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코스관리자(그린키퍼·슈퍼인텐던트)가 근무하는 곳은 18홀 기준 평균 27만평의 녹지 공간이다. 그들은 거의 사계절 해뜨기전 골프코스로 출근하고 아침을 맞는다.

만약 골프대회를 준비한다고 하면 그들의 출근 시계는 더 빨라진다. 코스관리팀장을 비롯해 팀원들은 공정한 경기 조건을 만들고 갤러리들에게 멋진 코스를 제공한다.

2015년 4월 미국. 한 골프 채널에서 캠페인 광고가 방송됐다. 광고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사람은 프로출신 코스설계가 잭 니클라우스. 그는 “나처럼 골프를 좋아한다면 골프장 슈퍼인텐던트에게 감사하라”고 말한다. 이어 아니카 소렌스탐, 로리 매킬로이, 미쉘 위까지 전현직 세계 최고의 골프 선수들이 “슈퍼인텐던트에게 감사 인사(Thanks for superintendent)”를 전했다.

2019년 5월 호주. 그 해 5월13일부터 20일까지 ‘슈퍼인텐던트 감사 기간’을 가졌다. 2018년에 이어서 호주에서 열린 골프 대회에서 슈퍼인텐던트와 코스관리팀이 기여한 공헌과 지속적인 노력에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호주골프코스슈퍼인텐던트협회(AGCSA)에서 진행한 행사다.

호주에 있는 모든 골프장 회원과 골퍼이 행사에 함께했다. 그 즈음 호주는 산불과 홍수, 연평균 기온을 훨씬 웃도는 폭염의 장기간 지속, 긴 가뭄 등 극한의 다양한 기상 조건을 겪기도 했다.

2022년 9월. 미국골프코스슈퍼인텐던트협회(GCSAA)는 영국 및 국제 골프장그린키퍼협회(BIGGA), 호주스포츠잔디관리자협회(ASTMA), 캐나다골프슈퍼인텐던트협회(CGSA) 및 유럽골프장그린키퍼협회(FEGGA)와 함께 9월13일을 ‘골프장 슈퍼인텐던트의 날’로 정해서 기념행사를 가졌다. 기념행사는 골프 채널과 언론 매체를 통해 방영됐다.

골프 및 코스관리 업계에서는 슈퍼인텐던트에게 감사한다는 의미의 “#Thank A Super” 또는 “#Thank A Greenkeeper” 해시태그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 900만 명이 넘는 팔로어들과 공유했다고 전한다.

우리나라 골프장에는 약 7000명 내외의 그린키퍼들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방자치단체 운동장, 대규모 공원 묘지, 스포츠 경기장, 파크골프장 등에서 근무하는 분들과 잔디 관련 산업체에 재직하고 있는 분들을 합친다면 1만 명을 훨씬 웃돈다.

지금은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 위치한 골프장에서도 그들을 필요로 한다. 골프장 잔디 관리는 어느 작물을 키우는 것보다 과학이 동반되는 고도의 과정이다.

기후변화로 전국의 잔디가 몸살을 앓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골프장은 다른 나라 골프장보다 훨씬 많은 내장객이 찾고 있다. 잔디를 극한의 스트레스 속으로 몰고 가는 골프대회도 해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갤러리는 많아지고 상금액수는 점점 커지고 있다.

잔디의 스트레스가 커질수록 그린키퍼들의 어깨는 무거워진다. 이제 그들의 부담을 골프업계가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주면 좋겠다.

우리나라 그린키퍼들도 그들의 노고를 인정받고 골프업계로부터 격려를 더 받을 때이다. 우리도 ‘2024 그린키퍼의 날’이나 ‘Thanks for superintendent”와 같은 캠페인을 추진하면 어떨까?

우리나라의 골프 경기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있다. 골프 스타들도 많아졌다. 그 필드 위 유명한 스타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주변을 보면 좋겠다.

그들의 멋진 플레이는 자신들의 재능과 노력으로만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타는 많은 사람들의 헌신 위에서 탄생하고 빛을 발한다. 그들 중에 그린키퍼가 있다. 2023년 연말, 필자가 먼저 외쳐본다. 감사해요. 그린키퍼 ! Thanks for superintend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