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홀은 중범죄?···외모의 현란함 아닌 전략적 플레이 관건
비슷한 홀은 중범죄?···외모의 현란함 아닌 전략적 플레이 관건
  • 이주현
  • 승인 2023.09.1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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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코스 설계 다양성의 가치
맥킨지는 이미 100년 전 그의 저서 ‘Golf Architecture(1920)’에서 ‘모든 홀은 각기 다른 특징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며 좋은 골프를 위해 본질적인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맥킨지는 이미 100년 전 그의 저서 ‘Golf Architecture(1920)’에서 ‘모든 홀은 각기 다른 특징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며 좋은 골프를 위해 본질적인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인생과 골프의 묘미로서 다양성의 중요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다양성이 없는 코스를 상상해 보자. 별 특징 없이 모든 홀이 다른 홀과 거의 같게 보이는 곳에서 플레이하게 된다면 흥미가 반감되고 골프장을 나옴과 동시에 코스는 잊혀질 것이다.

코스설계가들도 마찬가지다. 일부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다양성은 코스설계의 필수 덕목이다. 여러 유명 코스설계가들이 말하는 코스설계에 있어 다양성의 가치를 링스매거진이 정리했다.

전설의 코스설계가 알리스터 맥킨지는 이미 100년 전 그의 저서 ‘Golf Architecture(1920)’에서 좋은 골프를 위해 본질적인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자세히 설명했다.

그의 13가지 설계 원칙을 기술한 ‘이상적인 골프코스의 필수 요소’중 5번째는 ‘모든 홀은 각기 다른 특징을 가져야 한다’이며, 9번째는 ‘다양한 홀을 경기하는데 필요한 스트로크에 무한한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이다.

또 다른 전설 도널드 로스도 자신의 저서 ‘Golf Has Never Failed Me’에서 다양성의 가치를 명확히 했다. 코스 레이아웃에 대한 그의 첫 번째 기준은 매우 단순하고 명확하게 ‘각 홀이 다른 문제를 제시하도록 하라’였다.

오늘날 코스설계가들도 그 가치를 빠르게 인지하고 있다. 톰 도악은 “가장 다양한 홀이 있는 코스가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캐나다 코스설계가 로드 휘트먼은 “다양성이 골프의 토대 중 하나일 것”이라며 “완전히 똑같은 라운드는 없다. 그리고 다양성은 라운드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큰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양성을 생각할 때 휘트먼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세인트앤드류스 올드코스다. 특성이 많이 변하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많은 홀을 갖고 있으나 끝없이 다양한 범프앤런, 피치, 녹다운, 풀샷을 구사하도록 요구한다.

또 다른 코스로는 쿠어와 벤 크렌쇼가 설계한오리건주 밴던듄스의 밴던트레일스다. 이 곳은 해안에 홀이 없고 18홀 여정에서 듄스, 목초지, 숲이라는 독특한 풍경을 맞게 된다.

빌 쿠어는 “다양성에 대해 얘기할 때 반드시 단일 코스에서 보이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은 아니다”며 “한 지역이나 같은 리조트의 여러 코스 내에서 얘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트레일스가 밴던듄스에 약간 다른 것을 보여주는 것이 마음에 들고, 그것은 내가 파인허스트에 대해 좋아하는 부분이다. 파인허스트의 모든 코스가 No.2처럼 보이고 플레이된다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No.1이나 No.8 같은 다른 코스가 있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쿠어는 코스가 아무리 눈에 띄거나 미묘하더라도 그에 관계없이 지역적, 국가적으로 홀이나 코스 간의 차이를 저마다 ‘베스트 코스’라는 명분으로 선정해 골프코스가 표준화(?)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는 “내 생각에 그것은 골프 역사상 최악의 사태였다. 코스들이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무엇이든 모방하려했던 때가 있었다. 결국 많은 코스가 조성된 부지 특성에 관계없이 똑같이 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쿠어는 같은 코스에서 홀 사이의 스타일적인 응집력을 시험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다양한 외모, 도전, 샷밸류 유형에 대해 다른 설계가들과 같은 견해를 보인다.

마이크 드브리스는 “다양성은 매우 중요하지만, 모든 홀이나 코스에 모두 다른 요소를 제공하면 골퍼에게 과부하가 걸리고 부지의 고유한 특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코스설계는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연습이 아니다. 최고의 골프 도전과 경험을 만들기 위한 올바른 균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온갖 것을 다 넣은 듯한’ 느낌이 드는 현대적 코스를 몇 개 알고 있다고 말하는 톰 도악은 자신의 저서 ‘The Anatomy of a Golf Course’에서 맥킨지는 5번째 원칙을 설명할 때 비슷한 점을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맥킨지가 모든 홀은 다른 특징을 가져야 한다 했을 때 하나는 폭포였고, 다른 하나는 말굽모양 그린 등으로 표시돼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단순히 다양한 홀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도악은 파인허스트 No.2에서 뒤집힌 접시 모양의 그린이 너무 많았다 해서 18번홀이 펀치볼 그린으로 마무리돼야 한다는 식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는 “다양성을 추가하긴 했으나 이상할 것이다. 윙드풋이나 사이프러스포인트에 리베티드벙커를 넣으면 다양성은 추가되지만 그 코스를 특별하게 만드는 모든 것과 충돌할 것”이라고 말했다.

톰 도악이 설계한 파인허스트 No.10은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8번홀에 매우 눈에 띄는 특징을 유지하기로 했다. 그는 “옛날 모래를 채굴하던 시절 만들어진 커다란 모래 언덕이 페어웨이 입구에 서 있다”며 “그것이 나머지 코스와 매우 달라 제거하려고 생각했으나, 팀원들이 그것을 지키자고 해 남기게 될 것이다. 골퍼는 그곳에서 샷을 하거나 그것을 넘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대에 관계없이 맥킨지부터 로스, 도악, 휘트먼, 드브리스에 이르기까지 코스설계가는 코스의 가장 치명적 오류중 하나인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노력했다.

과도한 다양성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느낌은 있으나, 더 많을수록 좋다고 하는 것이 옳다. 드브리스는 “조금 더 다양한 쪽에서 실수하는 것이 확실히 낫다. 다양성이 적은 건 매우 지루한 코스라는 소리로 들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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