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의 골프 인문학 24] 윤이나 선수의 복귀와 골프 룰 준수의 가치
[정경조의 골프 인문학 24] 윤이나 선수의 복귀와 골프 룰 준수의 가치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24.02.0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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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심판이 없는 경기지만 어느 종목보다도 정교한 규칙이 적용되는 공정한 스포츠이고, 높은 수준의 예의와 도덕성이 요구된다. 골프선수가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3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공정한 경쟁 환경 유지다. 골프에서 룰을 지키는 것은 모든 선수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스포츠맨십의 핵심 가치다. 모든 참가자가 동일한 규칙을 따르고 준수해야 그 결과가 정의롭고 명예롭게 인정받을 수 있다.

둘째, 자기 관리와 집중력 강화다. 규칙을 준수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높은 수준의 자기 관리와 집중력을 요구한다.

모든 순간 규칙을 지키기 위해 선수는 자기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며, 벌타에 승복하는 것은 선수 성장과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셋째, 존경과 예의의 표현이다. 규칙 준수는 골프 그 자체와 함께 플레이하는 동반자에 대한 존경을 나타내는 것이다. 경기에 이기고 에티켓에 진다면 그 경기는 결국 패한 것이다.

최근 복귀 논란의 당사자가 된 윤이나 선수는 2022년 6월 제36회 한국여자오픈선수권대회 1R 경기 도중 잘못된 볼 플레이를 한 뒤 뒤늦게 신고해 대한골프협회(KGA)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로부터 3년 출전 정지라는 징계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KGA는 2023년 9월, KLPGA는 2024년 1월에 징계처분을 1년6개월로 감경함에 따라 윤이나는 오는 3월20일 이후부터는 모든 대회 출전이 가능해졌다.

결과적으로 3년 자격정지가 감면 조치 되면서 남자 프로 김비오의 손가락 욕 사례와 비교되고 있지만, 이 두 사건은 다소 차이가 있다.

윤이나는 경쟁 관계에 있던 동료 선수들의 순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명백한 규칙 위반을 했지만, 김비오는 갤러리가 자신의 샷에 방해를 준 것에 대한 화풀이였다.

물론 두 경우 모두 협회 상벌위원회에 회부되어 자격정지라는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골프 규칙의 페널티 단계(규칙1.3c)에는 1벌타, 2벌타, 실격만 있지 자격정지라는 조항은 없고, 그 경기를 관장하는 경기위원에게도 그런 권한은 없다. 자격정지는 선수가 소속되어 있는 협회 상벌위원회에서만 논의해 결정할 수 있고, 그 사유는 대부분 협회의 명예실추다.

KGA는 윤이나가 징계 결정에 순응한 점, 징계 후 50여 시간의 사회 봉사활동과 미국 마이너리그 골프 투어 13개 대회에서 받은 상금 전액을 기부하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는 점, 구제를 호소하는 5000여 건 이상의 탄원서와 3년의 협회 징계가 KLPGA 투어 3년 출전 정지로 이어져 중징계에 가깝다는 여론적 평가 등을 고려해 출전 금지 기간을 반으로 경감하는 대신, 사회 봉사활동 50시간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징계 기간의 감면 결정에 다소 아쉬운 부분이 몇 가지 있다.

첫째, 협회의 경영상 이점이 고려된 측면이다. 여자골퍼로서 장타자이고 흥행 요소가 많은 선수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스포츠의 규칙준수가 경제적 이득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다.

둘째, 아직 어린 나이의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라는 개인적인 조건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30대 후반 나이였거나, 우승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는 실력의 소유자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서둘러 감경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거라는 합리적 추측이 가능하다.

셋째, 최초 3년 자격정지 결정과 1년6개월 감경 결정 시기다. 해당 위원회에는 다른 법률처럼 자격정지에 해당하는 사항이나 자격정지 기간의 범위가 명문화되어있을 것이다.

이렇게 빨리 기간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면 처음부터 자격정지 기간을 더 짧게 하는 게 복귀하는 선수도 더 떳떳하지 않았을까? 우리나라 형법에도 가석방(provisional release)제도가 있어 형기 만료 전에 수형자를 조건부로 석방한다.

교정성적이 양호해 뉘우침의 빛이 뚜렷한 경우, 무기에 있어서는 20년, 유기에 있어서는 형기의 3분의 1을 경과한 후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신청에 의해 법무부 장관이 행정처분으로 가석방을 할 수 있다.

어찌 되었건 윤이나가 골프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고 멋진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소설 ‘연금술사’로 유명한 브라질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한 번 이상 반복된 실수는 선택이다”라는 말을 깊이 새겨야 한다.

 

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KGA 홍보운영위원
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KGA 홍보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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