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영양 흡수를 위해 잔디와 토양 잇는 가교
수분·영양 흡수를 위해 잔디와 토양 잇는 가교
  • 이주현
  • 승인 2024.03.21 0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잔디 근권이 중요한 이유
지속가능한 농경학 관리관행은 뿌리가 근권 내에서 기능하고 연결 상태를 유지해 바람직한 경기 표면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최선의 방법이다.
지속가능한 농경학 관리관행은 뿌리가 근권 내에서 기능하고 연결 상태를 유지해 바람직한 경기 표면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최선의 방법이다.

 

잔디와 같은 식물을 관리할 때 뿌리층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이는 근권(rhizosphere)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근권의 생물물리학(biophysics)을 살펴보면 이를 이해할 수 있다. 생물물리학이란 생물학적, 화학적, 물리적 특성을 말한다.

근권은 토양의 생물학적, 화학적, 물리적 특성이 뿌리의 영향을 받는 식물 뿌리를 바로 둘러싸고 있는 토양 영역 또는 그 주변으로 정의할 수 있다. 식물에 있어 근권이 왜 중요하고 어떤 원리로 기능하는지 마이크 피단자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식물 및 토양 과학 교수가 GCM을 통해 정리했다.

수분 흡수·유지에 중요한 뿌리 ‘점질물’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안드레아 카르미나티 박사팀은 근권과 뿌리가 물을 흡수하는 방식에 관한 최신 연구를 검토했다. 이는 중성자 방사선 촬영, MRI, 광투과 영상, 엑스레이 컴퓨터 단층 촬영 등 뿌리-토양 경계에서 물의 특성과 토양 구조를 측정하도록 설계된 식물 연구의 영상 기술이 발전했기에 가능했다.

그 결과 토양과 뿌리 영역의 물 분포에 관한 고해상도 3차원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었다. 뿌리 주변 토양 기공 공간과 수분 함량에 대한 상세한 이미지를 통해, 뿌리에서 멀리 떨어진 토양과 비교해 근권의 이질성을 확인했다.

다시 말해 뿌리 주변의 수분 함량이 고르게 분포돼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MRI 촬영 결과 뿌리털이 있는 뿌리 주변의 수분이 고갈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강하고 기능적인 뿌리털은 스펀지처럼 물과 영양분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1904년 독일의 식물생리학자 로렌츠 힐트너는 식물 뿌리에서 방출되는 화학물질의 영향을 받는 독특한 미생물 집단이 서식하는 식물 뿌리 주변을 근권(rhizosphere)이라고 처음으로 설명했다.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화학물질을 뿌리삼출물(root exudates) 또는 점질물(mucilage)이라 부른다. 이러한 물질은 뿌리 끝에서 분비되며 토양이 건조되고 다시 젖음에 따라 수축하거나 부풀어 오른다.

점질물은 토양 미생물에 의해 부분적으로 분해되며, 이러한 미생물 중 일부는 점질물과 유사한 세포 외 고분자 물질을 생성하기도 한다.

점질물은 기본적으로 물을 흡수할 수 있는 젤 형태이지만, 죽은 후에는 소수성(또는 발수성)으로 변한다.

이러한 점질물은 가뭄 스트레스 기간, 즉 토양 수분 함량이 낮은 시기에 근권에서 토양 수분을 안정화시키고 뿌리와 토양 사이의 ‘수압 연결’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뿌리주변 수분 분포에 대한 고해상도 단층촬영 결과, 건조한 시기 동안 뿌리 주변 토양은 인접한 근권 외부 토양보다 더 습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점질물은 뿌리털이 물과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토양 뿌리층이 극심하게 건조해지면 점질물은 점성과 소수성을 띠게 돼 비나 관수에 의해 물이 공급될 때 뿌리층의 재습윤이 지연될 수 있다. 모래 기반 퍼팅 그린에서 극심한 건조현상을 겪어봤다면, 익숙하게 들릴 설명이다.

뿌리와 토양 연결하는 ‘뿌리덮개’

최근의 근권 연구에 따르면 뿌리가 분비하는 점질물에 대한 더 많은 통찰이 있었다. 낮 동안 식물의 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뿌리는 줄어들고 토양과의 연결성이 일부 손실된다.

그러나 뿌리덮개(rhizosheaths)는 뿌리와 토양 사이 접촉 손실을 제한한다. 뿌리덮개는 식물 뿌리에 달라붙은 토양 입자의 코팅으로 정의된다. 식물을 뽑았을 때 뿌리가 흰색이 아닌 갈색으로 보이게 하는 것도 이 토양 입자 코팅 때문이다.

뿌리덮개가 있다는 것은 근권에서 생물학적·미생물학적 활동이 활발하다는 신호로, 토양 입자는 미생물이 분비하는 생물학적 접착제에 의해 뿌리에 결합된다. 이는 응집작용으로 좋은 토양 구조가 형성됐음을 나타낸다.

뿌리덮개 발달은 식물이 수분 스트레스, 질소 및 인 결핍, 토양 산성도 대처에 도움을 준다. 일부 배추속 식물, 파속 식물, 아스파라거스 등의 식물은 뿌리덮개를 형성하지 않기도 한다.

뿌리덮개는 샘플을 떠내고 뿌리를 부드럽게 흔들어 느슨한 토양이 떨어지도록 한 뒤, 뿌리 주위에 가벼운 토양이 붙어 있는지 관찰한다. 뿌리 덮개가 없거나(뿌리가 흰색), 일부 뿌리가 부분 또는 전체적으로 코팅됐거나, 대부분 또는 모든 뿌리가 코팅됐거나 등으로 그 정도를 평가한다.

뿌리털과 점질물이 결합해 형성되는 뿌리덮개는 본질적으로 접착된 토양 입자를 뿌리와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점질물은 근권 내 수분 관계에 미치는 영향 외에도 뿌리 주변의 토양을 안정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뿌리는 토양 뿌리층의 특성을 수정하게 된다.

건전한 관리관행이 좋은 근권 만들어

이 모든 ‘근권 물질’은 잔디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예지, 시비(식물 및 토양 대상), 관수(물 관리), 일관되고 균일한 토양 수분 유지 등과 같은 기본적이고 지속가능한 농경학 관리관행은 뿌리가 근권 내에서 기능하고 연결 상태를 유지해 바람직한 경기 표면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최선의 방법이다.

근권에 관한 이해는 아직 완전하지 않으나 근권 내에서 토양, 물, 영양소 사이의 관계 및 식물-미생물-토양의 상호작용을 밝히기 위한 연구가 크게 진전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나올 연구 결과는 근권을 어떻게 이해하고 관리해 더 나은 잔디를 만들 수 있는지에 관한 진보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다.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로 184 (엘지분당에클라트) 1차 1208호
  • 대표전화 : 031-706-7070
  • 팩스 : 031-706-707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현
  • 법인명 : (주)한국골프산업신문
  • 제호 : 골프산업신문
  • 등록번호 : 경기 다 50371
  • 등록일 : 2013-05-15
  • 발행일 : 2013-09-09
  • 발행인·편집인 : 이계윤
  • 골프산업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골프산업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lfin707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