결을 위한 몇 가지 대안 중 선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는 추가적인 효과를 기대하거나 사용 중인 제품을 더 나은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즉 새 제품이 기존보다 더 나은 대안이 될 때다.

새 제품이 대안이 된다는 판단은 제품 성능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있어 기존 및 다른 제품과 적절하게 비료할 수 있을 때 성립한다. 코스관리자가 제품의 효과를 자신 있게 예측할 수 없다면 최상의 대안이 아니라 봐야 한다.

❼ 혜택이 비용을 정당화하는가?

비용 대비 혜택 비교는 개별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비용에는 돈 뿐만 아니라 시간, 노동력, 개인 선택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측되거나 기대되는 혜택은 의사결정 과정의 일부로 나온 것이다. 따라서 제품이 비용이 많이 드는데 기대되는 결과를 뒷받침할 데이터가 제한적이거나 없는 경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❽ 시험 포장에서 사용해 봐야 하는가?

앞선 7가지 질문을 한 뒤에도 의문이 남았지만 여전히 제품에 관심이 있다면 시험 포장에서 테스트를 할 수 있다.

유효한 정보를 얻으려면 비처리구 및 적어도 하나 이상의 다른 제품 처리구 등으로 이뤄진 대조군을 만들어야 한다.

비교 없이 단순히 제품을 테스트하는 것은 오해를 낳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처리 후 좋은 날씨나 적절한 비는 제품과 관련 없이 잔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