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두 칼럼] 진정한 골프를 위한 기본 조건 '걸어야 골프다'
[하종두 칼럼] 진정한 골프를 위한 기본 조건 '걸어야 골프다'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24.01.08 1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골프카의 등장은 골프산업의 전반적인 발전에는 도움이 되었는지 몰라도, 진정한 골프의미와 코스의 미적 관점에서 볼 때는 다소 거리가 멀다.

클래식 골프코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걸어야 골프다’라는 말을 신봉할 정도로 진정한 골프는 걷는 라운드를 해야만 코스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골프카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물이 카트도로이고, 카트도로에 따른 의도치 않은 플레이 결과가 나오는 것을 그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골프카가 처음 세상에 나온 목적은 장애인이나 고령층 골퍼들이 보다 편리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코스 구석구석을 다닐 수 있도록 1~2인용이며, 카트 의자가 회전하거나 각도를 달리해 하체가 불편한 사람이 카트에 앉아서도 스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카트도 있다.

장애인 카트가 보다 활발하게 개발된 시기는 베트남 전쟁 후 부상을 당한 군인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면서부터다. 미국에는 군인들을 위한 골프코스만 700여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골프장은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5인승 카트 운영이라는 아주 특이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보통 2인승을 운용하는 미국과는 달리 캐디 동반이 기본인 한국 골프장에서는 4인승 카트를 개조한 5인승 카트를 운영한다. 개조한 5인승이다 보니 3인이 탑승해야 하는 뒷좌석은 좁게 느껴진다.

최근 들어서는 좌석을 넓게 각각 배치하는 3열 6인승 VIP 카트(리무진)가 운영되는 곳이 많다. 골프장은 고급 골프카를 타려고 오는 곳이 아니라 골프 플레이를 즐기려고 찾는 곳인데 본말이 전도된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지점이기도 하다.

골프카의 등장은 카트도로 설치를 유도했다. 카트도로는 불가 수 십년 전만해도 코스에서 볼 수 없었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2.2미터에서 넓게는 2.5미터 폭으로 설치되지만, 한국에서는 5인승 골프카 운영으로 인해 최소 2.7미터, 넓게는 3미터 이상을 적용하기도 한다. 심지어 코스관리의 편의성을 위해 특정 구간 4~6미터를 설치하는 구간도 있다. 그래서 한국 골프장에서 카트도로는 유독 눈에 잘 뜨일 수 밖에 없다.

1번홀에서 첫 티샷을 할 때 카트도로를 기준으로 어느 곳을 공략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골프코스는 설계와 공사 시 어떻게 하면 페어웨이 골퍼들의 볼과 골프카트 간 간격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래서 카트도로와 코스 사이에 조경수를 식재하는 것을 꺼리는 오너들도 많다.

서로 간의 넓은 간격은 플레이 시간을 길게 하고, 길어진 플레이 시간만큼 내장객을 더 많이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운영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운영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수익과 골프코스 품질이 갈등하는 순간이다.

카트가 운영된다고 해서 모든 코스에 카트도로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클래식 코스를 선호하는 오너는 카트도로 설치를 지양한다.

2차 세계대전 이전에 개발된 코스들 중에도 카트도로가 없는 코스들이 많다. 골프카트가 없었던 시기에 만들어진 코스라 원형 그대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모든 골퍼들은 걸어서 플레이를 해야 하며, 골프체를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끄는 버기(buggy)를 사용한다. 이들 버기는 의자가 달려 있거나 건전지를 이용해 이동을 보다 용이하게 하기도 한다. 카트도로가 없다고 해서 골프카트를 운영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과 노령층을 위한 카트는 허용된다.

골프를 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골프카를 타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자. 골프카는 5인승이어야 하고, 모든 골프코스에 카트도로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바뀌면 어떨까.

골프카는 운영수익에 도움이 되고, 경기 진행에 도움이 되지만, 골프코스의 본연의 모습을 즐길 수 있는 절대적인 방법은 아니다.

걸어서 라운드를 하거나, 2인승 골프카를 타고 코스에 진입하는 새로운 경험도 즐기자.

연간 8만명이 넘는 내장객을 소화하기 위한 5인승 카트라는 획일화된 운영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형태의 경기 운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보다 진정한 골프를 즐길 수 있을까 하는 클럽운영자의 고민이 필요한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하종두 JDGA 대표
하종두 JDGA 대표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로 184 (엘지분당에클라트) 1차 1208호
  • 대표전화 : 031-706-7070
  • 팩스 : 031-706-707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현
  • 법인명 : (주)한국골프산업신문
  • 제호 : 골프산업신문
  • 등록번호 : 경기 다 50371
  • 등록일 : 2013-05-15
  • 발행일 : 2013-09-09
  • 발행인·편집인 : 이계윤
  • 골프산업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골프산업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lfin707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