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효율측면 가장 큰 혜택···전략성 더할 방법 의외로 많아
관리 효율측면 가장 큰 혜택···전략성 더할 방법 의외로 많아
  • 이주현
  • 승인 2023.09.1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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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벙커 전혀없는 골프코스
벙커 제거는 코스관리 예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매일 벙커를 정리할 필요가 없고 침식도 없고 벙커와 관련된 모든 관리관행도 없다. 벙커가 없는 코스는 정말 흥미로운 아이디어다. 벙커의 존재 여부가 장단점은 있지만 벙커 외에 골프를 흥미롭게 만드는 다른 요소들이 많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벙커 제거는 코스관리 예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매일 벙커를 정리할 필요가 없고 침식도 없고 벙커와 관련된 모든 관리관행도 없다. 벙커가 없는 코스는 정말 흥미로운 아이디어다. 벙커의 존재 여부가 장단점은 있지만 벙커 외에 골프를 흥미롭게 만드는 다른 요소들이 많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골프코스 구조물 중 모래벙커보다 널리 미움 받는 것이 있을까?

골퍼들은 그 것을 싫어하고, 오너는 그 것에 지불되는 비용을 싫어하며, 코스관리자는 그 것의 관리에 들어가는 노동력과 시간, 비용에 분노한다.

그런데도 모래벙커는 매우 보편적이며 골프장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 극소수지만 이러한 아이러니를 깨는 시도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GCM은 모래벙커가 없이 운영되는 코스 사례를 모아 소개했다.

모두가 싫어할 것 같은 모래벙커. 그런데 이 해저드에 대한 사랑은 무엇 때문일까? 코스설계가이자 미국 골프코스설계사협회(ASGCA)의 전 회장인 포레스트 리차드슨이 좋은 답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코스 벙커에 대한 책(Bunkers, Pits & Other Hazards, 2006)을 펴낸바 있다.

그는 “벙커가 없는 코스는 정말 흥미로운 아이디어다. 나는 항상 벙커 외에 골프를 흥미롭게 만드는 다른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며 “벙커가 20개 밖에 없는 코스를 리노베이션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리차드슨에 따르면 그 코스에는 벙커가 없는 홀이 여러 개 있었고, 모두 펀치볼 그린이나 그린 옆의 독특한 벽 구조 등 저마다의 개성을 지니고 있었다. 즉 벙커가 필요하지 않은 홀이었다.

그는 “골퍼가 생각하도록 만드는 전략은 벙커 외에 무엇이 있을까? 벙커 없는 코스의 가장 큰 문제는 벙커 없이도 골퍼의 흥미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있으나 일부 골프장 오너나 설계가의 생각을 벗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생각의 틀을 깨고 벙커 없는 코스를 실현한 곳은 매우 적다. 그러나 최근 3년 간 그러한 코스가 생겨나기도 하고, 어떤 코스는 20년 이상 벙커 없는 코스임을 자랑스럽게 홍보하고 있다.

코스설계가 네이선 크레이스는 “벙커 없는 코스를 만들었다는 게 어떤 유행을 시작했다는 건 아니다”며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모든 사람들은 독특하고 색다르고 재미난 것을 하려하고, 코스를 설계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많다”고 말했다.

밴던듄스 쉽랜치
모래 대신 잔디벙커···노동력 획기적 절감

오리건주 밴던듄스의 농경학 수석 디렉터인 켄 니스는 6개 코스의 관리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벙커 시비’라는 한 코스의 한 항목이 눈에 띈다고 말한다.

2020년 개장한 쉽랜치는 쿠어&크렌쇼가 모래벙커가 없이 설계했다. 가차 없이 강력한 바닷바람이 다른 방법이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밴던듄스의 일부 코스, 특히 쉽랜치 부지는 바람에 매우 노출돼 있다. 다른 코스(퍼시픽듄스, 밴던듄스, 올드맥도널드 등)는 모든 바람이 북풍인 여름 막대한 벙커 모래 정리 작업이라는 일거리를 안겨준다. 니스는 여름 노동력의 25%를 벙커에 투입한다.

쉽랜치는 모래벙커 대신 비교적 쉽게 관리된 잔디벙커가 방향을 잃은 샷에 약간의 페널티를 제공한다. 잔디벙커는 2주에 한번정도 깎으며, 모래벙커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적은 관리가 필요하다.

재미있는 것은 잔디벙커가 형태를 갖추고 있어 원할 경우 모래를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니스에 따르면 쉽랜치는 모래벙커 없이도 재미있는 코스이며, 벙커샷에 따른 부정적인 피드백도 많지 않다.

