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의 골프룰 더하기 인문학 21] 골퍼로서 ‘가서는 안되는 길’과 ‘가지 않은 길’···당신의 선택은?
[정경조의 골프룰 더하기 인문학 21] 골퍼로서 ‘가서는 안되는 길’과 ‘가지 않은 길’···당신의 선택은?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23.11.0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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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든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보았다. ....(중략)....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말할 것이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대표작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이다.

인생의 선택과 그 결과를 숲속에 난 두 갈래 길로 표현해 동시에 두 길을 갈 수 없는 갈등과 고뇌, 그리고 인간적 한계와 함께 자신이 걸어온 길보다는 가지 않았던 길에 대한 미련을 ‘한숨’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시는 우리 삶에서 선택의 중요성과 그에 따른 우리의 운명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인생과 마찬가지로 골프도 선택의 스포츠다. 매번 다른 골프코스에서(설령 같은 코스라고 할지라도) 그 때 그 때마다 상황에 따른 샷과 클럽 선택은 작게는 스코어나 우승, 크게는 골퍼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

골프는 전략, 기술, 집중력, 그리고 선택의 게임이며, 라운드의 각 구간은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한다.

골프에서 각 선택의 중요성과 고려해야 할 요인 중 첫 번째 선택은 첫 티잉구역에서 시작된다. 어떤 클럽을 선택하고 어느 방향으로 얼마의 힘으로 볼을 칠지는 그 라운드의 전반적인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출발 티에서 선택과 그 결과는 라운드 전체에 대한 흐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거는 도박은 옳지 않은 선택이다. 안전 자산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

두 번째 선택은 그린을 향해 치는 어프로치 샷이다. 볼이 놓여 있는 라이와 그린까지의 거리라는 두 가지 변수가 고려된 선택이다.

라이가 좋고 그린이 가깝다면 핀을 향한 공격적이고도 정확한 공략으로, 샌드웨지나 로브 웨지, 또는 피칭 웨지를 사용해 핀에 최대한 가깝게 붙여야 한다.

하지만 라이가 좋지 않거나 긴 거리가 남았다면 핀이 아니라 그린에 안전하게 볼을 올리기 위한 클럽으로 샷을 해야 한다. 핀과 그린에 대한 선택적 투자다.

세 번째 선택은 온그린 이후 그린 모양과 언듀레이션, 그린 빠르기를 고려한 퍼팅이다. 그린 ‘브레이크 포인트’(Break point)를 찾는 능력은 많은 연습과 실전을 필요로 하고, 퍼팅 세기와 방향에 대한 판단에는 골퍼의 집중력과 감각이 큰 역할을 한다.

버디를 노릴 것인지, 쓰리 퍼트라는 최악을 피하기 위해 핀에 가깝게 붙이는 ‘래그 퍼트’(Lag putt)를 선택할 것인지 핀셋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라운드 중 발생하는 경기 외적 상황의 선택이다. 이 상황은 대부분 함께 라운드를 하는 사람에서 비롯된다.

상대방(Opponent)은 매치플레이에서 플레이어가 대항해 경쟁하는 사람을 말하고, 파트너(Partner)는 매치플레이나 스트로크플레이에서 한 편을 이루어 함께 경쟁하는 플레이어를 말한다.

사람과 사람의 경쟁에서는 골퍼의 경기 운영 능력과 심리적 강인함이 경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적과의 동침인지 한배를 탄 동지인지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골프는 선택의 게임이며, 위의 네 가지 연속적 선택들이 모여 스코어를 만든다. 티에서 그린까지, 각 순간마다 어떤 클럽을 선택하고 어떤 전략을 세울 것인가가 승패를 좌우한다.

골프는 실력과 훈련뿐만 아니라, 지혜와 전략이 필요한 스포츠로서 골퍼에게 항상 새로운 선택을 통한 도전을 요구한다.

선택(Choice)과 결정(Decision)은 비슷한 의미지만 차이가 있다. 선택은 한 가지 대안을 고르고 해당 대안을 실행하는 것으로서 그 결과가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하지만 결정은 대안 선택을 포함하면서도 더 복잡한 상황의 미래 결과와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하는 과정이다.

골프에서의 선택, 그리고 인생에서의 선택은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결정의 반영이다.

그리고 그 결정이 어떻게 골프 스코어와 우리 인생을 형성할 수 있는지 기억해야 한다. ‘가서는 안 되는 길’과 ‘가지 않은 길’의 후회와 미련의 크기는 하늘과 땅 차이기 때문이다.

 

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KGA 홍보운영위원
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KGA 홍보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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