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해 보다도 무더웠던 올 여름은 연이어 교차하는 폭우와 폭염에 태풍까지 이어지면서 유례없던 기상이변이 벌어졌다. 다행히 골프장들을 비롯한 레저업계에 큰 피해사례는 없었던 듯하지만, 이를 두고 회원권 시장은 매매 집중도가 떨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고 결국 관망세로 돌아서는 계기가 됐다.

기상이변이 회원권시장과 무슨 연관일까 싶지만, 골프장 자체가 대규모 코스와 클럽하우스 등의 시설물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치사업의 한 부류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기상여건에 따라 소비자들의 사용에도 지장을 받게 된다.

만약 이 시설물들에 피해가 있다면 당연히 고객서비스에도 바로 직결되는 문제이니 회원권거래나 시세에도 일정부분 영향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요인 외에도, 하계 휴가시즌이면 으레껏 상당수의 매매자들도 휴가를 떠나게 되면서 거래빈도가 낮은 형태의 사이클은 과거에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무기명회원권 품귀현상에 따라 법인업체들이 주요 블루칩 종목들을 매입하면서 역시나 매물부족을 호소하던 과정이 지속되고 있었다. 이로 인해 법인들의 달라진 특성 중 하나는 바로 회원권 매입시점을 특정시기에 국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금년 7~8월 중국의 부동산발 경기침체 리스크가 부각되기 전까지 국내 증시는 각종 테마를 필두로 견고해졌고 한동안 부진했던 국내 부동산시장도 거래량과 호가가 동시에 되살아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회원권시장은 특별한 모멘텀을 찾지 못하면서 다소 실망스러웠다는 반응이 대비되었다.

그렇다면 폭염, 폭우 그리고 휴가시즌이 끝나는 시점, 즉 가을시즌을 앞두고 시장은 어떠한 기대를 해볼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해 에이스회원권거래소는 이번 가을시즌은 최근 몇 년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원래, 시기적으로 가을시즌은 회원권시장에도 중요한 기점이기도 하다. 단순히 시세가 오를 개연성이 높다는 기대치가 아니라도 수요와 공급의 유입과 시세 변동이 확대될 수 있는 분기점이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상이변의 영향력이 커졌었던 이번 여름이 지나면, 다른 큰 악재가 없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관망했던 매수 주문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예측을 우선적으로 해볼 수 있다.

기상악화에 따라 이전보다 플레이 횟수가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이번 가을시즌에는 골프장 라운드 수요가 급증할 수 있는 필요충분이 확실히 갖춰진 탓이다.

특히, 분산되어 있던 법인 업체들은 수요가 집중되는 시점으로 진화할지 지켜봐야 것이고 다소 열기가 식어 있던 투자수요의 움직임들도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7, 8월 다소 눌려있는 시세가 응축된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을지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될 수 있을 듯하다.

한편, 일각에서는 골프장 라운드 수요의 감소를 두고, 코로나19의 골프산업 특수가 사라진 영향이 뒤늦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폐지 이후에 해외 골프투어가 활성화 되었고 국내 골프장들의 높아진 그린피가 역효과를 내고 있는 일환이라는 지적이다.

그리고 장기간 상승해온 회원권시세에 대한 피로도가 누적됐기에 투자수요의 감소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에 따라 서비스 비용이 급등한 것은 국내 골프장에만 국한되지 않았고 2030세대 등의 신규 골퍼들이 이미 지난 해 많이 이탈하면서 이번 가을에는 기저효과 또한 지켜봐야 할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중국의 부동산 리스크 같은 악재가 경제쇼크로 이어지거나 실물경제가 급격한 위축으로 전환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이번 가을에 유독 눈여겨봐야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