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의 골프룰 더하기 인문학 20] 여고남저(女高男低) 언제까지···끙끙대는 한국 남자 프로골프 해법은?
[정경조의 골프룰 더하기 인문학 20] 여고남저(女高男低) 언제까지···끙끙대는 한국 남자 프로골프 해법은?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23.10.1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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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시장 규모는 LPGA의 10배 정도로 추산된다. 총상금을 비롯해 선수 스폰서와 광고 수입도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남자투어가 여자투어보다 더 인기 있는 보편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역사적 요인이다.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 한국, 일본에서 남자투어는 여자투어보다 역사가 깊다. PGA투어는 1916년에, LPGA 투어는 1950년에 창립됐다.

둘째는 성별 격차다. 골프는 역사적으로 남성이 지배했으며, 남성 골프는 수년 동안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받아왔다. 이러한 성별 격차는 남성 골퍼들에게 더 많은 기회, 더 높은 상금, 더 많은 후원으로 이어졌다.

셋째는 스타 선수다. 남자는 아놀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와 같은 상징적인 남성 골퍼들의 스타성으로부터 혜택을 받았다. 이런 전설적 선수들은 골프를 대중화하고 오랜시간 강력한 팬층 구축에 도움이 됐다.

넷째는 미디어 보도다. 남자투어는 TV 방송을 포함해 더 광범위한 미디어에 노출돼왔고, 이는 더 높은 가시성과 인기에 기여했다. Masters, US Open, The Open Championship, PGA Championship은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는 메이저 대회다.

다섯째는 경제적 요인이다. 남자투어는 전통적으로 대기업 후원과 큰 상금을 받아 재정적으로 더 안정적이었고, 그것은 최고의 남자 프로골퍼를 재생산해냈다.

그러나 한국 남자프로골프 투어 현실은 다르다. KPGA는 1968년 창립됐고, 그 남자협회 내에 여자 프로부를 만들어 테스트를 거친 8명의 여자 프로골퍼가 탄생한 것이 1978년이다.

KLPGA는 1988년 창립됐고, 1991년이 돼서야 문체부에 (사)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가 등록됐다. 1978년부터 10년간 KLPGA챔피언십은 KPGA선수권의 여자부 경기로 KPGA투어 대회와 같은 코스에서 열렸었다.

하지만 2023년 기준 KLPGA투어는 32개 대회 318억원이지만 KPGA는 25개 250억 원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국 골프계만의 여고남저(女高男低) 현상은 어떻게 보야 할까? 그 이유는 철저히 시장경제 논리에서 찾아야 하며, 그중에서도 시청률과 광고가 핵심 요소다.

2022년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KLPGA투어 평균 시청률은 0.467%다. 이는 LPGA투어 0.212%, KPGA투어 0.133%, PGA투어 0.059% 등 모든 투어를 압도한 수치다. KLPGA 시청률은 KPGA보다 3.5 배 높다.

하지만 AGB닐슨이 조사한 2013년 골프대회 시청률은 LPGA투어(0.281%)가 가장 높았다. 이어 KLPGA투어 0.172%, KPGA투어 0.141%, 유러피언투어 0.084%, PGA투어 0.051% 순이었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 남녀프로골프투어 시청률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주목할 것은 바로 LPGA투어 시청률이 1위를 한 배경이다.

LPGA투어의 높은 시청률을 견인한 것은 박인비의 활약이었다. 2012년 LPGA투어 상금왕과 최저타상 수상,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을 비롯해 그랜드 슬램 도전 등 다양한 기록을 쏟아내며 2013년 4월 세계 여자골프 랭킹 1위에 올랐다. 특히 박인비가 그랜드 슬램에 도전했던 브리티시여자오픈은 최종 라운드 시청률이 1.137%(순간 최고 3.52%)를 기록하는 등 동시간대 케이블 채널 1위를 차지했다.

결국 시청률은 국내 투어가 아니라 PGA나 LPGA에서의 활약이 좌우한다는 것이다. 1998년 박세리 US오픈 우승 이후 한국 여성 골퍼들은 꾸준히 LPGA무대를 휩쓸었고, 대회 성적과 KLPGA투어 대회 수 증가는 비례했다.

1988~1999년 10개 내외 대회가 연평균 20개 대회를 돌파한 것이 2013년 이후였고, 2016년 이후엔 30개를 넘어섰다. 2005년~2012년 남녀프로골프 대회 수는 18개 내외로 비슷했었다. 기업이 10억이 넘는 비용을 써서 대회를 후원하는 것은 광고효과 때문이다.

골프의류나 장비 분야만 봐도 여성용이 시장을 좌우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이 ‘세계 골프의류 시장 점유율’ 45%로 1위고, 미국이 26.6%, 일본이 13.5%, 4위 캐나다가 1.9%에 불과하다. 또한 국내 금융사들의 골프대회 후원이 KLPGA에만 쏠리는 것도 각종 금융상품에 대한 선택권이 남편이 아닌 아내, 즉 여성에 있다는 시장조사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한국 남자골프계도 흥행을 위해서는 우선 PGA에서 활약할 수 있는 스타 선수를 육성하고, 남성 구매력이 높은 기업의 후원을 유도해서 대회 수를 계속 늘려야 한다. 그런데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답답할 뿐이다.

 

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KGA 홍보운영위원
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KGA 홍보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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