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인력 전환·작업시간 유연성·경사지역 안전성 등 서서히 존재감
예지인력 전환·작업시간 유연성·경사지역 안전성 등 서서히 존재감
  • 이주현
  • 승인 2024.03.18 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린키퍼 로봇모어 사용후기
 

로봇은 그동안 공상과학소설의 단골 소재로 모든 이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요즘에는 로봇이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고 있다.

코스관리도 예외는 아니다. 아직 많진 않으나 일부 잔디·코스관리 현장에서 자율 로봇모어를 투입하면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에서 로봇모어는 기존 예지인력의 전환, 작업시간 유연성 등 장점을 갖고 있다 평가하고 있다.

업계인이라면 이러한 자율 로봇모어가 대세가 될지, 한때 호기심에 따른 유행일지, 아직 판단은 이를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GCI가 전한 코스관리자의 로봇모어 사용기를 살펴보면 그 가능성을 점칠 수 있을 것이다.

왜 자율 모어가 필요했나?

댄 미어스먼은 미국 필라델피아 외곽에 위치한 필라델피아크리켓클럽의 최고기획책임자이자 운동장·시설 담당이사다. 그는 3개 코스 총 45홀 골프장과 운동장을 포함해 약 170만㎡(약 51만4000평)의 잔디밭을 관리하고 있다.

2019년 로봇모어 프로토타입을 처음 본 미어스먼은 적은 소음에 바로 흥미를 느꼈다. 그는 “가장 먼저 끌렸던 점은 코스 작업 시 소음 저감 가능성이었다”고 말했다.

15년째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코스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환경, 인공적인 소음이 없는 자연에 최대한 근접하려 노력한다. 조경은 약간 인공적이다. 코스설계가는 코스로서 기능하도록 하기 위해 약간의 작업을 하지만, 소음 측면에선 보면 이를 줄이려 노력한다. 로봇모어를 처음 봤을 때 먼저 그 점이 와 닿았다”고 말했다.

뉴저지 몽클레어GC 코스운영이사 마이클 캠벨은 최근 몇 년 사이 자율 기술에 호기심을 가졌는데, 한 무역박람회에서 이 주제에 관한 발표를 들은 후 관심이 커졌다.

그는 “자율 기술에 관한 많은 책을 읽었다. 유럽은 미국보다 조금 더 일찍 이 분야에 뛰어든 것 같았다. 최근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관련 자료는 유럽에서 나온 것이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자율 모어에 관한 관심이 더 높아진 캠벨은 “우리는 큰 클럽이다. 약 30만㎡의 페어웨이와 5만3000㎡의 그린, 40만㎡의 러프가 있다. 잔디를 깎으려면 많은 인력이 필요하고, 낮게 깎는 잔디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 발생 후부터 본격적으로 로봇모어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인력난이 정말 심각해 사람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앱토스의 씨스케이프GC의 슈퍼인텐던트 헤더 샤팔스는 특이한 상황에 직면했다. 코스에 수풀이 우거진 경사지역이 일부 포함돼 있었던 것. 이론적으론 이 지역은 경기 외 구역이었으나, 실제로는 볼이 많이 굴러다녔다.

수풀 정리 작업은 코스관리팀원 여러 명이 수작업 예초기나 적절하지 않은 모어를 동원해야 했기에 물리적으로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는 “경사지역이 자율 모어 사용에 정말 적합하다 생각했다. RC모어사에서 나와 슬로프모어를 시연했다. 흥미로웠던 것은 시연을 위해 가져온 러프컷 블레이드를 그대로 두고 꽤 두꺼운 덤불과 블랙베리를 깎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샤팔스가 구입한 모어는 R-52 모델로 완전 자율이 아닌 리모컨 원격 제어 모어다. 그러나 비디오 게임 컨트롤러 같이 조작이 쉽고 직관적이며, 카메라 화면으로 멀리서도 작업 상황을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그는 전했다.

실험과 실전의 결과는?

지난해 시즌이 시작될 무렵, 캠벨은 러프와 페어웨이를 포함한 숏게임 구역에 자율 모어인 허스크바나 오토모어 550EPOS를 도입했다.

