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수의 우리 주변 잔디 이야기 2] 추석 예초기 벌초, 올바른 잔디깎기 방법은?
[장교수의 우리 주변 잔디 이야기 2] 추석 예초기 벌초, 올바른 잔디깎기 방법은?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23.09.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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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은 앞두고 전국 도로는 벌초객으로 늘 붐빈다. 화장장이 80%를 넘고 납골당이나 수목장처럼 매장문화가 바뀌어도 벌초는 아직까지 우리 가정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다.

벌초는 불과 20년 전만해도 낫을 이용해 진행했다. 아무리 숙련된 작업자들이 한다 해도 제한된 작업량 때문에 많은 인원이 필요했다. 그래서 벌초는 어느 집안이든 많은 인원이 참석해야 하는 큰 행사였다. 하지만 바삐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예전처럼 많이 모일 수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벌초 문화도 자연스럽게 세태를 반영하게 된다. 바로 배부식(어깨걸이식) 예초기의 등장. 벌초의 효율을 극적으로 높인 가히 혁명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벌초에서 예초기 등장은 핵가족화하는 시대 흐름을 반영한 너무도 자연스런 현상이라 할만하다.

배부식 예초기는 묘지 잔디를 균일하게 깎고, 작업 시간을 크게 단축하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예초기를 잘못 다뤄 벌초객이 다치는 사고다. 이것은 누구나 아는 단점이다.

필자가 다루고 싶은 단점은 배부식 예초기를 이용한 예초가 묘지 잔디의 지상부 밀도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사람들이 잔디를 너무 짧게 깎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될까?

먼저 잔디 잎과 줄기를 길게 남기면 지저분해 보일 수 있다. 게다가 배부식 예초기는 숙련자가가 아니라면 골프장 장비처럼 균일한 잔디 깎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잔디의 지상부 높이가 벌초객 숙련도에 따라 들쑥날쑥하다. 한 발 비켜서 보면 지저분해 보인다. 사람들은 산소의 흙이 드러날 만큼 잔디를 짧게 자르는 이유다.

다음으로 벌초일에 잔디 지상부를 긴 상태로 자르면 추석 당일 산소에 갔을 때 잎과 줄기는 훨씬 더 높이 자라있다. 길게 자란 잎과 줄기는 산소에서 차례를 지내기에 불편하고 보기에도 지저분해 보인다. 날씨가 따뜻한 해에는 더 그렇다. 거기까지 생각하는 어른들은 잔디를 짧게 깎고 싶은 마음을 참기 어렵다.

하지만 지상부를 너무 짧게 자르면 잔디가 죽을 수 있다. 지표면 바로 아래에는 보통 잔디의 새로운 잎과 줄기를 만들고 영양분을 저장하는 생장점인 관부가 있다.

벌초 시기인 가을 들잔디는 관부에 심한 상처가 나거나 잘려나가면 겨울이 오기 전까지 회복이 어렵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잘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관부에 있는 저장양분은 잔디가 겨울을 나고 봄에 새순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따라서 관부가 다치거나 잘리면 잔디는 죽을 수밖에 없다. 이듬해 봄에 잔디가 죽은 부분은 맨땅으로 노출된다. 이때 땅속에서 휴면 중인 잡초 종자는 발아하고 옆 잔디가 줄기를 뻗어 맨땅을 채우기도 전에 뿌리내린다. 그래서 잔디가 죽은 공간은 잡초로 채워지게 된다. 해가 갈수록 묘지에는 잔디보다 잡초가 점점 많아지게 된다.

그러면 올해 벌초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지혜로운 방법은 추석과 가장 가까운 날짜에 벌초를 하는 것이다. 이때 지상부 높이는 지표면으로부터 20~30 ㎜ 높이가 적당하다.

그 정도의 잎과 줄기는 성묘를 지내기에 불편함이 없고, 잔디 입장에서도 휴면에 들어갈 때까지 광합성을 하면서 탄수화물을 만들어 겨울 준비를 할 수 있다.

사실 산소 잔디 관리는 1년에 벌초 한번으로는 부족하다. 한식 때 묘지를 정비하고, 벌초 전 7월에 1번 정도 더 예초를 하면 잔디의 밀도 유지와 잡초 관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산소가 크지 않거나 관리하기에 일손이 많이 들지 않는다면 연 2~3회 정도를 권한다. 사실 잔디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벌초 때 한 번의 예초로 묘지잔디가 좋은 품질로 유지되기를 바라는 것은 백번 생각해도 욕심이다.

 

장석원;농학박사. 한국골프대학교 교수(골프코스경영과). 한국잔디학회 부회장 및 학술위원장. 저서: 잔디밭 사계, 잔디학(공저). 네이버 블로그(알쓸 잔디 이야기) 운영자.
장석원;농학박사. 한국골프대학교 교수(골프코스경영과). 한국잔디학회 부회장 및 학술위원장. 저서: 잔디밭 사계, 잔디학(공저). 네이버 블로그(알쓸 잔디 이야기)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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