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주요 골프클럽의 초청을 받아 라운드할 기회를 가졌다.

세계 3위 코스 로열카운티다운(Royal County Down GC)부터, 로리 맥킬로이가 디오픈 개최 코스로 추천한 포트마녹(Portmarnock GC)과 밸리러핀(Ballyliffin GC), 캐슬락GC등 8개의 다양한 코스를 경험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곳은 세계 14위 코스인 로열 포트러쉬(Royal Portrush GC)다.

이 곳은 2019년 디오픈 개최 코스로 1라운드 갤러리수가 23만명을 넘어서며 2000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이래 최다 갤러리 기록과 흥행을 이끈 곳이다. 전세계 골퍼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서인지 이제 예약도 어렵다.

로열 포트러쉬 프로샵에서 체크인하면, 클럽 명성에 걸맞은 다양한 로고 상품들이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로열 포트러쉬를 방문해 플레이를 했다는 정신적 만족감에 더해 주변인들에게 자랑하기에 최고의 상품은 로고 상품일 것이다. 그린피 보다 프로샵 로고 상품 쇼핑에 더 많은 지출을 했다.

실제로 미국 주요 코스 중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트럼프내셔널GC 프로샵을 뺨칠 정도로 다양한 로열포트러쉬 로고 상품은 그린피 매출의 40% 가까이 차지한다고 한다.

로열포트러쉬 던루스(Dunluce)코스 첫 라운드라면, 클럽 캐디 동반 라운드를 추천한다. 링스 코스답게 플레이 중 길을 잃기 십상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전문 캐디 도움이 있어야 코스 공략과 라운드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는 어떤 볼이라도 다음 샷에 크고 작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지형과 코스 세팅이다.

필자는 로열포트러쉬 회원 중 한 분을 캐디로 요청해서 매 코스별 설명과 공략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라운드 내내 코스의 아름다움과 극적인 코스세팅에 감탄하고 압도당해서인지 어느 새 라운드가 끝나 버렸다.

미국 오리건주 소재 세계 100대 코스인 밴돈듄즈(Bandon Dunes)나 퍼시픽듄즈(Pacific Dunes GC)와는 또 다른 압도적 경험이었다.

라운드 후 클럽하우스 2층 레스토랑에 입장했는데 평일 비 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회원과 일반 고객으로 꽉 들어차 있었다.

아일랜드 대표 상품인 기네스 흑맥주를 마시면서 클럽매니저와 회원에게 클럽 역사와 회원 구성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국가별 골프문화가 차이가 있으며, 클럽마다 운영형태와 목적이 다르지만, 매출확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차별화 또는 브랜드인지도가 필요하다.

로열 포트러쉬 차별전략은 첫번째, 세계 100대 코스 랭킹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글로벌 골프장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자그마한 북아일랜드 어느 시골 깡촌 골프장이 아닌 ‘로열 포트러쉬 골프클럽’을 방문하고 라운드하기 위해, 전세계 골퍼들이 매년 성지 순례하듯이 찾게 만들었다.

두번째, 세계 4대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 토너먼트 개최로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했다. 2021년 디오픈 마지막 라운드는 전 세계 710만명이 시청했다. 이들 모두가 ‘인생 골프장’으로 생각한다면 얼마나 가슴이 떨릴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최소한 수십년간 내장객 문제는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로열 포트러쉬’ 브랜드를 활용한 부대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유럽 다수 골프클럽의 수익모델이 한정된 그린피와 식음료 수익임을 감안할 때, 로열 포트러쉬는 세련된 브랜드 마케팅으로 인해, 더욱 높은 그린피 매출과 식음료 단체 매출 그리고 기대 이상의 프로샵 매출을 만들고 있다.

이외에도 골프장을 방문하지 못하는 전세계 골퍼를 대상으로 온라인 샵을 통해 로열 포트러쉬 로고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는 안 하는 것일까? 못 하는 것일까?

 

짐 황 : 한·미·일·중국 등에서 골프장 운영·컨설팅과 코스관리부터 운영·마케팅·M&A 경험. 미국 트룬노스와 란초미라지CC 대표. 일본 피닉스CC 총책임자. 스카이72·안양·이스트밸리·핀크스CC 등 다수 골프장 컨설팅. 현재는 세계 최초 골프GDS 개발사인 에이지엘(AGL) 대표이사로서 전세계 1000여개 골프장을 직접 예약하는 플랫폼을 제휴 파트너사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