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설계가 ‘찬성’·용품사 ‘반대’···선수 불만 많지만 일부는 환영
코스설계가 ‘찬성’·용품사 ‘반대’···선수 불만 많지만 일부는 환영
  • 이주현
  • 승인 2023.04.21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A·USGA 골프볼 제한 논란
골프 규칙과 장비 규정을 책임지는 R&A와 USGA는 15일 공동 성명을 통해 프로 대회에서 선수들이 사용하는 골프 볼 성능을 제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거리가 늘면 변별력을 위해 골프코스가 길어져야 하고, 그러면 더 많은 부지·비용·장비·자재도 증가해 환경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다. 이와 관련 골프용품사, 프로선수, 투어단체, 코스설계가 등이 의견을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제한이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골프 규칙과 장비 규정을 책임지는 R&A와 USGA는 15일 공동 성명을 통해 프로 대회에서 선수들이 사용하는 골프 볼 성능을 제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거리가 늘면 변별력을 위해 골프코스가 길어져야 하고, 그러면 더 많은 부지·비용·장비·자재도 증가해 환경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다. 이와 관련 골프용품사, 프로선수, 투어단체, 코스설계가 등이 의견을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제한이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세계 골프규칙과 장비규정을 관장하는 R&A와 USGA가 최근 프로대회에서 골프볼 성능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골프계에 큰 파장이 일었다.

지속적인 비거리 증가로 경기가 단조로워 지고 코스 전장 증가와 이에 따른 자원투입 및 환경영향 문제 등 조치 근거는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이 실효성이 있는지,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자칫 골프의 재미를 떨어뜨릴 수 있는 등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골프용품사, 프로선수, 투어단체, 코스설계가 등이 의견을 표명하고 있으며 당장은 영향이 없는 아마추어 골퍼들도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골프용품사

바뀌는 규정에 대해 용품사들은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분명히 했다. 프로대회에서 제약이 걸린 골프볼이 적용되면, 볼 제조사는 프로선수와 아마추어 골퍼용 볼을 따로 개발해 만들어야 한다.

골프볼 최대 제조사인 아쿠쉬네트(타이틀리스트 모회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솔루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쿠쉬네트는 “통일된 규정 세트에 따라 경기하는 것은 게임 매력의 필수”라며 “통일은 경기에 있어 강력하고 긍정적 힘이며, 우리는 장비의 분기가 골프의 장기적 웰빙에 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브리지스톤도 성명을 통해 “골프는 상당한 성장 단계를 누리고 있으며 그 어느 때보다 인기가 높다”며 “우리는 제안된 규칙 변경이 우리 게임에 대한 수백만명의 새로운 참여자들의 열정을 혼란스럽게 하고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테일러메이드는 “이번 규칙 변경은 골프에 분기점을 가져올 것”이라며 “우리는 골프의 매력 중 상당 부분이 ‘나도 그렇게 할 수 있다’라는 것이라 생각한다. 프로와 같은 장비를 사용하면 자신이 얼마나 재능이 있는지 더 정확하게 느낄 수 있다. 그들과 같은 코스를 뛰고 같은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우리가 이 스포츠를 사랑하는 이유의 일부”라고 말했다.

캘러웨이는 간단한 성명으로 “제공된 정보와 제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구체적 입장을 자제했다.

선수

투어프로 선수들은 이번 조치에 골프볼 제조사와 함께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이미 여러 유명 선수들이 입장을 밝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존 최장타자 중 한명인 브라이언 디셈보는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완전 반대의 1000배라고 말할 수 있다면 내가 그렇다”고 말했다. 또 “더 멀리 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우리 선수들에게 큰 핸디캡이다. 모두가 더 멀리 치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하는 이유 중 일부이자 좋아하지 않는 이유 중 일부”라고 덧붙였다.

저스틴 토마스는 “너무 나쁜 일이며 매우 이기적인 결정”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협회는 그렇게 주장하지만 골프 개선을 위한 것이 아닌 일을 하는 것 같다. 존재하지 않는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셈”이라며 “아마추어 골퍼도 프로와 같은 장비로 경기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다. 그러나 협회는 ‘프로는 이렇게 경기하고 아마추어는 이렇게 경기하라’는 식으로 원하는 것 같은데, 그게 골프에 어떻게 더 좋은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버바 왓슨은 “농구선수가 50득점을 하거나 야구선수가 3홈런을 치거나 미식축구선수가 7터치다운을 하면 환호를 받는 반면, 프로골퍼가 3일 연속 10언더파를 치면 화가 나고 방식을 바꾸려한다”며 “우리는 항상 더 나은 경기를 하고 더 많은 업적을 달성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모든 프로선수들이 반대할 것 같은 제안에 의외로 지지 의사를 밝힌 선수도 있다. 최장타자이자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인 로리 맥길로이다.

