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수의 우리 주변 잔디 이야기 3] 잔디도 단풍이 들고 특히 들잔디 단풍이 아름답다
[장교수의 우리 주변 잔디 이야기 3] 잔디도 단풍이 들고 특히 들잔디 단풍이 아름답다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23.11.02 1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들잔디의 단풍.
들잔디의 단풍.

 

단풍은 한자로 붉을 단(丹)과 단풍나무 풍(楓)이다. 찬바람 부는 계절에 잎 색이 변하기 때문에 바람 풍(風)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영어의 단풍은 좀 더 구체적이다. Autumn colors 또는 Autumn tints. Tinted autumnal leaves. 가을(Autumn)의 잎 색을 가리킨다.

특정 나무나 색깔을 지칭하지 않은 것이 단풍(丹楓)과 다르다. 지금 우리의 단풍도 영어 표현을 닮았다. 단풍나무의 붉은 잎이나 은행나무의 노란 잎도 모두 단풍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2011년 USDA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은 단풍철에만 연간 80억 달러의 관광수익 벌어들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국 곳곳에서 단풍 축제가 열려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단풍은 왜 생길까? 스웨덴 식물학자 Keskitalo 등은 단풍을 가을 노화(Autumnal senescence)로 정의한다. 단풍이 가을철 짧아지는 낮 길이에 의해 촉발되는 잎 노화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단풍은 네 가지 색소와 관련된다. 잎이 가시광선 중에 어느 것을 반사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색으로 보인다. 파란색과 빨간색을 흡수하고 녹색을 반사하는 엽록소, 빨강·노랑·주황색을 반사하는 카로티노이드, 빨강·파랑·남색을 반사하는 안토시아닌. 그리고 노랑색을 반사하는 크산토필. 잎에서 색소가 생성되거나 퇴화되는 속도와 수준에 따라서 다른 색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식물의 가을 잎은 형형색색이다.

Keskitalo 등이 사시나무에서 연구한 결과를 인용해 보자. 사시나무의 여름철 녹색 잎에는 엽록소와 카로티노이드가 모두 발견된다. 카로티노이드는 잎에서 엽록소가 분해되기 시작하면서 드러난다. 가을이 되어 태양 각도가 낮아지면서 낮의 길이도 짧아져 잎의 엽록소 생성은 느려지고 결국 중단된다.

잎 속 엽록체는 양분으로 이용하기 위해 분해되기 시작하면서 광합성 속도가 느려지고 엽록소에 의해 가려졌던 카로티노이드나 다른 색소가 드러난다. 엽록소보다 다른 색소의 분해가 늦은 탓이다.

안토시아닌을 합성하는 식물은 종마다 다르다. 발견되는 시기와 기작도 다르다. 가을에 잎이 노화되는 동안 질소·인·황 등이 저장 장소인 줄기와 가지로 이동한다. 양분이 낙엽으로 잃어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때 어떤 종에서는 잎의 영양 결핍이 안토시아닌 색소의 합성을 유도하기도 한다. 반면에 낮아진 기온으로 인해 잎에 있던 당이 저장기관으로 이동이 늦어짐에 따라 당과 안토시아니딘과 반응하여 안토시아닌 생성을 촉진하는 종도 있다.

잔디 단풍에 관한 연구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미국 잔디 평가 프로그램인 NTEP조차 조사 항목에 단풍이 들어있지 않다.

잔디밭 잔디는 거의 대부분 눈높이 아래에서 깎인 채로 보이기 때문에 단풍이 의미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발밑에 있는 잔디는 웬만한 눈썰미라도 눈에 들어오기 쉽지 않다.

다양한 잔디 종류를 접해 온 필자는 가장 아름다운 단풍을 가진 종으로 들잔디를 꼽는다. 자생종인 들잔디는 오랜 세월 우리나라 각지의 가을과 겨울 추위에 적응해 왔다.

반면에 내한성이 약한 다른 자생종 금잔디는 들잔디 단풍에 못미친다. 추운지방 태생인 켄터키 블루그래스나 크리핑 벤트그래스 등은 혹한의 겨울이 되면 갈색의 휴면색으로 바로 바뀐다.

잔디의 단풍 기작이 다른 식물들과 크게 다를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단풍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광주기와 온도지만, 같은 식물이라고 하더라도 식물체 속 양분의 정도나 수분 함량 등에 따라 색깔, 유지기간 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매년 단풍 시기가 달라지는 이유다.

 

장석원; 농학박사. 한국골프대학교 교수(골프코스경영과). 한국잔디학회 부회장 및 학술위원장. 저서: 잔디밭 사계, 잔디학(공저). 네이버 블로그(알쓸 잔디 이야기) 운영자.
장석원; 농학박사. 한국골프대학교 교수(골프코스경영과). 한국잔디학회 부회장 및 학술위원장. 저서: 잔디밭 사계, 잔디학(공저). 네이버 블로그(알쓸 잔디 이야기) 운영자.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로 184 (엘지분당에클라트) 1차 1208호
  • 대표전화 : 031-706-7070
  • 팩스 : 031-706-707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현
  • 법인명 : (주)한국골프산업신문
  • 제호 : 골프산업신문
  • 등록번호 : 경기 다 50371
  • 등록일 : 2013-05-15
  • 발행일 : 2013-09-09
  • 발행인·편집인 : 이계윤
  • 골프산업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골프산업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lfin707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