모어는 보통 오전 5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작동했으며 회원들에게 잔디 깎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하루 종일 깎을 수 있게 설정했다.

그는 회원들이 볼 수 없는 곳에 모어를 설치하고 깎을 수도 있었으나, 그들이 라운드할 때 볼 수 있도록 숏게임 구역에 설치해 깎는 방법을 택했다. 회원과 자율 모어가 어느 정도 친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캠벨은 이 초기 단계를 통해 자율 모어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이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 있길 바라고 있다. 그는 “이제 막 한계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단계로, 지금은 숏게임 지역에서 모든 것이 잘 작동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자율 모어 프로토타입을 본 지 2년 후, 미어스먼은 오토모어 550을 도입했다. 그는 “정원용 의자와 테이블 등이 많은 수영장 단지에서 사용하기로 했다”며 “이 곳에 사슴 2마리가 있는데도 자율 모어에 전혀 신경 쓰지 않을 만큼 소음이 적었다. 그렇다면 골퍼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 기술을 통해 미어스먼은 낮이든 밤이든 언제든지 운동장을 깎을 수 있게 됐다. 또 그는 이것을 코스에 적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모어를 어디에 배치할지 결정할 때 전력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지역부터 접근했다. 그는 “클럽하우스 근처에서 시작해보기도 하고, 코스관리동 근처에서도 시도했다”며 “지난 1~2년간 클럽에서 주택을 구입해 그곳이 전력 공급처가 됐다. 그 덕분에 코스 일부에 닿을 수 있었다. 3개 클럽하우스와 중앙에 위치한 그라운드시설, 외곽 주택을 결합해 코스 면적의 많은 부분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스 외에도 시그니처 잔디 테니스 코트 라인을 그리는데 자율 모어를 활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코스·시설관리팀은 더 많은 작업 시간을 다른 업무에 할애할 수 있게 됐다.

미어스먼은 “회원들이 가장 신경 쓰는 코스 내 경기구역에 인력을 재배치했다. 디봇 수리에 더 시간을 낼 것이며, 이전보다 그린 예지 및 롤링 작업을 다시 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결국 덜어낸 노동력으로 더 좋은 코스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골프코스에서 전망은?

골프코스에서 자율 및 원격 제어 기술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수많은 가능성이 존재한다. 몽클레어GC에서 실험을 계속할 것이라는 캠벨은 “우선 숏게임 구역에서 잘 운영되면, 9대 중 하나를 러프에 투입할 계획이다. 그리고 점차 더 짧게 자르는 지역으로 옮기고 싶다”고 밝혔다.

씨스케이프GC의 샤팔스도 낙관적이다. 그는 “지금 같은 시도를 이어가고 싶다. 1명의 작업자가 자율 모어, 홀컵 커터, 벙커레이크를 들고 나가 모어가 스스로 깎는 동안 작업자가 홀컵을 뚫고 벙커를 정리하는 상상을 해본다”고 말했다.

또 특정 작업이나 지형에 맞는 자율 모어를 구상하면서 “그린 주변을 위한 소형 유닛이 필요하며, 또 경사지와 러프 예지를 모두 할 수 있는 장비가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어스먼은 업계에서 자율 모어 사용이 확대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특히 경사지 예지에 더 안전하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이 가벼운 로봇모어 중 일부가 심한 경사지에 오를 수 있게 될 때 작업 안전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자율 기술이 새로운 업계 표준과 회원 기대치로 이어질 것이라 덧붙였다. 그는 “회원들이 예고가 어느 정도인지 기대하고, 항상 그 높이에 맞추게 되는 새 표준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로 184 (엘지분당에클라트) 1차 1208호
  • 대표전화 : 031-706-7070
  • 팩스 : 031-706-707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현
  • 법인명 : (주)한국골프산업신문
  • 제호 : 골프산업신문
  • 등록번호 : 경기 다 50371
  • 등록일 : 2013-05-15
  • 발행일 : 2013-09-09
  • 발행인·편집인 : 이계윤
  • 골프산업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골프산업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lfin707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