그는 “엘리트 레벨을 위한 경기가 정말 좋다”며 “레크리에이션 골퍼를 건드리지 않는 이 제안에 기쁘다. 동료들 사이에서 정말 인기 없는 의견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나, 누가 최고의 선수인지 좀 더 쉽게 식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골프가 기술 발전으로부터 보호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혁신은 모든 스포츠의 일부이며 모든 산업의 일부지만, 그 혁신이 골프의 발자취를 넘어설 때마다 문제가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비거리의 지속적인 증가로 일부 짧은 대회코스가 투어에서 퇴출되는 등 ‘과거의 유산’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로 해석된다.

당대 최고의 선수이자 코스설계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도 지지했다. 그는 “우리는 충분한 코스를 만들 수 없다. 선수들의 운동 능력은 더 향상될 것이며, 빠른 조치가 있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즈는 또 “내가 투어에 처음 출전할 때 평균 티샷은 280야드였으나 지금은 320야드를 치고 있다. 모든 코스가 오거스타내셔널처럼 홀을 뒤로 옮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장타를 보는 것은 신나는 일이지만, 그것이 선수에게 도전이 되고 가운데로 볼을 치고 샷을 제어할 수 있는 선수를 구분할 수 있게 하는가?”고 덧붙였다.

투어단체

프로대회를 관장하는 투어단체 중 가장 영향을 받을 PGA투어는 찬반 의견보다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PGA투어는 “우리는 비거리 주제를 포함한 다양한 이니셔티브에 대해 R&A, USGA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이번 제안과 관련해 자체적인 광범위한 독립적 분석을 계속할 것이며 회원 및 업계 파트너와 함께 두 협회와 협력해 제안을 평가하고 피드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골프볼 제한 방침은 남자 프로대회에 한정된 것으로 상대적으로 비거리가 짧은 여자 프로대회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일정대로 2026년 이 제한이 적용되더라도 여자 프로대회는 지금과 같은 볼을 사용할 수 있다.

한편 R&A와 USGA는 “모든 제조사의 제안과 잠재적 영향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창구를 제공했다”며 “우리는 당신(골프인)이 대화에 참여하고 두 협회에 대한 피드백에 참여할 것을 초대한다”고 밝히며 설문조사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코스설계가

코스설계가들은 오랫동안 비거리 증가에 따른 설계 문제로 고민해왔다. 설계할 코스의 전장과 부지는 무한으로 늘어날 수 있는 게 아니므로 코스설계가들은 이번 조치를 반기는 분위기다.

EIGCA(유럽 코스설계가협회)는 빠르게 지지 입장을 내놨다. EIGCA 팁 롭 회장은 “이번 제안을 환영하고 지지한다. 비거리를 줄이면 코스가 짧아져 더 빨리 경기하고 유지관리 비용이 낮아지며 의도된 설계 전략을 유지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해 회원들과 논의하고 R&A·USGA에 의견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러 코스설계가들도 긍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 마이크 클레이튼은 “이제 때가 됐다. 전 세계 훌륭한 챔피언십 코스는 현대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한계까지 확장됐다. 황금기 설계가들의 의도를 복구하기 위한 행동은 진작부터 이뤄졌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론 프리처드는 “수십 년간 끌어온 일을 두 협회가 훌륭한 코스 성격과 도전을 재정립하려는 노력은 매우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애드리안 스티프는 “어떤 코스는 필요하고 다른 코스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엘리트 골퍼 수준에서 좋은 시작이지만, 그리 길지 않은 훌륭한 코스 중 일부는 설계 의도를 복원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로 184 (엘지분당에클라트) 1차 1208호
  • 대표전화 : 031-706-7070
  • 팩스 : 031-706-707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현
  • 법인명 : (주)한국골프산업신문
  • 제호 : 골프산업신문
  • 등록번호 : 경기 다 50371
  • 등록일 : 2013-05-15
  • 발행일 : 2013-09-09
  • 발행인·편집인 : 이계윤
  • 골프산업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골프산업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lfin707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