더프리저브앳아이젠하워
벙커 제거 후 공략 오히려 어려워져

메릴랜드주 더프리저브앳아이젠하워에서 모든 모래벙커를 제거하는 실험은 처음엔 압도적으로 ‘별로’라는 반응이었다.

슈퍼인텐던트 브라이언 디어스틴은 “솔직히 평가가 엇갈렸고, 벙커가 없어서 골퍼가 몰려올 줄 알았으며, 첫해가 지나면 많은 사람들이 벙커를 되돌릴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열혈 골퍼였던 전 미국 대통령 이름을 딴 아이젠하워코스는 500만달러(약 67억원) 규모 리노베이션의 일환으로 코스설계가 앤드류 그린의 지휘 하에 벙커를 모두 제거했다.

그린은 모래벙커 대신 시선을 차단하고 피해야 할 장애물 역할을 하는 다양한 크기의 언덕인 톨페스큐로 덮인 허먹을 설치했다. 허먹 높이는 1.8~2.1m에서 최대 4.5m까지며, 잔디는 길게 유지된다.

다만 현재 문제는 허먹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예지를 하지 않아 잔디가 무릎높이까지 자란 곳도 있으며, 볼을 찾는데 시간이 걸리고 찾아도 탈출이 어렵다. 따라서 향후 예고를 13~15cm 정도로 유지해 더 쉽게 플레이할 방안을 고려중이다.

벙커 제거는 코스관리 예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는 “매일 벙커를 정리할 필요가 없다. 침식도 없고 벙커와 관련된 모든 관리관행도 없다. 이로 인해 다른 것을 관리할 수 있는 많은 시간을 확보한다”며 “이 지역에선 많은 폭풍이 몰아치고 다른 코스들이 벙커를 수리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우리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스머글러스런
벙커 전문가가 계획한 벙커 없는 코스

루이지애나주 스머글러스런은 아직 착공 전(2023년 8월 기준)이지만 코스설계가 네이선 크레이스는 이 지역의 멋진 지형을 활용하는 벙커 없는 18홀 코스를 계획하고 있다.

크레이스는 “골프장 오너는 뭔가 독특하고 다르면서 동시에 실용적인 것을 원했다”며 “나는 항상 벙커 없는 코스를 만들고 싶었다. 그곳엔 많은 낙하지형과 마운드, 멋진 부지 모양이 있었다”고 말했다.

벙커 없는 코스 구상은 클라이언트뿐만 아니라 코스관리자들에게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가 벙커 없는 코스 프로젝트를 SNS에 올리자 루이지애나주 슈퍼인텐던트들로부터 ‘코스는 어디이며 언제 채용하는가’라는 문의 메시지를 30여개 받았다.

재미있는 것은 크레이스는 벙커 전문가라는 점이다. 그의 회사는 1000개 이상 홀을 설계하고 미국 남동부에서 벙커 리노베이션을 핵심 사업으로 하고 있다. 심지어 ‘벙커 의사(Bunker Doctor)’라는 도메인도 그의 회사 사이트로 연결시킬 정도다.

올 가을 공사가 시작되길 기대하고 있는 그는 “장단점이 있다. 독특하면서 유지비용이 낮을 것이다. ‘벙커 필수론자’들은 낮게 평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유행이나 속임수라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적절한 부지, 적절한 클라이언트에 맞춘 틈새시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R.T.J.골프트레일앳햄프턴코브
잦은 침수 예상돼 벙커 없는 코스 설계

앨라배마주 로버트트렌트존스트레일코스앳햄프턴코브의 코스관리 디렉터 로버트 에드먼슨은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으로 토리파인스에서 일할 때도 모든 이들이 내가 벙커 없는 코스를 관리한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햄프턴코브의 54홀 중 리버코스는 벙커 없이 설계된 세계 유일의 로버트 트렌트 존스 레이아웃으로 유명하다. R.T.J.는 홍수가 나기 쉬운 지역에서 벙커 유지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에드먼슨에 따르면 리버코스 인근에 범람원이 있고, 치명적이진 않아도 홍수가 나면 코스가 며칠간 침수될 수 있다. 모래벙커는 유지가 매우 힘들고, 그린도 푸시업으로 3m 정도 위로 올려 윤곽이 잡혀 있다.

에드먼슨은 매일 벙커 작업이 필요 없어짐에 따라, 하루 작업자 1명의 4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그는 “속임수 일수도 있으나, 벙커 말고도 도전을 추가하고 골퍼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기 위해 그린 안팎에서 할 수 있는 몇 가지 일들이 있다”며 “코스관리 측면에서 확실히 저 비용효율적이며, 더 많은 코스가 그렇게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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