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빠르기와 역동성의 양립 조건은 '충분한 공간'
그린 빠르기와 역동성의 양립 조건은 '충분한 공간'
  • 이주현
  • 승인 2023.11.1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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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설계와 그린스피드 (하)
 

빠른 그린스피드는 오늘날 골프에서 ‘무조건 좋은 것’이라 인식되지만, 그로 인해 잃게 된 것도 많다. 좋은 코스를 만들거나 복원해야 하는 코스설계가들도 그린스피드는 고민거리다. ‘더 빠르게’라는 경쟁이 심화되면서 역동적 그린보단 평평하고 잘 구르기만 하는 그린이 강제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이를 바꿔보려는 움직임인지, 최근에는 그린스피드를 줄이고 설계철학과 개성을 살리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GCA가 이러한 사례를 만들어낸 코스설계가들의 얘기를 모았다.
 

코스설계가는 과도한 그린스피드를 막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커트 보먼은 “시공 전 클라이언트와 대화가 필요하다”며 “특히 리조트와 대중골프장에서는 경기속도가 중요하다. 빠른 그린은 느린 경기속도를 의미한다. 그러나 고급 회원제 골프장에선 빠른 그린이 지위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합리적인 그린스피드를 강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골프역사가협회 창립자 코너 루이스는 “모든 골프장에 이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좋은 그린은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그린이며, 그린스피드가 빠를수록 경사가 줄어들고 퍼팅 재미도 줄어든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루이스는 “9m가 넘는 퍼팅이 꽤 많아졌다. 나는 그린스피드가 빠르면 그린이 밋밋해진다고 믿는다. 맥킨지, 모리스, 콜트, 로드, 틸링허스트가 설계한 오리지널 그린을 보면 예술 작품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린을 가장 낮은 공통분모인 속도만으로 단순화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은 복원 프로젝트다. 코스설계가 짐 네이글은 “어떤 프로젝트에서 골프장은 3.65~4m의 그린스피드를 자주 낼 수 있길 원한다고 했다. 우리는 ‘그렇다면 도널스 로스 같은 그린은 없을 것’이라 대답했고, 골프장은 1~2년간 시간이 흘러서야 결국 ‘우리는 로스 그린을 원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네이글에 따르면 골프장 측은 3.65m 이상의 그린스피드를 원했지만, 그것이 핀 위치를 제한한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래서 규칙적인 경기를 위해 한발 물러난 것이다.

또 네이글은 골프장이 그린 2개를 경사도 2.2% 이하로 설계할 것을 예상했기 때문에 논쟁을 벌였다. 그는 그렇게 낮은 경사도가 그린에 대한 모든 도전과 흥미를 없애는 것이라 말했다. 이는 모든 골프장이 빠른 그린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코스관리자와 네이글은 도전적이지만 허용 가능한 핀 위치에 대한 경사도를 측정한 뒤 3.5%(일부는 3.5~4.0% 사이)가 가장 적절함을 알게 된 후 골프장이 경사도 조정을 수용하기 시작했다.

네이글은 “필요한 경우 개성, 도전, 정직성을 가진 그린을 만들어야 하지만, 일상적 경기에도 효과가 있으면서 3.5m 이상의 그린스피드에서도 작동하는 핀 위치를 가진 설계도 넣어야 한다. 더 빠른 그린을 원한다면, 골프장은 더 큰 그린, 더 적은 언듀레이션, 더 많은 관리비용 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 코스에선 약간 다르다. 미국 테네시에 있는 롭 콜린스와 테드 킹의 9홀 스위튼스코브는 혹독한 그린으로 유명하다.

소유주 콜린스는 그린을 합리적 속도로 유지하는 것이 코스를 즐기는 핵심이라 말한다. 그는 “우리 코스 평균 그린스피드는 약 3.2m지만 개인적으로 3.65m 이상에서 경기한 적도 있다”며 “4m는 너무 빠른 것 같다. 지난해 클럽챔피언십에선 아마 3.8m 정도였는데, 내가 본 골프 경기 중 가장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그 속도는 콜린스와 킹이 코스를 만들 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랐다. 코스에서 경기해본 사람들은 속도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단지 다른 곳과 얼마나 다른지에 대해서만 말한다.

콜린스는 “핀 위치가 너무 많기 때문에 한번 돌아보고 모든 것을 봤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핀 위치가 있는 모든 지역은 경사도가 1% 이하다”고 말했다.

때로는 코스설계가가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 그린은 매우 빠르며,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일 수도 있다.

코스설계가 크레이그 할텀은 1896년 조성된 라크라벨코스와 시카고 부유층을 위한 프라이빗 여름 휴양지를 리빌딩했다. 그에 따르면 새 주인은 시설을 구입하기 전까지 많은 배수 문제가 있었고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그는 이전에 골프장을 해본 적이 없었지만 오래된 코스 위에 아주 멋진 것을 만들기로 했다.

할텀은 “복원할 것은 별로 없었지만 매우 어려운 공사였고 5년만에 매우 성공적으로 끝냈다”며 “모든 골퍼가 가장 먼저 하는 말은 그린이 얼마나 거친지였다. 우리는 그것이 그린을 기억에 남게 만드는 열쇠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거친 그린은 속도도 매우 빨랐다. 할텀은 어떻게 이를 가능하게 했을까?

그는 큰 경사면을 가진 그린을 만들면서도, 상대적으로 차분한 핀 위치 구역을 만드는 것이라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그린에 여러 고원이 있는 방식으로 조성돼야 한다. 예술은 그것이 단순하게 분할된 그린처럼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현대적인 그린스피드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고원을 어떻게 연결할까?

평균적으로 그린은 크다. 작은 그린이 몇 개 있고 평평할 것이다. 거친 그린은 보통 그것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러한 조합을 재미있는 코스라 생각한다.

작을지 거칠지는 핀 위치와 페어웨이 어느 쪽에서 플레이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그리고 그것은 공간이 충분할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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