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코스 낭만 말하기엔 부족했고 빠르고 단순해야만 했던 시대
골프코스 낭만 말하기엔 부족했고 빠르고 단순해야만 했던 시대
  • 이주현
  • 승인 2023.06.21 0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엇이 골프코스 설계의 암흑기를 만들었나
1950~70년대, 일명 '골프장 건설의 암흑기'로 불리는 시대에 만들어진 코스는 현대 코스설계의 가능성과 한계를 모두 제시한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1950~70년대, 일명 '골프장 건설의 암흑기'로 불리는 시대에 만들어진 코스는 현대 코스설계의 가능성과 한계를 모두 제시한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골프코스 건설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는 시대는 산업적으로는 발전이라 할 수 있으나, 이면으로는 설계의 암흑기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그러한 면이 있듯이, 미국도 2차 대전 이후 우후죽순으로 골프장 개발이 이뤄지는 사이 설계는 단순해지고 획일화됐다. 그러나 이는 누군가의 잘못이라기 보단 시대가 그러한 방향으로 코스설계를 이끈 면이 있다.

베테랑 골프저널리스트 브래들리 클라인 박사는 GCI를 통해 1910~30년대 클래식 코스 황금기, 1950~70년대의 암흑기, 1980년대 이후 현대의 코스설계를 잇고 왜 당시 설계가 그렇게 흘러갔는지 진단했다.

필자는 골프위크매거진에서 20년 이상 일하면서, 제2차 대전 이후 미국에서 양질의 코스가 부족하다는 사실에 충격 받았다.

마치 1950~70년대가 골프장 건설의 암흑기였던 것 같다. 이는 1910~30년대 황금기의 꾸준했던 창의성 및 천재성과 현저한 대조를 이룬다.

전후에 만들어진 위대한 미국 코스 목록은 현대 코스설계의 가능성과 한계를 모두 제시한다. 골프위크의 100대 클래식 및 모던 코스 목록에서 이들을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NCR-사우스(1954), 헤이즐틴내셔널(1962), 데저트포레스트(1962), 크룩스틱(1964), 스파이그래스힐(1966), 더골프클럽(1967), 유진CC(1967), 그랜드파더-챔피언십(1968), 하버타운(1969), 주피터힐스(1970), 버틀러내셔널(1974), 뮤어필드빌리지(1974), 소울크릭(1976).

로버트 트렌트 존스와 피트 다이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14개의 코스 목록에서 절반(R.T.J 3개, 다이 4개)을 두 사람이 설계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 30년간 무엇이 잘못됐는지, 그리고 1980년대부터 어떻게 그것을 벗어나기 시작했는지를 설명하는데 두 사람의 작업 방식 차이가 도움이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기는 아놀드 파머의 인기와 컬러TV 중계, 골프를 테마로 한 부동산 개발, 리조트 거래 등 골프와 코스 개발이 활성화됐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 대부분의 코스는 인쇄기에서 찍힌 것처럼 보인다.

그 원인은 당시 코스 건설의 지배적 방식이 티, 페어웨이, 벙커, 그린을 조형하는데 있어 직접적인 감독이 거의 없고 사용 장비 섬세함과 수작업이 충분치 않은 환경에서, 쉐이핑을 대형 그레이더에 의존하는 일반 시공사에 맡겼기 때문이다.

필자의 생각으로 코스설계의 아름다움과 지능적인 면은 건설 장비의 크기에 따른다. 클래식 코스 개발 시대엔 수작업, 동물의 힘, 쟁기, 손수레를 통해 조형이 이뤄졌고, 전후 시대엔 대형 불도저가 점령했다. 오늘날 미니 굴삭기, 굴착기, 소형 로더, 레이크 및 삽과 같은 작은 형태로 돌아가고 있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전후 건설 시대는 일반적으로 고속도로 건설과 고층, 강철 및 유리 타워의 새로운 국제주의적 모더니즘으로 특징지어지는 투박하고 비형식적인 미학에 기인하고 있다. 이는 아파트 타워의 대규모 주택에서 도로로 둘러싸인 무미건조한 도심에 이르기까지 모든 건설 분야를 감염시켰다.

이에 대한 골프의 대응은 그라운드 게임에서 공중 게임으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벙커를 페어웨이 측면에 미리 선택된 거리에 배치해 잘못된 샷을 처벌함으로써 일렬 골프를 장려했다. 볼링장 스타일의 코스를 위해 다양한 벙커 모양과 배치는 삭제됐다.

이 과정에서 컬러TV 영향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코스에 더 많은 색상을 연출하기 위해 ‘미화’ 식재를 정당화하려는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다른 경우로는 당시 가운데 한 줄만 뿌려지던 관개시스템 방식으로 인해 관수 범위 밖은 모두 불모지로 남겨뒀기 때문에, 제대로 관수되지 않는 홀의 측면을 채우려는 욕구가 있었다.

그 시절 코스설계가들은 골프 홀의 숙련된 투우사였다. 딕 윌슨, 엘리스 메이플스, 조지 파지오, 테드 로빈슨 등과 같은 설계가가 주택 부지와 같은 다른 요구사항을 수용하면서 골프 홀에 이상적 땅을 찾을 수 있었던 방법을 보는 것인 인상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 레이아웃을 세밀한 골프장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종종 무언가 손실됐다.

신중하게 살펴볼 가치가 있는 방식으로 코스설계의 ‘페이퍼링 오버(papering over, 일치나 일관성을 위해 특성을 살리지 않고 덮어버리는 설계)에 기여한 3가지 요인이 있다.

첫 번째는 조경 건축 학교를 통한 직업 전문화였다. 이에 따라 코스설계 훈련장은 필드나 경기 경험에서 교실과 제도판으로 이동했다.

두 번째는 공공 규제 분위기의 변화였다. 클래식 코스 설계가들은 습지 제한이나 구획 규정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없었으며, 그러한 우려가 아직 성문화되거나 요구되지 않았기 때문에 빗물 관리나 침식 방지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세 번째는 USGA 스펙 그린 조성법의 출현이다. 이는 오래된 그린 조성 방식을 대체했으며, 지층부터 표층까지 재료의 레이어링에 훨씬 더 많은 주의를 필요로 했다.

여기서 요구되는 정확성은 클래식 시대 설계가의 자유분방한 방법을 일부 감퇴시켰고, 퍼팅 표면의 계획 및 실행에서 더 높은 수준의 전문 기술을 요구했다.

미국에서 코스 설계 암흑기가 기원된 것에 관한 이 작은 시도는 훨씬 더 진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의 시작일 뿐이다. 코스설계의 역사는 개성과 특정 코스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더 큰 트렌드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설계의 진화를 배우고 ‘설계-건설’과 같은 오랜 기술 중 일부를 다시 습득하는 것이 앞으로 설계 기술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로 184 (엘지분당에클라트) 1차 1208호
  • 대표전화 : 031-706-7070
  • 팩스 : 031-706-707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현
  • 법인명 : (주)한국골프산업신문
  • 제호 : 골프산업신문
  • 등록번호 : 경기 다 50371
  • 등록일 : 2013-05-15
  • 발행일 : 2013-09-09
  • 발행인·편집인 : 이계윤
  • 골프산업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골프산업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lfin707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