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제·유제·입제·수화제·미탁제 등
난해한 농약 명칭 잘모르겠죠?
성분·계통·용도·제형별 구분…살충제 초록·살균제 분홍·제초제 노랑색 표기
'아족시스트로빈 성분 스트로빌루린계 살균제 헤리티지 입상수화제'
골프장 종사자 중 이같은 잔디용 농약의 명칭을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린키퍼외에는 거의 없을 것이다. 농약에 따로 관심을 갖지 않고선 살균제와 살충제 정도만 이해될 뿐 그외에 단어들은 생소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골프장 CEO나 임원 등 운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내 골프장에 어떤 종류의 농약이 사용되고 있는지 최소한의 분류 개념은 잡아 놓는 게 좋지 않을까.
살균제=분홍색 살충제=초록색 제초제=노랑색
현재 국내에는 잔디용을 포함해 2500여종이 넘는 농약이 등록돼 사용되고 있다. 방대한 농약 종류를 구분하기 위해 ▲성분 ▲계통 ▲사용목적 ▲제형 등에 따라 분류 기준을 정해 구분하고 있다.
먼저 일반명(품목명)으로 주 유효성분이 명칭에 들어간다. 예를 들어 라이족토니아마름병에 유효한 성분인 아족시스트로빈, 티플루자마이드, 테부코나졸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합제의 경우에는 복수의 성분이 표기되기도 한다.
국가를 초월해 공통적으로 쓰이는 이름이므로 해외에서도 이 명칭만 알아두면 농약의 종류를 파악할 수 있다. 국내에서 농약을 등록할 때 붙이는 명칭이기도 하며, 1980년까지는 품목명을 별도로 정해 사용했으나 현재는 일반명이 곧 품목명이다.
화학명은 유효성분의 화학적 구조에 따라 붙여지는 명칭으로 과학자 수준이 돼야 이해할 수 있는 전문 용어가 붙는다. 외래어여서 일반명과 비슷해 헷갈릴 수 있으나 보통 'OOO계'라고 표기돼 구분할 수 있다. 농약 분류 명칭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이지만 농약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고 병해충의 약제 저항성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사용목적에 따라 농약은 살균제·살충제·제초제·생장조정제 등으로 나뉘며 각각 병균·해충·잡초를 없애고 식물의 생육 조절을 위해 사용된다. 특히 용도를 눈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포장지와 병뚜껑의 색을 달리하고 있는데 ▲살균제-분홍색 ▲살충제-초록색 ▲제초제-노랑색 ▲생장조정제-파랑색 등이다.
제형(제조형태)에 따른 구분도 중요하다. 보통 `OOO제'로 표현되는 부분으로 해당 농약 제조사에서 붙인 제품명 다음에 항상 따라오는 명칭이다. 이를 알면 농약이 어떤 형태로 돼 있는지, 또 어떻게 사용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각 제형에 따라 20여개가 넘는 종류로 구분할 수 있으나 잔디용 농약에서는 수화제·액상수화제· 입상수화제·유제·유탁제·미탁제, 액제·입제 등이 자주 쓰인다.
■수화제; 물에 녹지 않는 농약원제를 규조토나 카오린 등과 같은 광물질의 증량제 및 계면활성제와 혼합해 미세한 가루로 만든 것으로, 물과 혼합해 살포액을 만든다. 일반적으로 식물의 잎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고 수송, 보관, 조제가 쉽고 가격도 저렴한 장점이 있다.
■액상수화제; 물과 용제에 잘 녹지 않는 원제를 걸쭉한 액상의 형태로 만든 것이다. 물에 타서 살포액을 만들고 가루가 날리지 않아 사용이 편하고 독성, 환경 면에서 장점이 있다.
■입상수화제; 가루상태의 농약원제와 보조제를 공기압축기로 미세하게 분쇄해 접착제를 이용, 입자끼리 서로 붙여 만든 제형이다. 수화제를 더 사용하기 편리하게 개선한 것으로 고도의 제조기술과 생산설비가 필요하다.
■유제; 농약원제를 유기용매에 녹인 후 유화제를 혼합해 액체상태로 만든 것으로 물에 타면 우유빛처럼 뿌옇게 된다.
■유탁제; 농약원제를 물에 녹지 않는 적은 양의 용매에 녹인 후 유화제를 사용해 물에 녹지는 않으면서 작은 낱알 상태로 분산되도록 만든 것이다.
■미탁제; 유탁제의 기능을 개선한 것으로 보다 적은 양의 유기용매를 사용한다. 살포액을 만들면 외관상 투명하고 유제나 유탁제보다 효과가 우수하다.
■액제; 물에 잘 녹고 가수분해(물에 의해 원제가 분해되는 현상)의 우려가 없는 농약 원제를 물 또는 메탄올에 녹인 후 동결방지제를 첨가해 제조한다.
■입제; 침투이행성이 있는 농약을 쌀알 형태의 증량제에 흡착 또는 피복시키거나 증량제와 혼합한 후 그대로 사용하게 한 것이다. 다른 제형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나 줄기나 잎에 양이 부착되는 양이 적어 흡수이행성이 필요하며 사용량이 많고 가격이 높은 단점이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농약 제형 중 입제는 물에 녹이지 않고 직접 살포하고, 나머지는 모두 물에 타서 사용하는 형태다. 따라서 대부분의 잔디용 농약은 살포액으로 희석돼 분사되는 형식으로 사용된다.
[골프산업신문 민경준 기자]
저작권자 © 골프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